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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의미있는 빈티지들...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3. 26.



2년 전쯤부터 셀러 목록 관리를 포기했었는데, 그러다보니 뭐가 있는지 딱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더군요. 겸사겸사 간단히 셀러 정리를 했습니다.





정리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빈티지 set들이 나왔습니다. 초고가 와인을 컬렉팅할 형편은 아니기에 몇 병을 제외하면 대체로 코스트 퍼포먼스가 뛰어난 와인들이에요.




먼저 2013빈티지.

 


아들 탄생빈입니다. 와인 애호가라면 주지하다시피 세기의 보르도 망빈이죠-_-; 아빠 빈티지(1977)와 자웅을 겨루는 망빈ㅠㅠ 관련해서 포스팅을 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장기 숙성용으론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보르도를 모으게 된 건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 때문입니다. 




이우환 화백이 한국인 최초로 무똥의 레이블을 장식한 2013빈티지죠. 구매한 와인 중 가장 비싼 와인입니다. 와이프의 재가를 받아서 샀는데 의외로 흔쾌히 동의하더군요. 


그리고 다른 보르도의 경우 빈티지 평가가 박한 만큼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보니 평소 좋아하던 와인 중심으로 한병 두병 사게 되었습니다. 야잘잘 만큼 와잘잘이므로 잘 만드는 생산자의 것은 역시 맛있습니다. 다만 오래 묵히긴 힘들기 때문에 애가 입학하거나 생일이거나 등등 특별한 날에 냐금냐금 까먹게 될 것 같습니다. 가급적 무똥 만큼은 아이와 함께 마시고 싶네요. 그날 입가심은 프리츠 학 벨레너 존넨우어로 하면 될 듯ㅎㅎㅎ





별건 아니지만 위 두 세컨 와인을 조합하니 제법 아름다운 의미가 되는군요. 내 마음은 아기 사자에 있다? ㅎㅎㅎ





무럭무럭 잘 자라길♡




다음은 2010 빈티지.



이건 딸 탄생빈입니다. 워낙 보르도 베스트 빈티지인데(..라서?) 정작 보르도 레드 와인은 한 병도 없군요. 위 세 와인은 구매한 것은 아니고 이곳 저곳에서 선물받은 와인들입니다. 하지만 제법 의미있는 와인들이긴 해서 쉽게 오픈하지 못하고 있네요. 아마도 조만간 마시게 될 듯.





요 네 병도 굳이 아이를 염두에 두고 구매한 것은 아니라 아이 초중고 시절 중에 마시게 되겠죠. 첫 타자는 라피에르의 모르공이 될 듯. 카스텔로 디 아마 산 로렌조는 은근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AMA=Love) 숙성력도 충분할 와인이라 아이와 함게 마시는 걸 시도해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본격 딸넴을 염두에 두고 모은 와인들은 대부분 화이트, 그것도 스위트들입니다. 10년에서 20년 이상 숙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것들.




특히 리외섹 세 병은 5-10년의 간격을 두고 변화를 즐겨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첫 병은 아이 대입 때, 두 번째 병은 아이 사회 생활 시작할 때, 또한 병은 아이 결혼 때. 마음처럼 될 지는 두고 볼 일이죠.




마지막으로 2009빈.



셀러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빈티지입니다. 결혼 빈티지죠. 결혼 초기엔 와이프와 마실 걸 염두에 두고 구매했는데 지금은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 와이프의 주량은 한 모금에서 조금도 늘고 있지 않으므로...  





다만 'M. 샤푸티에의 에르미타주 드 로레(좌측 세 번째)' 만큼은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 함께 M.샤푸티에 본사에 방문해서 구입한 와인인데 당시 와인을 잘 못 마시던 와이프가 이것 만큼은 맛있다고 했었거든요. 당시 다른 와인들도 좋았지만 이 와인 만큼은 안 살 수가 없었죠.가격도 제 셀러 내에서 무똥 다음으로 비쌉니다. 와이너리 직영샵에서 198유로 주고 사왔으니. (현재가는 2013빈 무똥보다 비쌀 지도...) 아마도 결혼 10주년에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녀석은 '미셀 그로 본 로마네 1er 크뤼 끌로 데 헤아(가운데)'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생산자인 데다 모노폴 밭, 그리고 2009년 레이블이 150주년 기념 한정판이었다는 것도 큰 역할을 했죠. 이 역시 미셀 그로의 도멘에 찾아가 직접 구매했습니다. 덕분인지 얼마 후에 한국에서 열렸던 미셀 그로 방한 갈라 디너에도 초청을 받아 참석할 수 있었죠. 루 뒤몽의 박재화 대표님이 가장 좋아하신다며 선물로 주신 즈브레 샹베르땅 1er 크뤼 라보 생 자크 또한 와이프와 함께 마셔야 할 와인입니다. 루 뒤몽의 지하 셀러에 와이프와 함께 방문했을 때 와이프와 박재화 사장님이 같은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ㅋㅋㅋ 


...대략 위 사진의 와인들만이라도 와이프와 함께 마셔도 좋으련만.




그리고 1977년 빈티지.



제 생년 빈티지입니다. 보르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초망빈인 관계로 모으고 싶어도 모으기 힘들고 모은다 해도 즐기기 어렵죠. 딱 한 곳, 어둠 속에 비치는 한줄기 빛 같은 곳이 바로 포트입니다. 1977년 중 세기의 빈티지로 인정받는 유일한 곳이죠. 그런데 아직 한 병도 모으지 못했습니다. 일단 한국에서 모으기 녹록치 않은 빈티지인 데다 시간이 지나서인지 점점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 언제 포르투갈에 갈 일이 있다면 몇 병 구매해 올 생각입니다. 더 사라지기 전에 빨리 가야 할 텐데.


위 와인은 2014년 말 루시옹에 방문했을 때 바뉼스의 레뚜알에서 구매한 바뉼스입니다. 셀러에서 와인들을 시음하는데 올드 빈티지들도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괜찮겠지 싶어 충동구매했습니다. 재고가 없는 빈티지들도 있었는데 다행히 제 빈티지는 있더군요. 가격은 엥간한 1977년 빈티지 포트보다 1.5배 이상 더 비싼데, 희소성 비용이라고 생각하고 흔쾌히 지불했습니다. 나름 엑스 셀라 와인이기도 하고ㅋㅋ 기회가 된다면 마데이라 같은 다른 '77빈 주정 강화 와인도 구해 볼 생각입니다. 어쨌거나 현재 1977빈티지는 딱 한 병.



...와이프가 와인을 좋아했다면 보르도 1982 빈티지를 모을 생각을 했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폐가망신의 길로.... 안 좋아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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