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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Mas Doix, Les Crestes 2014 / 마스 도이쉬 레스 크레스테스 2014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3. 11.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oh, 인용!!!




주문을 읽기 몇 분 전 논거를 통해 이미 파면이 예상되던 시점부터 몸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여명이 밝아오는구나. 새로운 날이 맑을지, 흐릴지, 폭풍일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탄핵이 결정된 날 만큼은 축배를 들어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점심은 닭근혜 정부 전복 기념으로 전복삼계탕 드시고.





집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간단하게나마 축배를. 닭의 목을 치는 심정으로 코르크를 뽑았다ㅋㅋㅋ





그리고 오늘 족발과 함께 다시 한 잔. 여론조사 1위 대선 후보님도 탄핵 전날 족발을 드셨다죠? ㅋㅋㅋ





Mas Doix, Les Crestes 2014 Priorat / 마스 도이쉬 레스 크레스테스 2014 프리오랏

바닥이 거의 투영되지 않는 진한 보라빛 루비 컬러. 아직 어린 느낌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화사하고 명랑하며 편안하다. 상쾌한 남불 허브와 톡 쏘는 스파이스, 향긋한 바이올렛, 완숙한 검은 체리와 블루베리 풍미. 입에 넣으면 라즈베리와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가 실키한 질감을 타고 흐른다. 시간이 지나며 더해지는 가벼운 토스티 뉘앙스와 스모키 미네랄, 초컬릿과 담배 힌트. 미디엄풀 바디에 부드러운 타닌, 매력적인 산미. 레스 크레스테스는 마스 도이쉬의 엔트리급 와인이지만 그 맛과 품질은 진정 훌륭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구매하게 될 듯.


20년 수령의 그르나슈(Grenache)에서 수확한 포도 80%을 중심으로 올드 바인 까리냥(Carignan) 10%, 시라(Syrah) 10%을 블렌딩했다. 포도밭은 프리오랏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하는데 리코레야(Licorella)라는 톡특한 떼루아. 이는 점판암과 석영이 혼합된 토양으로 까리냥, 그르나슈, 시라 등이 잘 자란다. 손수확된 포도는 포도밭에서 1차 선별한 후 와이너리의 소팅 테이블에서 다시 송이 하나하나를 확인하며 이중 선별한다. 이후 한번 사용한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8개월 숙성 후 정제 및 여과 없이 병입한다.




(포볼레다: 출처 마스 도이쉬 홈페이지)


마스 도이쉬는 해발 300~400m의 포볼레다(Poboleda)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1850년 후안 엑스트렘스 도이쉬(Juan Extrems Doix)가 설립한 후 만국박람회 등에서 수상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필록세라로 프리오랏 지역의 포도밭은 한 순간에 황폐화되었고 대다수의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다. 당시 포볼레다 주민은 2,000여 명이었는데 2016년에도 마을의 인구는 200여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와인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도이쉬 가문은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병든 나무들을 다 뽑고 새 포도나무를 심었다. 그 때 심은 포도나무 수령이 현재 110년을 넘었고 농후한 와인들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1998년 도이쉬 가문은 야고스테라 (Llagostera) 가문과 함께 마스 도이쉬란 이름으로 와이너리를 재건했다. 현재 와인 양조 책임자는 발렌티 야고스테라(Valenti Llagostera)로 자존심 강한 와인 장인이라고. 마스 도이쉬는 스페인 최상급 와이너리 협회인 그란데스 데 파고스 데 에스파냐(Grandes de Pagos de España)에도 속해있다. (참고: 와인21)





레스 크레스테스는 족발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순대나 수육 등과도 궁합이 좋을 듯.


족발은 대전 유성구의 동네 족발집(윤가네 가족 족발)에서 주문했는데 상당히 맛있다. 달지 않고 비리거나 역한 냄새도 없으며 쫀득한 젤라틴과 쫄깃한 고기의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자주 먹게 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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