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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article 151. 천사의 핑크 빛 속삭임, 샤토 데스끌랑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3. 5.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에서 왜 반응이 미미한지 이해하기 어려운 와인이 두 종류 있다.

하나는 리슬링, 다른 하나는 로제.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본 결과에 따르면 로제는 어중간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컬러가 조금 이쁠 뿐, 아로마도 풍미도 애매하다는 것... '차라리 화이트를 마시지'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봤다.

하지만 훌륭한 로제들은 미묘한 향과 풍미로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고 다양한 음식과 두루 어울린다.

로맨틱한 분위기는 차라리 덤에 가깝달까.


특히 지금 소개하는 샤토 데스클랑 같은 와인은 그 품질 또한 남부럽지 않다.

로제의 고장에서 보르도 명장들에 의해 태어난지라 그 혈통 또한 대단하다.

한번 맛보시라... 로제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아울러 예전에 기고한 '김윤석의 밸류와인 리포트 (4)' <로제와인 편> 또한 참고.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천사의 핑크 빛 속삭임, 샤토 데스끌랑




 

로제 와인(rosé). 생각만 해도 로맨틱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투명한 보틀 안에서 반짝이는 은근한 핑크 컬러. 잔에 따르는 순간 피어나오는 고혹적인 향기. 상대와 눈을 맞추며 하는 한 번의 건배 만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식전주로는 물론, 메인 음식부터 디저트까지 음식을 심하게 가리지 않는다. 연인, 친구, 가족 등 누구와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편안함까지 겸비했다. 사랑을 부르는 와인,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와인이 바로 로제다.

 

하지만 로제를 어중간한 와인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화이트면 화이트, 레드면 레드지 로제는 안 마신다’는 사람도 다수 보았다. 파티/피크닉에서 분위기나 내는, 맛과 품질과는 관계 없는 와인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오래 전부터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따벨(Tavel), 루아르(Loire) 등지에서는 수준 높은 로제 와인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스페인과 이탈리아, 칠레, 호주 등지에서도 좋은 로제 와인을 생산한다. 심지어 우리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 커플도 로제 와인을 만들고 있지 않는가? 백견이 불여일음(百見不如一飮)이다. 좋은 로제 와인을 마셔보면 로제에 대한 편견이 쏙 들어가게 될 것이다.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c)이 바로 당신의 편견을 깨 줄 와인이다.

 

 

샤토 데스끌랑의 태생을 보자. 19세기 로제 와인으로 유명한 프로방스에서 설립되었다. 현 소유주는 사샤 리신(Sacha Lichine). 와인 애호가라면 낯익은 가문이다. 샤토 라스콤브(Chateau Lascombe), 샤토 페리에르(Chateau Ferrieres), 샤토 프리외르 리신(Chateau Prieure Lichine) 등 보르도 그랑 크뤼(Bordeaux Grand Cru)를 소유했던 알렉시스 리신(Alexis Lichine)의 아들이다. 와인 메이커는 빠트릭 레옹(Patrick Leon). 그 역시 보르도 출신으로 샤토 무통 로쉴드(Chateau Mouton Rothschild)를 비롯하여 알마비바(Almaviva), 오퍼스원(Opus One)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든 명장이다. 이 둘이 뭉쳐 이름난 로제 산지에서 만드는 와인이니 그 수준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깐깐한 평가로 유명한 영국의 와인평론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MW)은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s)을‘로제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린 혁신적인 와인으로 2006년부터 감탄해 왔다’고 평가할 정도니 말 다했다. 아래 동영상의 말미를 보라. 샤토 데스끌랑을 시음하며 샤샤 리신과 빠트릭 레옹을 인터뷰하던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위대한 와인도 핑크(=로제)일 수 있군요’라고 이야기한다. 로맨틱한데 품격까지 갖췄다니, 좋지 아니한가?

 

"위대한 와인도 핑크일 수 있군요"

 

맛 또한 훌륭하다.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s Rock Angel)에서 풍기는 은은한 흰 꽃과 바닐라 향기, 그리고 영롱한 미네랄 터치는 마치 잘 만든 화이트 와인의 아로마와 유사하다. 하지만 완숙한 붉은 베리의 은근한 풍미와 가볍게 톡 쏘는 허브/스파이스는 로제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풍성해지는 아로마와 다층적인 풍미는 예사롭지 않은 와인의 품격을 보여준다. ‘로제의 그랑 크뤼’라고 할 만 하다. 조금 더 편안한 와인도 있다. 위스퍼링 앤젤(Caves d’Esclans Whispering Angel)은 와인메이커 빠트릭 레옹이 천사의 속삭임을 듣고 만든 와인이다. 최고의 로제 와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그는 샤토 데스클랑 내에 위치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불어오는 산들 바람에 영감을 얻어 위스퍼링 앤젤을 만들었다. 생수 같이 맑은 미네랄에 체리와 라즈베리, 가벼운 스파이스 아로마를 드러내다가 스월링을 하면 화사하게 퍼지는 흰 꽃 향기는 진정 천사의 속삭임처럼 온화하다.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와인이랄까.

 

 

마침 샤토 데스끌랑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 5월 1일까지 매주 금, 토, 일 쉐라톤 워커힐 호텔 1층에서 열리는 ‘2016 Very Berry Strawberry’행사가 바로 그것. 30여 종의 딸기 디저트와 함께 샤토 데스끌랑을 맛볼 수 있다. 여유로운 주말, 딸기와 로제 와인. 봄 기운을 흠뻑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이벤트다. 컬러부터 풍미까지 딸기와 로제의 매칭은 환상 그 자체다. 엉뚱하게도 삐삐밴드의 <딸기>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새빨간 딸기는 너무 아름다워, 포도 아저씨는 꿈꾸는 사람! 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좋아, 좋아!” 맞다. 로제가 좋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 '2016 Very Berry Strawberry'] 

 

 

금양 인터내셔날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샤토 데스끌랑의 로제 와인들

가루스(Garrus)

레 끌랑(Les Clans)

샤토 데스끌랑(Chateau d’Esclans Rock Angel)

위스퍼링 앤젤(Caves d’Esclans Whispering Angel)

 


김윤석 기자  wineys@w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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