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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article 167. 제주 귤의 상큼함이 너의 마음에, 감귤주 니모메(nimom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5. 2.

정말 맛있었던 제주 샘주의 감귤주, 니모메. 귤 과즙을 쓰지 않고 진피(귤껍질 말린 것)을 쓴 것이 주효했다. 맛은 깔끔하고 개운한데 감귤향이 향긋하게 감돈다. 구하기 힘든 제주산 쌀과 제주의 맑은 암반수로 양조한 귀한 술이다. 반주용으로도 좋고 심지어 치즈케익 같은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알코올도 11%로 가뿐하다. 좋은 술을 찾는 음식점/카페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곰양조장, 로칸다 *로, *향, *반, *옥, *숙수 등... 생각나는 집이 많다.) 제주 여행객이라면 기념품/선물용으로도 적당하다. 이런 술이 잘 되어서 국내에도 좋은 술이 많이 생산되었으면 좋겠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의 블로그 스크랩입니다. 




제주 귤의 상큼함이 너의 마음에, 감귤주 니모메(nimome) 


귤 하면 떠오르는 지역, 바로 제주도다. 삼다도(三多島)도라는 제주에서 돌, 바람, 여자 만큼이나 많은 게 귤이다. 제주를 여행하다 보면 뒷마당에 심어져 있는 귤나무나 대로 주변의 귤밭을 쉽게 볼 수 있다. 특산물 코너에는 각종 감귤들이 그득하다. 이렇게 귤이 많은데 왜 귤로 만든 술은 쉽게 눈에 띄지 않을까? 그 의문에 대해 답하려는 듯 제주도 귤을 사용해 만든 술이 출시됐다.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양조장 제주샘주에서 만든 ‘니모메’가 그 주인공. 니모메는 제주 사투리로 ‘너의 마음에’라는 의미로 고객의 마음에 오래 기억되고 싶은 바람을 담았다. 그렇기에 제대로 만들고 싶었고 개발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제주산 귤을 사용해 만든 술, 니모메]

 

니모메는 오직 제주에서 나는 재료만 사용한다. 제주의 맛이 오롯이 담긴 셈이다. 귤은 물론 물과 쌀 모두 제주산이다. 귤은 과육을 제거하고 오직 껍질만을 사용한다. 과육으로도 시도해 보았지만 맛이 깔끔하지 않고 품질 유지도 쉽지 않았다. 다양한 시도 끝에 찾아낸 방법이 귤 껍질, 바로 진피(陳皮)다. 진피는 말려서 차로 마시거나 향신료로도 쓴다. 유럽 등지에서는 맥주나 리큐어(Liqueur) 등에 향과 맛을 더하는 재료로 사용한다. 술과 친숙한 재료인 셈이다. 니모메에 사용하는 진피는 양조장에서 직접 만든다. 귤을 직접 구입해 정성껏 세척한 후 껍질을 벗기는데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므로 일손이 많이 든다. 알맹이를 제거한 껍질은 저온에서 말린다. 고온에서 말리면 향이 달아나기 때문에 저온에서 천천히 말려야 귤의 풍미를 제대로 담을 수 있다. 이렇게 말린 귤 껍질을 제주산 쌀과 함께 넣고 발효한다. 귤 껍질을 담그는 기간은 열흘 정도. 너무 짧으면 향이 충분하게 우러나지 않고 너무 길면 귤 속껍질의 쌉쌀한 맛이 지나치게 강해진다. 발효 후 저온에서 15일간 숙성하여 부드러운 맛과 향을 완성한다. 귤의 맛과 향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정성과 노력이 상당하다.

 

 

[말린 귤 껍질(진피)]

 

니모메의 풍미를 좌우하는 것은 감귤이지만 주재료는 쌀과 물이다. 당연히 쌀과 물의 품질이 중요하다. 사용하는 쌀은 오직 제주산. 화산섬인 제주도는 지반 특성 상 논이 적다. 당연히 제주산 쌀은 비싸고 귀하다. 밭에서 재배하는 쌀도 있지만 질이 좋지 않아 도정을 하면 쉽게 부스러져 사용하지 않는다. 니모메는 서귀포시 부근의 하논과 무릉리 논에서 재배한 쌀만을 사용한다. 물은 양조장 아래를 흐르는 깨끗한 천연 암반수다. 덕분에 깔끔한 맛과 개운한 피니시가 예술이다. 좋은 쌀과 물로 만든 방순한 술에 귤의 산뜻한 향과 상큼한 맛을 더했달까.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다. 알코올 함량도 11%로 가뿐하다.

 

니모메는 차갑게 식혀서 식전주나 반주로 마시면 된다. 맑은 주질과 넉넉한 스타일은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소주잔으로 한 입에 털어넣기도 부담없지만 와인잔에 마시면 감귤의 향과 맛을 더욱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은은한 달콤함과 쌉쌀한 여운 덕분에 치즈 케익이나 타르트 등 디저트와 즐겨도 좋다. 시트러스류의 과일을 곁들인 디저트와 함께라면 금상첨화. 얼음과 탄산수를 넣어 칵테일로 마시는 것도 추천한다. 다양한 칵테일 베이스로도 시도해 볼 만 하다.

 

 

[감귤주 니모메를 출시한 제주샘주 김숙희 대표]

 

니모메를 출시한 제주샘주는 제주 전통주인 오메기술과 고소리술로 잘 알려진 양조장이다. 2005년 설립한 비교적 신흥 양조장이지만 세계적 주류품평회 몽드 셀렉션(Monde Selection)에서 2회 연속 금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도 3회나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어린 시절 오메기술을 만들고 고소리술 내리는 부모님을 보며 자연스럽게 가양주를 접했다는 김숙희 대표는 니모메를 통해 다시 한번 제주 고유의 맛과 향을 담았다.

 

 

올 3월에 출시된 니모메는 아직 시중에서 쉽게 만나긴 어렵다.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제주샘주(www.jejusaemju.co.kr)를 방문하면 구매가 가능하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양조장도 구경하고 오메기술, 고소리술 등 다른 술들도 시음해 볼 수 있어 방문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최근 뜨고 있는 애월에 위치해 오고가며 들르기도 좋다. 외도 해안가에 위치한 카페 ‘니모메 빈티지 라운지’에서도 니모메를 구입할 수 있다. 술과 이름이 같은 이 카페는 탁 트인 바다 전망에 톡특하고 아름다운 빈티지 소품들로 가득해 시간을 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예쁘게 포장된 쇼핑백에 담긴 니모메는 제주 여행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공항 부근에 위치한 한식요리주점 ‘제주나누기’에서는 요리와 함께 니모메를 즐길 수 있다. 전통주에 관심이 많은 쉐프가 제주 식재료로 정성껏 만드는 요리와 니모메의 특별한 궁합을 느껴 보는 것도 제주 여행의 묘미가 될 것이다. 조만간 서울을 포함한 내륙에서도 니모메를 즐길 수 있길 기대한다. 

 

 


김윤석 기자  wineys@wine21.com
제주샘주_064-799-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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