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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article 169. 품질과 가치의 표현, 파네세(Farnese) 와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4. 5.

단정한 스타일과 맛, 그리고 그에 걸맞은 보틀과 레이블을 지닌 파네세. 충분한 시장성이 있는 와인인데, 온 트레이드 말고 오프 트레이드로 돌려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트 등의 시장에 들어가면 온 시장에 리스크가 있지만, 온 시장은 캐주얼한 비스트로 정도만 살리고, 오프 시장에서 확산하는 게 훨씬 규모의 경제를 살리기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와인이 오프 시장에서 쑥쑥 커줘야 한국 와인 문화가 더욱 대중화되지 않을까?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의 블로그 스크랩입니다.

 

품질과 가치의 표현, 파네세(Farnese) 와인

 

품질과 가치의 표현, 파네세(Farnese) 와인

“good presentaion, great quality, best value!” 발렌티노 쇼티 씨가 강조한 파네세(Farnese) 와인의 세 가지 특징이다. 한 마디로 생산지와 품종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는 훌륭한 품질을 와인을 적절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파네세 그룹은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관리할 수 있는 1~2헥타르 정도의 소규모 포도밭을 선정하여 최상의 포도를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떼루아와 기후, 포도나무의 수령 등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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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네세(Farnese)는 1994년 아부르쪼(Abruzzo)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된 와인 그룹이다. 명실상부 이탈리아 남부를 대표하는 와인 그룹으로 캄파니아(Camapnia), 풀리아(Puglia), 바실리카타(Basilicata), 시칠리아(Sicilia) 등 이탈리아 남부에서 직접 소유하거나 계약한 3만 헥타르(ha)의 포도밭을 통해 다양한 가격대의 고품질 와인을 생산한다. 올 1월에는 토스카나(Toscana) 지역의 와이너리를 인수하여 그 세력을 중부까지 확장했다. 여름 더위가 막 시작되는 6월 중순, 파네세 그룹의 최고 경영자 발렌티노 쇼티(Valentino Sciotti) 씨를 서울 연남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다 스테이크에서 만났다. 그는 이탈리아인 답게 자신의 와인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와인과 음식을 즐기며 감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연신 “판타스티코(Fantastico)!”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진정 행복한 와인 애호가의 모습이었달까. 그와 함께 이태리 남부를 대표하는 파네세의 와인들과 그에 걸맞은 음식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탈리아 남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파네세 최고 경영자 발렌티노 쇼티 씨]

“good presentaion, great quality, best value!” 발렌티노 쇼티 씨가 강조한 파네세 와인의 세 가지 특징이다. 한 마디로 생산지와 품종의 성격을 제대로 표현하는 훌륭한 품질을 와인을 적절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파네세 그룹은 수작업으로 섬세하게 관리할 수 있는 1~2헥타르 정도의 소규모 포도밭을 선정하여 최상의 포도를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떼루아와 기후, 포도나무의 수령 등 지역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여 포도밭을 선택한 후 철저한 수확량 조절과 새로운 양조 시스템을 도입 등 신기술 도입과 과감한 투자로 뛰어난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국제 품종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토착 품종을 사용한다. 또한 시장의 반응이 좋아 와인의 인기가 오르더라도 공급 가격을 쉽게 올리지 않는다.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연구와 혁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일례로 풀리아에 방문했을 때, 쇼티 씨는 수확한 포도를 잔뜩 실은 트레일러를 매단 자동차를 보았다. 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는 낡은 자동차의 주인인 농부에게 포도에 대해 물었더니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재배한 포도인데 팔기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를 오히려 낮은 품질로 취급해 1톤에 100유로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그렇기에 올드 바인(old vines)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사람들은 트랙터는커녕 자동차도 제대로 사지 못할 정도로 가난을 면치 못했던 것. 파네세는 이런 오래된 포도밭을 보유한 농가와 계약을 체결하여 응축된 풍미의 지역성을 드러내는 양질의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 포도 재배 농가 또한 더욱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파네세 와인을 이야기하면서 에디찌오네(Edizione)를 빼 놓을 수 없다. 2000년 영국의 유명 와인 평론가 휴 존슨(Hugh Johnson)이 파네세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이탈리아 남부만의 색깔을 지닌 와인을 만들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에 쇼티 씨와 와인메이커 필리포 바칼라로(Filippo Baccalaro)는 아부르쪼와 이태리 남부 토착 품종으로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마침내 와인을 완성한 후 와인병에 ‘에디찌오네 1(Edizione 1)’이라고만 표기한 채 휴 존슨에게 보냈다. 와인을 맛본 휴 존슨은 감동하여 극찬을 남겼고 그 평가를 본 영국의 와인 수입상은 와인이 정식 출시되기도 전에 와인을 대량 주문했다. 자신감을 얻은 파네세는 시드니 와인대회에 에디찌오네를 출품했고 당당히 최고 와인으로 선정되었다. 이에 주문이 몰리자 영국에 수출했던 와인을 역으로 사들여 주문을 충당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다. 에디찌오네는 여전히 남부 이태리 최고의 블렌딩 와인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현재 15번째 버전이 출시되었다.

에디찌오네를 포함한 발렌티노 쇼티 씨와 함께한 파네세 와인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Fantini Gran Cuvee Bianco Swarovski NV  판티니 그랑 퀴베 비앙코 스와로브스키
파네세가 소유한 가장 오래된 포도밭에서 재배한 아부르쪼의 토착 화이트 품종인 코코치올라(Cococciola)로 양조하는 특별한 스파클링 와인. 잘 익은 포도만 손으로 수확하여 신선한 꽃과 과일 풍미를 살리기 위해 샤르마 방식(Charmat Methode)으로 2차 발효를 진행한다. 식전주로 마셔도, 다양한 음식과 매칭해 즐겨도 좋다. 레이블 중앙에 위치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투명한 보틀과 함께 와인의 경쾌함을 드러낸다.

[변경된 베세보 베네벤타노 팔랑기나의 병 모양]

Vesevo Beneventano Falanghina  베세보 베네벤타노 팔랑기나
팔랑기나는 캄파니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남부에서 주로 재배하는 품종으로 적당한 아로마와 함께 밀도 높은 과실 풍미를 드러내는 품종이다. 신선하게 마시면 그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베세보 베네벤타노 팔랑기나는 2015년 빈티지부터 새로운 보틀 형태를 적용했다. 와인의 특별함을 전달하고 고객의 눈길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이다. 팔랑기나를 비롯한 파르네세의 와인들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깔끔한 레이블을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보틀과 레이블은 단순히 용기(容器)가 아니라 고객과 처음 만나는 순간 와인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Fantini Cerasuolo d’Abruzzo  판티니 체라수올로 다부르쪼
‘체라수올로’는 이탈리아어로 ‘체리’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그 매력적인 컬러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은근한 구리 빛이 감도는 진한 체리 컬러에 신선한 붉은 베리 류의 아로마, 딸기 등 풍부한 과일 풍미가 매력적인 로제 와인이다. 포도가 무르익었을 때 손수확하여 6시간 정도 짧게 침용(maceration) 후 껍질을 제거하고 15일 정도 저온 발효한다. 여름휴가를 위한 와인으로 최고의 선택이 될 듯.

Canace Nero di Troia  카나체 네로 디 트로이아
풀리아 북부 카노사 마을에서 재배되는 토착 품종인 네로 디 트로이아로 양조한 와인. 진한 컬러의 두꺼운 껍질을 지닌 품종으로 이탈리아 남부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재배하기에 최적의 품종이다. 은은한 꽃과 감초 힌트가 스치듯 지난 후 모카커피, 코코아 향이 매력적으로 피어난다.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전해지는 농익은 검은 베리 풍미 또한 일품. 지중해의 매력적인 햇볕을 그대로 전해 주는 와인으로 바비큐와 함께 곁들여도 좋겠다. 

Fantini Edizione Cinque Autoctoni  판티니 에디찌오네
이탈리아의 다섯 가지 토착 품종(몬테풀치아노, 프리미티보, 산지오베제, 말바시아 네라, 네그로 아마로)을 블렌딩하여 출시하는 파네세 와인 스타일의 정점에 있는 와인.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아부르쪼, 풀리아 등 2개의 주에서 재배한 최상급 포도만을 사용한다. 때문에 빈티지를 표기할 수 없으나 백 레이블의 로트 번호를 통해 빈티지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는 규정이 바뀌어 빈티지 표기가 가능하지만 이전과 같이 표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No.15(2013년 빈티지)이 출시되었다. 에디찌오네는 블렌딩을 통해 다섯 토착 품종의 매력을 고급스럽게 표현함과 동시에 진하고 깊은 과일 맛을 담아냈다. 휴 존슨이 감탄할 만하다.

 

와이넬 (Winell) 02-325-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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