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빈계산 등산을 다녀온 후 급하게 준비한 점심 식사.
소금/후추, 바질, 올리브유로 마리네이드한 돼지 안심/등심을 이즈니 버터로 구으니 정말 꿀맛이다. 삼겹살의 절반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와인과 훨씬 더 잘 어울리는 식사(혹은 안주)를 만들 수 있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어렵지도 않다. 집안의 일반 메뉴로 정착시켜야 할 듯.
하산할 때 까지는 분명히 맥주가 땡겼는데 막상 점심을 준비하고 나니 화이트 와인이 땡겼다.
그래서 간택된 화이트 와인, 웬티 모닝 포그 샤르도네(Wente Morning Fog Chardonnay). 사용한 글라스는 리델 베리타스 오크드 샤르도네.
웬티의 샤르도네는 특별하다. 이는 그들의 이름이 붙은 샤르도네 웬티 클론(Chardonnay Wente Clone) 때문이다. 웬티 빈야즈(Wente Vineyards)는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에 온 독일 이민자 C.H. 웬티(C.H. Wente)가 1883년 캘리포니아 리버모어 밸리(Livermore Valley)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1912년 C.H. 웬티와 그의 아들 어니스트는 프랑스 몽펠리에 대학교(Unversity of Monpellier) 샤르도네 꺽꽂이용 삽목을 들여온 그들은 3-40년 동안 바람직한 성격을 지닌 삽목들을 반복적으로 선별하여 재식재함으로써 웬티 클론을 정립했다. 또한 미국 최초로 1936년 빈티지에 '샤르도네'라는 품종 명칭을 명기한 와인을 출시했다. 또한 1959년 빈티지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eles Times)와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프랑스의 저명한 샤르도네와 격을 같이하는 품격 높은 샤르도네로 발돋움했다.
샤르도네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 중 하나인데 생산되는 샤르도네의 80% 정도가 웬티 클론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샤르도네의 원조, 아니 근본이 바로 웬티인 셈. "California’s First Family of Chardonnay™"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Wente Vineyards, Morning Fog Chardonnay Livermore Valley 2014 / 웬티 모닝 포그 샤르도네 2014
은근한 바닐라와 토스티한 오크 향과 함께 신선한 사과와 부드러운 멜론, 달콤한 열대 과일 풍미가 조화롭게 드러난다. 스월링을 하면 은은하게 감도는 허브와 스모키한 힌트. 입에서는 편안한 미감에 부드러운 첫 인상. 싱그러운 산미와 드라이한 미감은 무엇 하나 과함이 없이 정도를 지킨다. 진정 매력적인 엔트리급 샤르도네. 여러 번 마셔봤지만 한결같은 만족감을 준다.
품질, 스타일, 품격, 역사와 전통, 레이블은 물론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훌륭한 와인이다. 이외에도 리바 렌치 샤르도네(Riva Ranch Chardonnay)와 엔쓰 디그리 샤르도네(The Nth Degree Chardonnay)도 시음해 봤는데 모두 발군이다. 웬티의 샤르도네는 진리다.
모닝 포그라는 이름은 포도밭 부근의 샌프란시스코 만에서 밀려들어오는 안개에서 따온 것. 그만큼 서늘하고 일교차가 큰 지역일 것이란 예상을 해 볼 수 있다. 실제 리버모어 밸리는 지도상 샌프란시스코 만 바로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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