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즌 골루와(Raisins gaulois)는 골(Gaul)족, 그러니까 프랑스인의 포도 라는 의미. 보졸레의 명가 막셀 라피에르(Marcel Lapierre)에서 만드는 데일리급 와인(Vin de France)이다. 홈페이지의 프랑스어 테크니컬 시트를 번역기로 돌려 보면 사용한 포도는 가메(Gamay). 정확히는 'Gamay Noir with white juice'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확실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아마도 다른 퀴베를 만들 때 침용 전에 제거한 화이트 쥬스를 섞는 게 아닐까.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15년이며 대부분 모르공(Morgon) 크뤼에 있다(일부는 보졸레 AOC). 비료나 제초제 등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손수확하여 포도를 선별한다. 때로는 2번에 걸쳐 선별하기도 한다고. 수확 후 4-6일 정도 이스트와 이산화황 없이 세미탄산침용(semi-carbonic maceration)을 진행한다. 이후 탱크에서 2개월 정도 안정시킨 후 필터링 없이 약간의 이산화황과 함께 병입.
한마디로 뱅 드 프랑스이긴 하지만 좋은 밭의 어린 포도를 사용해 정성껏 양조한 내추럴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캐주얼하게 마실 수 있도록 가격 부담을 낮춘 내추럴 와인이랄까.
주말 저녁 동네 파스타집의 고르곤졸라 피자 & 오븐 파스타와 함께. 피자의 도우는 딱 봐도 인스턴트 도우였지만, 파스타는... 역시 내가 한 게 더 맛있었지만 먹을 만은 했음;;; 사람 먹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뭐ㅋ
M. & C. Lapierre, Raisins gaulois 2015 / 헤쟁 드 끌루와 2015
확실히 옅고 투명한 루비 컬러에 보라빛이 살짝 비친다. 동네를 감안해도 상당히 투명했는데 위 기술한 대로 화이트 주스가 섞였다는 설명을 찾아 보니 납득이 되었다. 코를 대면 내추럴 와인 특유의 꿈꿈한 향이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다. 입에서는 가벼운 딸기와 체리, 라즈베리, 그리고 (청)포도 향이 신선하게 드러나며 가벼운 스파이스 힌트가 곁들여진다. 가벼운 바디에 새콤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산미, 편안한 미감. 12.5% 알코올 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쥬스같이 편안하면서 은근히 이어지는 풍미가 매력적인 와인. 리델 베리타스 올드 월드 시라 글라스에 따르니 컬러부터 쉐입까지 아주 예쁘다.
가정식 비스트로의 하우스 와인으로도 제격일 것 같다. 한 박스 사서 아버지 댁에 놔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 10리터짜리 팩이 들어온다면 어떨까? 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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