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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Giacomo Fenocchio, Barolo Bussia 2006 / 쟈코모 페노키오 바롤로 부시아 200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10. 6.


본가 마당에서 참나무에 고기 구워서 바롤로 한 잔. 6~7년 전 쯤 구매해서 셀러에 고이 모셔두던 바롤로 부시아.


지아코모 페노키오(Giacomo Fenocchio)는 1864년 몽포르테 달바(Monforte d'Alba)에 설립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 아직 인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유기농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농법(sustainable farming)을 추구한다. 와인은 바롤로 6종을 포함해 랑게 네비올로(Langhe Nebbiolo), 바르베라 달바(Barbera d'Alba), 돌체토 달바(Dolcetto d'Alba), 랑게 프레이자(Langhe Freisa)와 로에로 아르네이스(Roero Arneis)까지 총 11종을 양조한다. 바롤로의 경우 근거지인 몽포르테 달바의 핵심 크뤼 중 하나인 부시아(Bussia)와 부시아 리제르바 90 di(Bussia Riserva 90 di) 외에 칸누비(Canubi), 카스텔레로(Castellero), 빌레로(Villero) 등 다른 지역의 주요 크뤼들과 전통적인 블렌딩 바롤로까지 6종을 만들고 있다.


부시아는 바롤로의 모든 크뤼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크뤼로 '일반적으로' 강건하고 밀도 높은 와인이 생산되는 밭으로 알려져 있다. 지아코모 페노키오의 부시아는 어떨까?




Giacomo Fenocchio, Barolo Bussia 2006 / 자코모 페노키오 바롤로 부시아 2006


멀리서 보면 영롱한 루비 컬러인데 가까이서 보면 세월의 흔적이 용이하게 새겨지는 바롤로 답게 바랜 듯한 가넷 컬러에 오렌지 림이 비친다. 처음엔 쨍한 알코올이 조금 튀는가 싶더니 바이올렛, 장미 등 고혹적인 꽃 향기, 시나몬, 화한 민트 허브, 버섯, 부엽토 뉘앙스와 등이 조화를 이루며 화사하게 뿜어져 나온다. 입에 넣으면 아직 자두와 붉은 베리 등 과일 풍미가 기저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풍부한 탄닌은 부드럽게 녹아들었고 목넘김 후 강렬한 타르 미네랄이 남기는 여운은 길게 이어진다. 산미와 알코올, 탄닌의 밸런스가 훌륭하며 10년 이상 숙성이 가능할 것 같은 힘있는 바롤로. 


음, 6-7년 전 처음 시음했을 때의 감흥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세련된 느낌의 바롤로. 참나무로 구운 돼지 목살과도 아주 잘 어울렸고, 고기에 고들빼기, 갓김치, 고구마순과 곁들여 먹었더니 색다른 조화가 느껴졌다. 얼마 전 순대와도 그렇고 바롤로가 의외로 한국 식탁에 잘 어울리는 와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이다.





술들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한 병이면 충분할 줄 알았더니 한 병이 술술 넘어가서 추가로 한 병 더 오픈.



Il Poggione, Rosso di Montalcino 2011 / 일 포지오네 로쏘 디 몬탈치노 2011

영롱한 루비 컬러에 가벼운 오렌지 림이 살짝 비친다. 코를 대면 체리, 붉은 베리 향기가 밝게 드러나며 말린 꽃잎, 정향, 풋풋한 허브 등이 은은한하게 곁들여진다. 전반적으로 신선하고 산뜻한 인상에 영롱한 붉은 과일 풍미가 매력적인 미디엄(풀) 바디의 와인. 가벼운 담배 힌트가 재미를 더하는 직설적이고 즐거운 와인이다. 여러 번 마셨지만 마실 때마다 만족스러운 로쏘 디 몬탈치노. 브루넬로 또한 수준급이지만 일상용으로는 가격 뿐 아니라 풍미의 스펙트럼도 로쏘가 더 적당하다.





연휴의 낮술은 평화롭구나.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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