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트라토리아 챠오(Trattoria Ciao).
사진을 못 찍은 첫 로메인 샐러드(계란 후라이와 삼겹살이 푸짐하게 올라가는)와 파스타 두 종(라구 파스타 원츄~)에 스테이크가지 싹싹 해치우고 마지막에 허니버터치킨까지 잡수심. 남자 넷이서 거창한 성토대회를 열었달까. (쉐프님 죄송합니다...)
그냥 편하게 먹고 마시려 했는데 와인이 너무나 좋아서 간단하게 메모만 남김.
Simonet-Febvre, Cremant de Bourgogne Brut NV
토스티한 인상에 적절한 이스트 뉘앙스, 자두, 살구 등 완숙 핵과 향기가 풍성하게 드러난다. 인동덩굴 같은 꽃과 꿀 뉘앙스가 감도는 나이스 밸런스의 크레망. 처음 접하는 생산자인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다음에 또....
Chateau Talbot Caillou Blanc 2010
달콤하면서 구수하고 향긋한 브리오슈 같은 인상. 향긋한 그린 허브와 삼나무, 버터, 열대과일, 스모키한 커피 뉘앙스. 7년된 화이트임에도 쨍한 오크가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크가 상당히 강하게 느껴지는데도 오묘하게 싫지 않다. (미디엄)풀 바디에 잘 익은 과일 풍미와 엄청난 오크가 나름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더 샀어야 했다. 다음에 보면 또 산다.
찾아보니 소비뇽 80%, 세미용 20%으로 생각보다 소비뇽의 비율이 높다. 5ha의 화이트용 포도밭에 식재된 비율 자체가 소비뇽 블랑이 높은 듯. 발효도 오크통에서 진행했으며 9개월 숙성했다. 새 오크 비율이 제법 높을 것 같다. 홈페이지에서 버건디를 거론하는 걸로 보아 바토나주를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D'Angelo, Aglianico del Vulture 2012
후추, 시나몬캔디, 가벼운 정향 힌트. 고혹적인 바이올렛 향과 함께 적포도 본연의 풍미와 적자두 등 시큼한 과일의 뉘앙스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생각보다는 묵직하지 않은 미디엄풀 정도의 바디에 구조 또한 딱짝하지는 않다. 적당한 탄닌감, 도드라지지 않는 산미와 알코올 등 모든 것이 편안하다. 굿.
맨 오른쪽의 와인(Concha Y Toro No. 2 Romanze Cabernet Sauvignon)은 전형적인 데일리 스타일인데 편안한 검은 과일 풍미 위로 스파이시한 식물성 풍미가 나름 적절하게 양념처럼 작용하여 흥미로웠다. 역시 콘차이토로인가... 이런 와인도 먹을 만 하다니.
그리고 술이 부족해 챠오에서 한 병 더 시켰는데... 오 요거 괜찮다. 오크 풍미가 강하게 드러나며 과일 풍미 또한 진한,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스타일. 퍼마시느라 깊이 생각하진 않았지만 좋은 엔트리 와인임이 틀림 없다. 예클라(Yecla)지역의 와인이니 아마도 품종은 모나스트렐이겠지. Iglesia Vieja Crianza 2014 Yecla.... 기억해 둬야지.
20171011 @ 트라토리아 챠오(상수)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