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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바이주·중국술

해지람 / 海之藍(Haizhilan)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11. 6.

 

 

 

오랜만에 바이주(白酒). 장쑤성 쑤첸시(江苏省 宿迁市, 강소성 숙천시)에 위치한 강소양하주창고분유한공사(江苏洋河酒厂股份有限公司)에서 제조하는 해지람(海之藍)이다.

 

 

 

 

뻑적지근한 박스 상단에 양하대곡(洋河大曲, Yanghe Daqu)의 로고가 찍혀 있다. 해지람을 생산하는 강소양하주창고분유한공사의 플래그십 제품의 이름이 바로 양하대곡이다. 한국에도 정식 수입되어 와인앤모어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양하대곡은 중국8대 명주의 하나로 거론된다. 생산지인 장쑤성 쑤첸시에 있는 미인천(美人泉)의 좋은 물로 빚어 당대(唐代)부터 알려지기 시작해 명대(明代)에 좋은 술로 명성을 날렸다고 한다.

 

 
참고. 바이주 '8대 명주', '4대 명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중국의 전국평주회(全國評酒會)에서 명주로 선정된 술들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평주회는 1952년 1회를 시작으로 1989년 5차에 이르기까지 딱 다섯 번만 열렸는데 이후로는 열리지 않고 있다. 5차 대회 이후 명주에 들지 못한 일부 회사가 이의를 제기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양하대곡의 경우 1979년 3차 전국평주회에서 8대 명주에 들어간 이후 4차, 5차 연속으로 명주의 반열에 올라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물론 마지막 평주회가 열린 지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 최근에는 평주회 이후에 나온 좋은 술들도 많다고.
 
해지람의 경우 양하대곡의 상위 레인지이니 그 품질은 믿어도 될 듯. 참고로 양하대곡은 와인앤모어에서 2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듯 하다. 언제 들르게 되면 한 병 사와야지.
 

 

 

 

해지람은 몽지람(夢之藍), 천지람(天之藍)과 함께 양하남색경전(洋河蓝色经典) 시리즈의 말석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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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같은 양하남색경전임에도 몽지람은 별도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 가격도 천지람/해지람에 비해 월등하게 비싸 별도 라인으로 취급한다고 보는 게 맞을 듯. 중국 현지에서도 몽지람 옥외광고 엄청 때려대더만. 몽지람은 다시 M3/M6/M9로 나뉘고 각각의 레인지는 40.8%, 45%, 52% 세 가지 알코올이 있으니 몽지람만 9가지 버전이 있는 셈이다.

 

천지람과 몽지람 또한 홈페이지 기준 각각 42%, 52%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일부 블로그에서는 46% 까지 세 가지 버전이 있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42% 버전이 소개되고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해지람보다는 천지람을 사오고 싶었는데 망설임&정보부족 때문에 기회를 놓쳤다. 몽지람은 너무 비쌌어;;;

 

 

 

 

전면에 면유형(绵柔型)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기본 향형은 농향형(浓香型)이다. 양하남색경전 등 주요 라인업을 면유형으로 명명하는 듯 한데 향이 면(솜)처럼 부드럽고 우아하게 길게 이어지는 타입이라고 이런 명칭을 붙인 듯 싶다. 

 

참고. 1979년 3차 전국평주회에서는 향형(香型), 그려니까 풍격(風格)을 청향형(清香型/清香型), 농향형(濃香型/浓香型), 장향형(醬香型/酱香型), 소국미향형(小麯米香型/小曲米香型), 기타형 등 다섯 가지로 나누었다. 

 

 

 

 

ISO인증도 받았다. 중국술의 품질, 혹은 짝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일까. 그래봐야 짝퉁이면 저것도 그대로 옮기겠지;;;

 

 

 

 

(그래서인지) 위조 방지를 위해 상자 오픈을 어렵게 해 놓았다. 상자의 양 쪽에 걸쇠를 만들어 잡아당겨 부수어야만 열리게 해 놓았고 오픈 시 파손되는 홀로그램 스티커도 붙여 놓았다. 주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도 달아 놓았다. 전세계 100여 개 유통망을 가진 글로벌 기업 답다. 

 

원재료는 정제수, 고량, 대미, 찹쌀, 밀, 옥수수, 보리, 완두콩. 알코올은 52%. 용량은 480ml.

 

 

 

 

해지람의 뜻은 직역하면 '바다의 진한 푸른빛' 정도 되려나. 한국 수입사 블로그에서는 '세상보다 넓은 바다' 같은 수식어를 붙여 놨는데 의역이 저렇게 되는 건지, 혹은 중국 본사의 슬로건을 번역한 것인지 직접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다.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람(藍)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람'자로 쪽빛, 진한 푸른빛을 의미한다. 

 

 

 

 

江苏洋河酒厂股份有限公司, 海之藍(Haizhilan) / 해지람

 

병을 오픈하자마자, 아니 병을 오픈하기도 전에 바이주 특유의 향이 감돈다. 화사하면서도 상쾌한 과일 향. 경험해 본 다른 농향형 바이주들처럼 농밀하고 달콤한 과일향이 뿜어나온다기보다는 비교적 청량하고 단아한 인상이다. 정제된 느낌이랄까. 입에 넣으면 알코올(52%)에 비해 부드럽고 순한 터치에 약간의 세이버리함과 미네랄, 그리고 약간의 (콩) 풋내가 느껴진다. 그리고 약간의 꼬릿한 뉘앙스가 더해지는데 요것이 정제된 느낌과 함께 지나치게 들뜨는 느낌을 잡아 주고 복합적인 여운을 준다. 풍미의 밀도가 높고 그윽한 여운이 일품인 괜찮은 술. 이렇게 되니 천지람을 못 사온 것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왠지 천지람이 더 내 스타일일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콩) 풋내 같은 건 지난 번에 마셨던 오량순(五稂醇)에서 상당히 강하게 드러났던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

 

 

 

 

 

상하이 포서 인터컨티넨탈 호텔 부근 태평양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159위안에 구매했다. 우리돈으로 27,000원 정도. 한국에서는 소매가로 8만원 정도에 팔리는 듯 하다. 원래 천지람 or 노주노교특곡(泸州老窖 特曲)도 함께 사오려고 했는데 정보 부족으로 실패ㅠㅠ 면세점이 그렇게 비쌀 줄은 몰랐지... 마트에서 400위안이 안되는 술이 면세점이서 900위안이 넘는 건 무슨 심뽀냐;;; 무슨 면세점이 시중가의 2~3배를 받아-_-^ 어쨌거나 바이주에도 점점 관심이 생기는데... 중국에 또 갈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문제.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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