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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Laphroaig Four Oak / 라프로익 포 오크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11. 8.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처음 보는 라프로익(Laphroaig) 라인업이 있기에 사 보았다. 사실 내가 처음 보는 게 한 두개는 아닌데... 면세점 전용 라인업(Travel Retail Exclusive)이니 시중에는 나오지 않을 거고.


구매 후 찾아보니 2017년 4월 경에 신규 출시된 녀석이다.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듯이 네 가지 다른 오크통을 사용해 숙성한 녀석이다. 물론 아일라(Islay) 위스키 답게 피티(peaty)한 풍미의 몰트를 썼다고.





라프로익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Prince of Wales), 그러니까 찰스 왕세자의 워런트를 받은 유일한 증류소이다. 1815년 도날드 & 알렉산더 존스톤(Donald and Alexander Johnston)이라는 두 명의 농부(아마도 형제?)가 설립한 것으로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증류소의 위치. 피티한 위스키로 정평이 난(물론 전혀 피티하지 않은 위스키도 존재하지만) 아일라 섬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증류소로 부근에 아드벡(Ardbeg)과 라가불린(Lagavulin), 포트 엘런(Port Ellen) 등 좋아하는 디스틸러리가 다 모여있다. 아아, 평생 포트 엘런 다시 마실 기회가 있을까...ㅠㅠ 아일라 위스키 중에서도 아드벡과 함께 피티한 위스키의 양대산맥으로 자주 거론되는 브랜드.




케이스에 사용한 네 가지 오크통이 적혀 있다. 익스 버번 배럴(ex-bourbon barrels), 쿼터 캐스크(quarter casks) , 버진 아메리칸 오크 배럴(virgin American Oak barrels), 유러피안 오크 호그스헤드(European Oak hogsheads). 쿼터 캐스크는 80리터 크기의 작은 오크통이고 호그스헤드는 250(~300)리터짜리 오크통이다. 익스 버번 배럴은 그야말로 버번 위스키를 숙성했던 배럴일 테고 버진 아메리칸 오크 배럴은 미국 오크로 만든 새 배럴일 듯. 오크를 네 가지나 썼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오크 뉘앙스가 묻어난다는 이야기일텐데, 과연 어떨지? 설명에는 따뜻하고 토스티한 바닐라 노트에 백리향(sandalwood), 소나무(pine), 삼나무(fir), 버드나무(willow) 힌트가 난다고 소개하고 있다.





통을 개봉하니 어김없이 들어있는 프렌즈 오브 라프로익(Friends of Laphroaig) 가입 신청서. 자기네 위스키를 구입한 사람에게 라프로익 소유의 토지를 1평방피트(square feet)씩 임대해 주는 독특한 멤버십이다. 물론 실제 소유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상징적인 의미인데 어쨌던 이로 인해 라프로익에 대한 특별한 마음이나 소속감이 강해질 것 같긴 하다. 나만 해도 영국 가면 여긴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보틀에 붙어 있는 백레이블에도 케이스와 비슷한 설명이 간략하게 적혀 있다. 용량은 1리터, 알코올 40%. 중국돈으로 368위안, 한국돈으로 6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니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가격으로 미루어 보아 숙성 기간은 길지 않을 듯. 이는 나중에 마셔본 느낌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Laphroaig Four Oak Islay Single Malt Scotch Whisky / 라프로익 포 오크


반짝이는 금빛에 명확한 피티함이 따르는 순간 물씬 풍겨나온다. 가벼운 토스티함과 노란 과일, 그리고 가벼운 바닐라 뉘앙스. 입에 넣으면 가볍고 날렵하며 실크처럼 부드럽다. 여름에 마셔도 좋을 정도의 밝고 청량한 인상. 드라이하지만 달싹한 서양배 뉘앙스와 가벼운 솔 힌트가 개운하다. 어린 위스키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굿.


용량과 가격을 생각하면 추천할 만한 위스키다. 거의 엔트리급 블렌디드 위스키에 근접하는 가격인 듯. 물론 쉐리 오크 숙성 위스키나 고숙성 위스키의 농후한 풍미를 좋아하시는 분께는 비추. 공항에서 함께 구매한 펑리수와 함께 먹었는데 잘 어울린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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