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도주 트렌드에 편승한 제품, 35 by Imperial. 한국에서는 흔히 '저도수 위스키'라고 표현하지만 명칭 하단 'spirit drink'라는 표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엄밀히 따지면 위스키가 아니다. 스카치 위스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40% 이상의 알코올이 필수적이기 때문. 요 스피릿 드링크의 알코올 함량은 35%다.
옆면을 보면 스카치 위스키를 내추럴 허브 에센스와 함께 블렌딩했다고 씌여 있다.
정확한 원료 비율은 위스키 원액 99.997%. 여기에 마조람 추출물을 첨가했다. 어짜피 위스키라는 명칭을 쓰지 못할 바에야 마조람 추출물을 더해 풍미를 좋게 함으로써 '편안한 술'이라는 고유의 컨셉을 제공하려는 목적도 있지 않을까. 단지 저도주라서 '스카치 위스키'가 못 된 게 아니라 이런 저런 다양한 시도를 위해 일부러 '위스키'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졌달까. (참고로 마조람은 오레가노 등과 함께 요리에 많이 쓰이는 지중해 부근 원산의 허브다. 유럽 요리에 자주 쓰이며 상쾌한 레몬향 등이 특징이라고.)
투명한 병도 한국에서 출시되는 일반적인 블렌디드 위스키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안이 들여다보여 남은 양을 알 수 있으면 룸싸롱 등 위스키를 주로 소비하는 소매처에서 추가로 새 보틀을 열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_-;;
Chivas Brothers, 35 by Imperial / 35 바이 임페리얼
전반적으로 5%의 알콜이 낮아지면서 편안한 첫 인상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선사한다. 풍미 또한 풍부한 바닐라와 노란 열대 과일과 핵과 풍미, 그리고 가볍고 향긋한 플로럴 허브 향이 주를 이룬다. 전반적으로 집중하지 않아도 쉽게 느낄 수 있는 편안한 향과 풍미를 의도했다는 느낌. 살짝 허전한 코어와 약한 구조감은 아쉬운 점이지만 술의 컨셉을 생각하면 이해할 만 하다. 술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사람과 대화, 음식에 포커스를 맞추어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만한 즐거운 술이다.
디럭스급 위스키인 발렌타인 마스터스(Ballantine's Master's)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발렌타인 마스터스 또한 한국의 폭탄주 문화어 맞추어 탄생한 위스키. 35 바이 임페리얼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었던 피티함과 스파이심함이탄(스모크), 스파이스, 허브 등 다양한 풍미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반면 35는 훨씬 더 밝고 가벼우며 화사한 느낌의 달콤한 향들이 도드라진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용도에 따라 적절히 음용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음주는 책임있게.
20170307 @ 부영각(마포)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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