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에 피어난 한 캔의 맥주. 붉은 오렌지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상귀넴 아우란티아코(Sanguinem Aurantiaco). 이름이 뭔가 라틴어스러운데, 의미는 그냥 블러드 오렌지라고.
이름대로 블러드 오렌지가 첨가된 사워 에일이다. 정제수와 보리맥아, 홉, 효모에 블러드 오렌지 추가.
알코올은 3.25%. 딱 내가 선호하는 저알콜이다. 문제는 맛이 있느냐.
Evil Twin, Sanguinem Aurantiaco / 이블 트윈 상귀넴 아우란티아코
아쉽게도 잔에 따른 사진을 못 찍었는데 일반적인 사워 에일처럼 탁하고 톤 다운된 레몬/베이지 컬러다. 그런데 탄산감이 너무 적고 헤드 또한 처음부터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물론 유지되지도 않고. 향은 뭔가 시트러스 속 껍데기 같은 느낌과 세종 특유의 에스테르가 살짝 섞여 있는데 밀도가 높지 않아 애매하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짭짜름(찝찌름?)한 첫 인상, 약간의 복합미와 가벼운 새콤함에 시트러스 껍데기 같은 가벼운 수렴성. 짠맛과 오묘한 꿈꿈함 때문에 고제와 세종 중간의 그 어딘가 같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소금도, 밀도 (백레이블상으로는) 들어있지 않으니 그저 개인적인 느낌일 뿐. 어쨌거나 알콜이 낮아지면서 풍미의 밀도도 낮아졌고, 탄산감이 낮아지면서 예의 그 청량한 느낌도 잘 살리지 못한 듯 싶다. 여러 모로 아쉬운 맥주.
예쁜 건 레이블까지였나. 이블 트윈의 맥주 중에선 가장 아쉬운 축에 속한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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