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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Domaine Georges Lignier, Bourgogne Passetoutgrain 2014 / 도멘 조르주 리니에 부르고뉴 빠스투그랭 2014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4. 20.



빠스투그랭(Passetoutgrain).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pass all grain이라고 나온다. 한마디로 '모든 포도를 다 넣는다'는 의미다. 꼬뜨 도르(Cote d'Or)를 포함한 부르고뉴 전역에서 생산할 수 있지만 피노 누아(Pinot Noir),와 함께 가메(Gamay) 품종도 많이 재배되는 꼬뜨 샬로네즈(Cote Chalonnaise) 이하 지역에서 주로 생산한다. 피노 누아를 최소 30% 이상 사용해야 하며 가메는 15%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외에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 등 허용된 다른 품종들은 15%이하 사용만 허용된다. 피노 누아와 가메 중심의 와인으로 처음에는 탄산 침용 방식을 적용하다가 나중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발효한다고. 당연히 숙성용이 아니라 어릴 때 그 싱싱함을 편하게 즐기는 와인이다.


레드는 피노 누아, 화이트는 샤르도네(일부는 aligote)로 만드는 부르고뉴에서 포도를 섞는다는 것은 크레망(Cremant)이 아닌 다음에야 순수성을 훼손하는 일일 터. 그래서 고급 와인 대우는 당연히 받지 못한다. 이제는 꼬또 부르기뇽(Coteaux Bourguignons)이 된 부르고뉴 그랑 오디네르(Bourgogne Grand Ordinaire) 및 부르고뉴 오디네르(Bourgogne Ordinaire)와 함께 부르고뉴의 데일리 와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 엔트리급인 부르고뉴 피노 누아보다도 아래급이기에 부르고뉴 내에서 주로 소비하며 수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국내에 유통되는 파스투그랭을 본 것은 즈브레 샹베르땅의 메종 루 뒤몽(Maison Lou dumont), 샹볼 뮈지니의 도멘 로베르 그로피에(Domaine Robert Groffier) 정도. 한가닥 하는 대가들의 것이라야 데일리라도 수출할 가치(≒가격)가 되나 보다. 이번에 만난 조르주 리니에 또한 그런 생산자 중 하나.





아래 주소에 나와 있는 대로 조르주 리니에는 모레 생 드니(Moray-Saint-Denis)를 근거로 하는 생산자다. 모레 생 드니의 그랑 크뤼들인 클로 드 라 로슈(Clos de la Roche, 1 ha), 본 마르(Bonnes Mares, 0.3 ha)를 소유하고 있으며 클로 생 드니(Clos St-Denis)의 경우 1.5 ha로 가장 큰 면적을 차자하고 있다. 현재의 오너와 이름이 같은 할아버지 조르주 리니에가 1800년대부터 터를 잡았고 현 오너의 조카인 베누아 스털리(Benoit Stehly)가 2002년부터 합류하여 2008년부터는 양조를 책임지고 있다. 빌라주 이하급 와인들은 올드 오크만을 사용하며 1er 크뤼는 30%, 그랑 크뤼는 50%의 뉴 오크를 사용한다.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은 그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조르주 리니에를 '갈수록 발전하는, 주목하고 있는 생산자'로 거론했다. 기회가 된다면 그랑 쥬르 드 부르고뉴(Grands Jours de Bourgogne)에서 만나고 싶군^^;;





Domaine Georges Lignier et Fils, Bourgogne Passetoutgrain 2014 / 도멘 조르주 리니에 에 피스 부르고뉴 빠스투그랭 2014


맑은 루비 컬러에 오렌지림이 가볍게 감돈다. 코를 대면 스치는 탄산 뉘앙스, 레드커런트, 사우어 체리, 라즈베리 아로마. 입에서도 맑고 깨끗한 과일의 풍미가 가벼우면서도 우아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렌지 풍미에 붉은 꽃잎의 아로마가 고혹적으로 감돌며 토스히 힌트와 달콤한 캬라멜 시럽 힌트가 아주 사알짝! 곁들여진다. 


데일리 와인 답게 편안하고 가벼우면서도 대단히 매력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훈제 오리 구이와도 최적의 궁합. 화이트 미트나 내장 등의 잡고기, 소시지, 순대 등과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 딸기 같은 붉은 과일이나 가벼운 치즈와도 물론. 





알코올은 12%. 피노 누아2/3, 가메를 1/3 사용했는데 모두 모레 생 드니 내의 세 파셀에서 재배했다고.  피노 누아와 가메는 각각 발효하다가 나중에 블렌딩하며, 전 과정은 스테인레스 스틸 통에서 진행해 과실의 풍미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품질로 보나 출신으로 보나 이 정도 가격이면 보이는 대로 사야 할 와인이다. 문제는 보기 어렵다는 데 있지만ㅠㅠ 





너무 맛있어서 아침에 삼겹살 구워 한 잔 더 마셨다. 데일리 와인으로 최적! 나 같은 데일리 와인 드링커에게 안성맞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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