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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바이주·중국술

경주 / 京酒(JING JIU)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5. 16.



화요일마다 아파트 단지에 오는 찍먹식 탕수육과 함께. 오늘은 좀 오버쿡이지만 그래도 마이쪙.





아직 많이 남아있는 노주노교 이곡주를 마시려다가, 새로운 걸 맛보고 싶어서.





노주노교 이곡과 함께 GS슈퍼마켓에서 사온 경주(京酒). 예전 북경 출장 때 마신 적이 있는 술인데 그땐 정말 별 생각 없이 들이켰었지. 현지 대행사 담당자가 추천해 줬는데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서 현지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라고 했던 듯.


어라, 그런데 상단의 로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맞다! 게보린!! 오량액(五粮液)에 떡하니 붙어있던 로고다.




제조회사가 의빈오량액고분유한공사(宜賓五粮液股份有限公司)로 오량액과 같다. 어라, 그런데 뒤에 붙어있는 '출품(出品)'이 좀 애매하다. 그리고 하단에 써 있는 북경당업연주집단유한공사총경소(北京糖业烟酒集团有限公司总经销)는 또 뭐란 말인가?


총경소(总经销)란 독점판매라는 뜻으로 검색을 해 보니 북경당업연주공사에서 오량액에서 의뢰해 제조한 술을 독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오량액에서 만든 것이 맞긴 하다. 





게다가 재료도 고량, 쌀, 찹쌀, 밀, 옥수수 등 다섯가지 곡물로 오량액과 같다. 게다가 같은 발효 구덩이를 사용하며 적용하는 기술도 유사하다. 향형도 같다. 예를 들면 매일유업에서 이마트 PB우유 만들어 주는 것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다.


처음 출시된 것은 1997년. 경주에 대한 소개와 탄생과정을 잘 정리한 포스팅이 있어서 링크.





개봉. 나름 각 잡힌 모습이다. 뒤에 이곡주와 비교하면 더욱.





위조방지 캡슐도 적용하고.




오픈 방법은 쉽다. 툭 뜯어서 돌리면 됨.




뚜껑 안에도 위조방지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곡주는 그냥 트위스트 캡;;; 경주만 해도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닌 대중주라 가짜가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인기가 올라가서인지 나름 위조주가 있나 보다.




병 뒤쪽엔 이름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비교적 저렴한 술임에도 디자인도 나름 신경을 많이 쓴 듯. 중국 내 위상으로 보면 한국의 일품진로나 화요 25% 정도 되려나? 그보다는 대중적으로 더 인기있는 술인 것 같기도 하고.





농향형백주(浓香型白酒). 알코올은 38%.

 




그럼 맛은 어떨까? 맛도 우량예와 비슷할까? 가격은 1/10인데...





의빈오량액고분유한공사, 경주 / 宜賓五粮液股份有限公司, 京酒(JING JIU)


농향형 백주답게 상자를 오픈하자 마자 뚜껑을 열기 전부터 향긋한 내음이 폴폴 풍겨져 나온다. 잔에 따르니 지나치게 화사하거나 풍성하기보다는 비교적 정제된 향이다. 흰 꽃, 흰 과일의 향에 톡 쏘는 스파이스가 엣지있게 드러난달까. 입에 넣으면 처음엔 리몬첼로 같은 레몬(껍질)향과 (서양)배, 리찌 등이 먼저 느껴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파인애플 등 (노란) 열대과일 풍미가 백후추, 숙성향의 뉘앙스와 함께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가벼운 풋풋함이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 같기도. 비교적 깔끔한 미감에 좋은 구조와 밸런스를 지닌 술이다. 



2잔 쯤 마신 후 노주노교 이곡주와 비교해 보았다. 이곡주가 처음부터 파인애플처럼 노란 과일향을 폴폴 피워내며 입에서는 조금 눅진하고 깔끔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면, 경주는 스파이시한 향과 살짝 풋풋한 뉘앙스가 흰 과일향과 함께 단정하게 드러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노란 열대과일 풍미가 은근하게 드러나는 편이며 깔끔한 여운 또한 좋다. 경험을 되짚어 보면 우량예와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기도.





요거 좋군. 집앞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니 중국요리 먹을 때 애용할 만 하겠어.





빈자의 우량예라 할 만 하다. 인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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