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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Tommasi, Adorato Appassionato 2016 / 토마시 아도라토 아파시오나토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5. 27.



떡볶이, 순대, 튀김. 분식 사이에 고고한 와인 한 병. 데일리 와인의 자태는 이래야 하는 것이야!





이태리 베네토 지역의 네임드 와이너리, 토마시(Tommasi)의 화이트. 사실은 정신 없는 와중에 아래 Appassi... 어쩌고 하는 단어를 보고 '아파씨멘토 방식 포도를 사용한 와인인가 보다!' 하고 구입한 와인인데 백레이블을 보니 그런 표현은 어디에도 없다. 아파시멘토 방식을 썼다면 그런 언급을 하는 게 일반적일 텐데. 평상시의 나였으면 충분히 확인을 하거나 최소한 백레이블이라도 보고 샀을 텐데, 애를 데리고 가서 마음이 급하다 보니...





엄하게 Adorato의 뜻이 'Adored'라는 것만 소개하고 있다. 발효 후 4개월 동안 스테인레스 스틸 통에서 숙성했... 그래서 아파씨멘토 방식을 썼나효, 안 썼나효?


사실 아파씨멘토 방식의 화이트 와인인 줄 알고 산 이유는 예전 마시 마지앙코(Masi Masianco)를 너무나도 맛있게 마셨던 기억 때문이다. 25%의 완숙한 베르두쪼(Verduzzo)를 3주간 말려서 신선한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와 블렌딩한 이 와인은 정말 풍만한 바디와 탄탄한 구조, 짱짱한 과실 풍미를 보여줬었다. 그래서 토마시가 비슷한 방식을 썼다면 이 또한 제법 괜찮은 맛일 것 같아서.



그런데 토마시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아파시멘토에 대한 언급은 1도 없다. 백레이블의 설명과 유사한 얘기가 반복되고 있을 뿐. 수입사인 금양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Appassionato가 '아마로네 스타일의 독특한 양조 방식인 아파시멘토 공법을 뜻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아파씨멘토가 아마로네 스타일에만 쓰이는 것도 아닐 뿐더러 아파씨오나토가 아파씨멘토 공법을 의미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구글 검색에 의하면 Appassionato는 passionate, 그러니까 '열정적'이라는 뜻일 뿐이다. 그저 나처럼 순간적으로 의미를 혼동하기 좋은 단어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 보이는데... 참고로 아파시오나토 레드인 그라티치오(Graticcio)는 포도를 말리는 대나무 선반을 으미한다. (물론 그런 의미일 뿐이지 아파시멘토 방식을 썼다는 언급은 역시 없지만) 레드는 아파시멘토 방식을 적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긴 한다.


그래서, 과연 이 화이트 와인은 반건조 포도를 사용한 것인가요, 아닌가요??




맛은..



Tommasi, Adorato Appassionato 2016 / 토마시 아도라토 아파씨오나토 2016


레몬이 연상되는 옅은 노랑색. 코를 대면 핵과, 사과, 금귤, 가벼운 열대과일. 입에서도 비슷한 풍미가 이어지며 적절한 산미에 쌉쌀한 핵과 씨앗 같은 뉘앙스가 남는다. 미디엄 바디에 심플하고 무난한 것이 적당히 잘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맛은 아니다. 그저 무난하고 조금 심심하기도 하다. 안 살 이유도 없지만 굳이 사야 할 이유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750ml인데 병이 1리터는 될 것 처럼 길고 크다. 눈에는 잘 뜨이더구만. 알코올은 12.5%. 수입사 홈페이지에는 사용 품종을 트레비아노(Trebbiano), 가르가네가(Garganega), 기타 등으로 표시하고 있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걸로 봐서는 VdT급의 와인. 알코올은 12.5%. 무엇보다 아파시멘토 방식의 와인이 맞는지, 맞다면 비율이나 정도 등 상세 내용이 어떤지 궁금하다. 어쨌거나 마음에 들었다면 궁금증의 크기는 호기심 수준으로 작았겠지. 아무래도 다음에는 마시앙코를 사와야겠다. 



※ 와인업계의 지인이 '토마시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30일 정도 포도를 건조한다고 한다. 건조한 포도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아파시멘토 방식을 적용하기는 하는 모양. 확인해 주신 분의 정성과 노고에 감사를.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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