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모임 장소를 찾다가 발견한 숲으로 간 물고기. 스페인 지중해 스타일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음식점인데, 예약제로 코스 요리만 운영하신다. 준비한 여름 와인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이곳으로 낙점.
일단 편안한 인테리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든다.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좌석은 약 20석 정도 된다. 18명이 가장 적당하고, 25명까지 해 본 적은 있었는데 거의 스탠딩 파티 수준의 분위기가 되었다고.
10명 전후의 와인모임에 최적화된 공간인 것 같다.
아이스 버킷이 딱 내 취향이다. 4병 이상 들어가는 용량도 마음에 들고.
이 곳은 코스를 먹으면 콜키지는 프리다. 이 또한 와인 모임 하기에 최적의 조건. 단, 글라스를 교환하려면 잔당 5천원의 추가 차지가 있음.
아란치니와 비슷한 느낌의 타파스와 토마토 샐러드. 아직 한국에서는 흔히 재배되지 않는 품종들이라고. 토마토들이 비주얼도 다양하지만 맛 또한 정말 오묘했다... 하아. 토마토의 세계도 무궁무진하구만.
감바스와 치아바타. 재료가 평범한 듯 실하다. 술술 들어간다.
압도적이었던 빠에야. 와... 이건 정말 스페인에서 먹은 것 보다 더 맛있었다. 새우머리 등을 말려서 풍미가 농축되도록 소스 재료를 준비하신다고. 쌀은... 설명을 들었는데 까먹음. 어쨌거나 이거 먹으러 또 와얄 것 같은 느낌.
문어 뽈뽀. 문어의 식감은 마치 고기 같다. 문어로는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식감. 포실포실한 감자의 식감과 맛 또한 문어랑 잘 어울린다. 적당히 매운 맛을 더하는 파프리카 가루 또한 화룡점정.
앗, 그런데... 양갈비 사진을 안 찍었어ㅠㅠ 먹느라 정신팔리면 이렇다니까...
(어쩔 수 없이 구글링으로 퍼옴... 사진 구하는 대로 대체할 예정;;;)
저 호박 자리에 가지가 있었다. 상당히 단촐한 구성이고 똑같은 양갈비인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구우셨는지 신기할 따름.
코르크로 머리끈을 만드신 사장님. 마지막에 안주가 살짝 부족하자 치즈 플레이트와 본인이 드시던 과자(!)까지 내어 주셨다. 와인을 몇 잔 나누어 드렸더니 우리와도 기분좋게 어울리셨음. 와~ 음식 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으시다ㅎㅎㅎㅎㅎ
여긴 다시 안 올 수가 없는 곳. 숲으로 가든 산으로 가든 다시 오겠습니닼ㅋㅋㅋㅋ
신촌역에서 홍대로 꺾이는 3거리의 모퉁이 2층에 있다. 1층의 헌책방을 보고 찾아오면 됨.
마신 와인들. 오른쪽 뒤에 숨어 있는 1.5L 상그리아 팩까지 남김없이 싸악 마셨다. 역시 각1병으로는 모자라지, 아믄.
메모를 중심으로 간단히 인상만.
Chateau Beausoleil Brut Reserve NV Blanquette de Limoux / 샤토 보솔레이 브뤼 리저브 NV 블랑케트 드 리무
잔잔한 거품에 온화한 인상, 잘 익은 사과, 핵과 씨, 오렌지 껍질, 가벼운 후추(?). 입에서는 밀납의 쌉쌀함이 가볍게 느껴지며 사과, 청포도 과육 풍미에 꿀 뉘앙스가 드러난다. 산미도, 드라이한 정도도 풍미와 좋은 밸런스를 이루는 듯.
마트에서 1.5만에 구입한 녀석 치고는 퍼포먼스가 상당히 좋다. 샴페인보다 150년 먼저 전통방식 스파클링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리무의 스파클링 와인. 토착 품종인 모작(Mauzac)을 중심으로 샤르도네와 슈냉 블랑을 블렌딩한 듯.
Mora & Memo, Tino Vermentino di Sardgna 2016 / 모라 & 메모 틴토 베르멘티노 디 사르데냐 2016
사기 전 가볍게 테이스팅했을 때와 같이 강한 페트롤 미네랄이 탑 노트에서부터 치고 올라와 끝까지 유지된다. 핵과, 꿀, 말린 허브 힌트. 입에서는 과하지 않은(외려 중도 이하에 가까운) 트로피칼 프루츠, 완숙한 노란 과육 풍미 등과 함께 핵과씨의 쌉쌀함과 바다의 짭짤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듯 하다. 좋은 구조감과 약간의 바디감을 지닌 흥미로운 화이트.
10여 년 전 쯤 이태리에서 하프 보틀로 마신 사르데냐 베르멘티노는 대단히 가벼운 스타일이었는데, 이런 와인도 나오는구나.
Chateau Miraval (Blanc) 2015 Cotes de Provence / 샤토 미라발 블랑 2015 꼬뜨 드 프로방스
14K 이하의 금빛 뉘앙스가 살짝 감도는 옐로 컬러. 화사함과 단아함이 뒤섞인 고혹적인 꽃 향기에 더해지는 은은한 노란 과일 아로마, 가벼운 구수함과 이스티 힌트. 은근히 쌉싸름한 첫 느낌과 살짝 달싹한 피니시. 상당히 매력적인 화이트다. 솔직히 샤토 미라발은 로제보다는 화이트가 내 마음을 잡아끌었다. 로맨틱한 자리에 곁들인다면 성공적.
Chateau Miraval (Rose) 2015 Cotes de Provence / 샤토 미라발 로제 2015 꼬뜨 드 프로방스
옅은 살몬 핑크. 오미자 혹은 작은 붉은 베리 껍질의 알싸함과 쌉쌀함. 입에 넣으면 편안하니 밸런스가 좋다. 체리, 가벼운 붉은 베리, 조미 안한 아몬드 뉘앙스. 맛있다는 느낌이 드는 로제지만 인상이나 포스는 좀 아쉽다. 이번 구입가와 같은 할인가라면 즐길만 함.
Domaine Anne Gros, Bourgogne Rose Gelee de Raisons 2016 / 도멘 안 그로 부르고뉴 로제 젤레 드 헤종 2016
지인이 안 그로에서 직접 가져와 선물한 요 특별한 와인은 별도 포스팅으로.
양갈비가 나오는 바람에 화이트를 중간에 끊고 레드부터.
E. Guigal, Chateauneuf du Pape 2013 / 이 기갈 샤토네프 뒤 파프 2013
오프빈티지라지만 기갈은 기갈, CdP는 CdP. 오히려 벌써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시나몬, 정향, 은은한 우디함, 검붉은 과일 풍미가 온화하게 드러나며 탄닌 또한 부드럽다. 은은하게 풍기는 숙성 뉘앙스 또한 매력적. 양갈비랑은 이미 내연의 관계.
Theopetra Estate, Limniona 2014 Meteora PGI / 테오페트라 에스테이트 림니오나 2014
확연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 붉은 꽃, 바이올렛, 자두, 블랙커런트 아로마, 은은한 향신료 힌트. 입에 넣으면 적정한 산미와 촘촘한 탄닌감이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코에서와는 다르게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검은 계열의 베리 풍미 중심. 미디엄풀 바디에 온화한 여운. 아름답다. 순한데 강단있다.
프렌치 오크 통에서 발효하고 프렌치 & 아메리칸 오크 바리크에서 12개월 숙성 후 병입하여 다시 12개월을 숙성했다. 과일과 오크의 풍미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어우러지는 와인이다. 중장기 숙성으로 매력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은 와인. 림니오나 품종 자체가 온화하면서도 높은 산미와 탄닌, 알코올을 낼 수 있는 품종으로 장기 숙성에 적당하다고 한다.
대단히 궁금했던 와인인데, 이제 대단히 사고 싶은 와인으로 바뀌었다. 다음 기회에 꼭 다시 사야지.
그리고 나머지 공부... 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와인들. 잘 만드는 생산자는 엔트리급부터 다르다. 메모를 남길 새도 없이 너무나 맛있게 마셨음.
Wente, Morning Fog Chardonnay 2016 Livermore Valley / 웬티 모닝 포그 샤르도네 2016
Jeane Gaillard, Viognier 2015 Collines Rhodaniennes / 잔느 가이야르 비오니에 2015
빠른 시일 내에, 이 더위가 가시기 전에 한 번 더.
20180808@숲으로간물고기(신촌)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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