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폰토디. 아들 빈티지라 왠지 못 마시고 있었는데 업진살을 구운 크리스마스 점심에 참지 못하고 그만. 그나저나 티스토리 모바일 앱으로 올렸더니 사진이 작아져버렸다. 티스토리는 당췌 언제쯤 모바일 앱을 개선할런지... 쯧쯧.
폰토디는 토스카나 전통 기와 재료인 테라코타를 만들던 마네티(Manetti) 가문이 1968년 판짜노(Panzano) 마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70ha에 달하는 포도밭은 유기농 인증을 받았으며 그들이 키우는 키안티의 전통 소 품종인 키아니나의 분뇨도 유기농 비료로 활용한다고. 재배하는 품종의 90%는 주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이며, 이외에 피노 네로(Pinot Nero)나 시라(Syrah),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도 키운다.
폰토디 와이너리가 위치한 판짜노 마을은 자타 공인 키안티 클라시코 최고의 포도밭을 보유한 마을로, 그랑 크뤼 제도가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그랑 크뤼가 될 지역으로 꼽힌다. 키안티 클라시코 거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지역적으로는 그레베 인 키안티(Greve in Chianti) 지역에 포함된다. 포도밭은 대부분 해발 350-450m 정도에 위치하며 부스러진 셰일(shale, 이판암)과 토스카나의 특징적인 편암 토양인 갈레스트로(galestro), 그리고 석회암(limestone) 토양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산지오베제 재배에 최적이다. 판짜노에서도 대표적인 포도밭이 위치한 지역이 바로 폰토디가 자리잡은 콘카 도로(Conca d'Oro)인데, 이는 황금 분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살짝 구운 한우 차돌박이와 한 잔, 그리고 미디엄으로 구운 업진살과 다시 한 잔.
Fontodi, Chianti Classico 2013 /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2013
키안티 클라시코 치고는 제법 진한 검붉은 루비 컬러. 구수한 토스티함이 살짝 감돈 후 바이올렛, 체리, 완숙한 붉은 자두와 베리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임팩트있는 첫 인상에 제법 단단한 구조감. 유려한 질감을 타고 잘 익은 붉은 과일의 풍미가 매력적으로 전해진다. 쫀쫀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탄닌, 미디엄 산미, 미디엄+ 정도의 바디. 딱 맛있다. 앞으로도 몇 년 정도는 다소간의 변화와 함께 누구라도 즐겁게 마실 만한 와인이다. 끼안띠 끌라시꼬라면 대체로 좋아하는 나지만, 이 정도 급의 키안티 클라시코는 정말 특별하다. 최근 수입사가 신세계로 바뀐 후 비교적 접근 가능한 가격에 자주 풀리고 있다. 강추.
포도는 자가 소유 밭에서 손으로 수확한다. 토착 이스트로 양조하여 2주 동안 온도 조절 탱크에서 발효 및 침용한 후 알리에/트롱셰 오크에서 18개월 숙성. 100% 산지오베제.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