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의 야식... 라고 쓰고 야근 후 늦은 저녁식사 라고 읽는다.
한 잔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
홈플러스에서 사 온 베리 브로스 앤드 러드(Berry Bros & Rudd)의 랑그독 삐노 누아다. 이사하느라 먼지가 쌓였을 잔들은 미리 행궈 주었다. 겉은 린넨으로 닦고 안은 따르기 전에 와인으로 가볍게 린스를 해서 물기를 없애 주면 완성.
가볍게 맥주나 마실까 하다가 순대 하면 왠지 가메나 피노 누아가 떠올라서.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지만 실제로도 잘 어울리는 궁합.
먼저 리델 베리타스 뉴 월드 피노 잔에.
Berry Bros & Rudd, Pinot Noir Pays d'Oc 2017 / 베리 브라더스 앤드 러드 피노 누아 페이 독 2017
피노 치고는 진한, 검보라빛 감도는 루비 레드. 코를 대면 보라빛 꽃향기와 정향, 스모키 힌트가 먼전 드러나며, 뒤이어 붉은 베리와 체리, 자두 등 붉은 과일의 풍미가 진한 컬러에 맞게 제법 강하게 드러난다. 입에서 역시 딸기나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도드라지는데 강한 알콜과 두툼한 질감이 그런 느낌을 강화한다. 많거나 거칠지는 않음에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탄닌, 낮은 산미, 풍만한 느낌의 미디엄풀 바디.
부르고뉴 피노누아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이다. 아니, 기존의 피노 누아 와인 자체와 다른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맛없는 와인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일반적인 피노 누아를 생각하고 마신다면 실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잘토 피노 누아 잔에 마시니 딸기잼 같은 진득한 풍미가 도드라진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델 잔에 마시는 게 낫다.
알코올은 14%. 백레이블에도 부르고뉴와는 다른 스타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런 와인을 좋아하는 분도 분명히 있을 거다. 맛이 없는 와인이 아니다. 일반적인 피노를 생각하고 구매했다면 실망하겠지만 그저 맛있는 와인을 마시고 싶었다면 만족할 수도 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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