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용하는 이마트의 아르헨티나산 냉동 대하. 올리브유/버터에 마늘과 스파이스를 넣고 요리하면 껍질에 밴 기름까지 맛있기 때문에 쪽쪽 빨아먹게 된다.
따 놓았던 부르고뉴 피노를 포기하고 새로운 로제를 열였다.
와인앤모어의 5월 할인 품목 중 하나인 브루몽의 데일리 와인 중 한 병. 알랭 브루몽(Alain Brumont)은 샤토 몽투스(Chateau Montus)로 프랑스 남서부의 마디랑(Madiran) 지역을 전 세계에 알린 명성 높은 와인메이커다. 그에게 와인 메이킹은 가업으로 물려받은 생업일 뿐이었으나,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 등의 와인을 맛본 후 자신도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신념을 갖게 된다. 이후 샤토 몽투스 퀴베 프레스티지(Chateau Montus Cuvee Prestige)가 1989년 스위스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페트뤼스(Petrus)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남서부의 페트뤼스로 불리게 된다. 2011년 알랭 브루몽 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그의 안광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쨌거나 몽투스는 몽투스고, 라 가스코뉴 달랭 브루몽(La Gascogne d'Alain Brumont)은 쉽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데일리 와인이다. 레드 와인만 빼고 빼고 화이트, 디저트까지 세 병을 사왔는데 이 녀석을 가장 먼저 열게 되었다.
코르크는 디암(Diam)을 썼다.
코르크 조각을 접착제로 붙인 저급 코르크로 오해할 거라고 걱정했는지, 다양한 언어로 설명해 놓았다.
핵심은 요거. without cork taint. 디암 코르크는 부쇼네 걱정이 없는 안전한 코르크다. 알사스의 위겔(Hugel) 등 많은 생산자들이 애용하고 있다.
백레이블의 설명 또한 유난히 친절하다. 타나, 시라, 메를로 세 품종을 사용했는데 메를로는 벨벳/새틴 같은 질감, 타나는 생생한 에너지, 시라는 라즈베리와 레드커런트 풍미를 부여한단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40년 수령의 올드 바인이다.
La Gascogne d'Alain Brumont, Tananat-Syrah-Merlot Rose 2016 Cotes de Gascogne
라 가스코뉴 달랭 브뤼몽 타나 시라 메를로 로제 2016 코트 드 가스코뉴
다홍빛이 감도는 어여쁜 살구색. 잘 익은 복숭아가 연상되는 색이다. 코를 대면 오렌지 속껍질 같은 상큼 쌉싸름함. 뒤이어 천도 복숭아, 살구, 자두 등 핵과육 풍미가 가볍게, 조금은 들뜨듯이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핵과와 감귤류의 시트러스 풍미가 드러나는데 산미는 높지 않고 조금은 심심한 느낌. 가벼운 쌉쌀함이 말미에 느껴지는데 여운은 길지 않다기보다는 뚝 끊어진다. 그래도 마실만은 하고 음식들과도 무난한 편.
새우랑 맛있게 잘 먹었다. 즐거운 주말 저녁.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