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파트 단지 장터에서 돈가스를 샀다.
썰었지.
썰었으니 와인.
어라, 그런데 썬다는 것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레이블이다. 쿵푸 걸...
게다가 이 레이블은 우마 써먼 주연의 <킬 빌(Kill Bill)의 대결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이 와인을 처음 만든 찰스 스미스는 스칸디나비아에서 락 밴드 매니저를 했을 정도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인데, 1999년부터 워싱턴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2007년엔 <푸드 & 와인(Food & Wine)> 매거진이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다시 2014년엔 <와인 앤쑤지애스트(Wine Enthusiast)>가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했다.
쿵푸 걸은 2006년 처음 출시되었는데 고품질 워싱턴 와인을 적절한 가격에 선보이고자 했던 찰스 스미스의 다섯 브랜드 중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지만 2016년 찰스 스미스는 소규모(이지만 프리미엄인) 프로젝트에 집중하려는 의도에 따라 이 브랜드들을 매각했고, 현재는 거대 주류 그룹인 콘스틸레이션(Constellation) 사의 소유가 되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코스트코에서 16,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와인을 구할 수 있는 것인 지도. 그나저나 영국에서도 14파운드인데 한국에서 16,000원이면 엄청 저렴하네;;
Charles Smith Wines, Kungfu Girl Riesling 2017 Columbia Valley
찰스 스미스 와인즈 쿵푸 걸 리슬링 2017 콜럼비아 밸리
은은한 볏짚색. 백도, 살구 같은 핵과부터 감귤과 라임, 사과까지 다양한 과일 풍미가 제법 풍성하게 드러난다. 흰 꽃 아로마와 연기 미네랄은 거들뿐. 전체적인 인상은 과일 풍미가 주도하는 듯. 상큼한 신맛과 적절하게 느껴지는 오프 드라이 정도의 단맛의 균형이 매우 적절하다. 알코올 함량도 12%로 높지 않은데, 그마저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
작정하고 중국이나 태국 요리 같은 아시안 푸드와의 페어링을 위해 만든 와인인데, 그 의도에 정확히 부합할 듯 싶다. 돈가스와도 좋았고, 이후에 먹은 뿌팟퐁 커리와도 아주 괜찮았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마셨던 쿵푸 걸은 이보다는 조금 미묘한 뭔가가 있었던 기억인데... 기록을 남겨두지 않아서 명확하진 않지만 스타일이 바뀐 것인지 궁금하다.
어쨌거나 다음에 코스트코에 가면 또 사 와야지. 아예 로제(Rose)나 시라(Syrah) 같은 찰스 스미스 와인즈의 다른 브랜드들도 코스트코에 같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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