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다우 20년 숙성 토니 포트(Dow's 20 Years Old Aged Tawny Port).
개인적으로 장기 숙성 토니 포트 중에 20년 숙성을 가장 선호한다. 과일 풍미와 숙성 뉘앙스가 가장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무엇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이기 때문이다. 30년 숙성 이상은 가격이 넘사벽으로 올라가기 때문에...ㅠㅠ
삼각기둥 모양의 케이스의 한 면에 영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세 가지 언어로 다우(Dow's)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다. 핵심 포도밭인 퀸타 도 봄핌(Quinta do Bomfim)과 퀸타 다 세뇨라 다 리베이라(Quinta da Senhora da Ribeira)를 특별히 언급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
다우는 세계 포트 와인 점유율 2위인 시밍턴 패밀리(Symington Family)가 소유한 포트 메이커 중 하나다. 시밍턴 패밀리는 다우 외에도 그라함(Graham's), 워어(Warre's), 콕번(Cockburn's) 등 굵직한 포트 생산자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이자 시밍턴 패밀리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회사는 바로 테일러(Taylor's)와 폰세카(Fonseca) 등을 보유한 테일러 플라드게이트 & 이트맨(Taylor, Fladgate, & Yeatman).
빈티지 포트 테이스팅 노트와 함께 다우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 포스팅.
다른 면에는 20년 숙성 토니 포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트는 크게 빈티지 포트(Vintage Port)와 같은 병 숙성 스타일(bottle aged Port types)과 루비 포트(Ruby Port), 토니 포트(Tawny Port)와 같은 통 숙성 스타일(wood aged Port types)로 나뉘는데, 20년 숙성 토니 포트는 당연히 통 숙성 스타일.
포트 와인의 양조 방식과 스타일에 대해 개괄한 아티클.
하단에는 시밍턴 패밀리의 4대째 마스터 블렌더인 찰스 시밍턴(Charles Symington)의 사인이 있다.
다른 면의 하단에는 시밍턴 패밀리의 문장과 함께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는 가문들의 모임인 PFV(Primum Familiae Vini)의 문양도 새겨져 있다. PFV는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 테누타 산 귀도(Tenuta San Guido), 페랑(Perrin), 샴페인 폴 로저(Champagne Pol Roger), 에곤 뮐러(Egon Müller) 등이 포함된 명가들의 모임.
케이스 오픈. 난 이런 케이스가 쓸데없이 좋더라^^;;
병이 예전보다 세련되게 바뀌었다. 정수지 기자님 기사에 따르면 최근에 병 뿐만 아니라 풍미의 스펙트럼 또한 변경되었다고.
백 레이블에도 케이스와 같이 간단한 설명이 있다. 그리고 아래 문구가 잘렸는데, 사실 그게 중요한 내용이라 옮겨 본다.
"Serve Lightly Chilled."
살짝 차갑게 마시라는 얘기다. 포트 중에서도 섬세한 스타일인 장기 숙성 토니 포트는 섭씨 12-14 정도로 살짝 차게 해서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와인을 즐길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온도인데, 사실 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온도다. 미지근한 맥주가 맛이 없듯, 와인도 적절한 온도가 아니면 자신의 매력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 즐기는 대표적인 빵들인 슈톨렌(Stollen)과 파네토네(Panettone)와 함께 즐겼다.
잘토 디저트 와인 글라스와 리델 스피릿 글라스 사용. 확실히 잘토 디저트 와인 글라스가 향을 더욱 풍성하게 피워 낸다. 잘토 잔을 아버지께 양보하고 나는 리델 글라스로.
Dow's 20 years old Aged Tawny Port / 다우 20년 숙성 토니 포트
갈색 빛이 감도는 매혹적인 루비 컬러. 가볍게 톡 쏘는 스파이스와 은은한 허브향이 살짝 감돌며 본격적으로 말린 무화과, 말린 레드 베리, 감초와 견과 뉘앙스, 그리고 커피 힌트. 입에서도 말린 과일과 너티한 뉘앙스, 그리고 은은한 스파이스와 모카 뉘앙스가 이어지는데, 생각보다 단맛이 강하지 않아 깔끔하면서도 여운이 길다.
같이 마신 아버지도 상당히 호평. 술을 즐기는 분이라면 누구한테 내 놓아도 싫은 소리를 듣지는 않을 와인이다.
쌀쌀한 날씨와 겨울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다우 20년 숙성 토니 포트. 주정강화 와인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올 때마다 한 병씩 구매해야 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