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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Bruichladdich, The Botanist Islay Dry Gin / 브룩라디 더 보타니스트 아일라 드라이 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3. 30.

 

아일라 섬에서 온 아티자날 드라이 진(Islay Artisanal Dry Gin).

 

더 보타니스트(The Botanist).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의 9개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소 중 하나인 브룩라디에서 만드는 고품격 진이다.

 

출처: https://cafe.naver.com/whiskycognac/102035

아홉 가지 진의 기본 원료 외에 아일라 섬에 자생하는 야생 식물(Botanicals) 22종을 사용해 만든다. 더 보타니스트 진이라는 이름은 이 야생 식물들을 채취한 식물 채집가들을 기리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보타니스트 진 홈페이지에 방문하면 22가지 야생 식물의 이미지와 설명을 볼 수 있다.

 

좋은 진에는 좋은 토닉워터가 필요한 법. 하지만 진토닉을 말기에 앞서 제대로 맛을 봐야겠지.

 

독한 술이니 안주를 준비하고,

 

기물 세팅. 온더락 글라스는 쇼트 즈위젤 모도 시리즈, 스피릿 글라스는 리델 비늄 시리즈를 준비했다.

 

Bruichladdich, The Botanist Islay Dry Gin / 브룩라디 더 보타니스트 아일라 드라이 진

드라이 진 특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주니퍼 베리 향이 가장 먼저 밀도 높게 드러난다. 뒤이어 상쾌한 레몬과 싱그러운 청사과, 향긋한 애플민트, 톡 쏘는 백후추류의 스파이스와 자몽 껍질까지. 정말 복합적인 아로마들이 켜켜이 층을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밀푀유 같은 진이랄까. 충분히 향을 즐긴 후 가볍게 한 모금 입에 넣으면 진 답게 쨍한 첫 느낌. 하지만 입에 머금고 살짝 굴리다가 천천히 삼키면 매끈한 유질감을 타고 단맛만 쏙 뺀 시트러스와 자두, 청포도 풍미에 진한 플로럴 허브 뉘앙스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려간다. 솔직히 웬만한 진은 그냥 마시기 힘들어하는 편인데, 보타니스트 진은 니트로 살살 달래 가며 마시기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진이다. 감동.

 

브룩라디의 증류 책임자 애덤 하넷의 테이스팅 노트. 밀도 높은 풍미에 균형감 좋은 진임이 테이스팅 노트에서도 드러난다.

 

이번에는 진토닉으로.

 

네모진 얼음을 층층히 쌓고 싶었는데 아뿔싸, 애들이 낮에 다 먹었다고-_-;; 어쩔 수 없이 위스키 온더락 용으로 얼려 놓은 둥근 얼음을 썼다.

 

보타니스트 진 45ml을 따른 후 토마스 헨리 토닉 워터 200ml를 아낌없이 부었다. 그리고 레몬즙 한 방울. 레몬 슬라이스가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운 대로 레몬즙을 썼다.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보타니스트 진의 풍미를 가릴 것 같아 딱 한 방울만.

 

깔끔한 진 토닉 완성. 확실히 좋은 토닉 워터를 쓰니 진의 맛을 잘 살려 주며 조화를 이룬다.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 올여름 더위 퇴치용 주류 리스트에 보타니스트 진 토닉도 추가다.

 


사실 지난 주말에도 보타니스트 진으로 진토닉을 만들어 마셨었다.

 

닭똥집을 소금구이로,

 

그리고 양념구이로 구워서,

낮술의 여유를 즐겼었는데,

 

아쉽게도 토닉워터가 빠울이었다;;  ㅈㄹ 토닉워터, 그것도 깔라만시 맛을 썼더니 진의 풍미를 싸악 잡아먹었다. 다시는 그런 실수는 하지 않겠다. 토마스 헨리 토닉을 쓸 수 없다면 차라리 그냥 탄산수를 사용하는 게 낫다.

 

어쨌거나 보타니스트 진은 정말 복합적인 풍미가 다층적으로 드러나는 훌륭한 진이다. 게다가 병 디자인도 얼마나 예쁜지. 사이즈도 700ml, 350ml는 물론 200ml짜리 작은 병도 있어서 혼술족인 나에게 딱이다. 조만간 또 사게 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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