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모젤 리슬링(Mosel Riesling). 어제 따 놓은 레드가 있었는데 화이트를 다시 오픈한 덴 이유가 있었다.
착한 이웃분께 친가+처가에서 온 김치를 나누어드렸더니, 참게가 되어 돌아왔기 때문. 역시 이웃 사랑♥
왠지 슬픈 눈의 참게... 얼음 속에서 움츠러들었지만 아직 살아서 집게발을 벌리며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하지만 깨끗하게 목욕재계한 후,
사우나실로 들어가실 몸...
사실 킹크랩이나 털게, 대게, 꽃게찜은 먹어봤어도이렇게 큰 참게를 쪄서 먹기는 처음인 것 같다.
참게는 꽃게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식용 게 중 하나인데, 크고 작은 하천 유역이나 바다와 가까운 민물에서 살다가 바다로 가서 알을 낳는다. 부화한 어린 게들은 하천을 따라 올라오며 성장한 후, 알을 낳을 때쯤 다시 바다로 가는 순환고리. 이렇게 번식하러 바다로 내려가는 녀석들을 잡아서 주로 간장게장이나 매운탕, 찜용으로 사용한다. 폐 디스토마의 중간 숙주이기 때문에 잘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30분 정도 푹 쪘더니 게 냄새부터가 아쥬... ♥♡♥♡♥
일단 두 마리만 꺼냈다.
몸통은 꽃게보다 좀 작은 것 같은데 다리들이 훨씬 튼실하다. 실제로 살을 발라먹는데 얇은 다리까지도 살이 꽉 차 있더라는. 워낙 싱싱한 활게들이라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다섯 마리를 앉은 자리에서 다 먹었는데, 식어도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것이 아주 맛있었다. 앞으로는 킹크랩이나 꽃게보다는 요 참게를 크고 싱싱한 놈으로 사서 쪄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어떻게 구하셨는지 착한 이웃분께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꽃게와 곁들인 와인. 보통 게와는 전통 방식 스파클링이나 가볍게 오크 터치가 있는 샤르도네를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마침 셀러에 남은 게 없어서 리슬링을 골랐다. 조리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게와 잘 어울리는 와인은 샤르도네(Chardonnay), 리슬링(Riesling), 그리고 피노 그리(Pinot Gris)가 대표적이다.
칼 뢰벤(Carl Loewen)은 중부 모젤(Mittelmosel)에서도 남서쪽에 위치한 라이벤(Leiwen) 지역에 위치한 와이너리다. 트리튼하임(Trittenheim)과 루버(Ruwer) 지역 사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듯. 1803년 시작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특히 드라이한 리슬링을 잘 만드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밭 중 특히 막시민 헤렌베르크(Maximin Herrenberg Erste Lage)는 1893년 식재되어 접붙이기를 하지 않은 밭으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소유한 포도밭에 고목들이 상당히 많다고.
이 와인 또한 50-70년 수령의 고목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Alte Reben이 바로 독일어로 old vines이라는 뜻. "Winzer des Jahres"는 올해의 와인메이커라는 뜻으로 스튜어트 피곳(Stuart Pigott)이라는 와인 평론가가 선정했나 보다.
포도나무를 트레이닝한 형태가 포도밭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드러내는 듯 하다^^ 실제로 그들은 나무를 최대한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품질에 가장 중요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와인 오픈.
디암(Diam 10) 코르크를 사용했다.
Carl Loewen, Riesling Alte Reben 2018 Mosel / 칼 뢰벤 리슬링 알테 레벤 2018 모젤
짙은 황금빛. 코를 대면 잘 익은 핵과의 달콤한 내음과 레몬청의 상큼한 향기와 함께 미네랄 뉘앙스가 강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둥근 질감과 함께 잘 익은 과일의 밀도 높은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는 것 같다. 드라이 와인이지만 가벼운 단맛이 느껴지며, 단맛과 풍성환 과일 풍미가 강한 신맛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심플하지만 명확하게 맛있는 와인.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포도를 압착한 후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하여 100일간 리와 함께 숙성 후 병입한다.
우리를 위해 희생한 참게의 서글서글한 눈빛을 기억하며... 다음에 또 만나~♡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