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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Samuel Smith, Organic Strawberry Fruit Beer / 사무엘 스미스 오가닉 스트로베리 프루트 비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2. 22.

사무엘 스미스(Samuel Smith) 맥주 3종. 이런저런 맥주 서적에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사본 건 처음이다. 레이블이 조금 번잡한 듯 촌스러운 듯한데, 좋게 말하면 '레트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ㅋㅋㅋ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압도적인 라인업들이 고전적인 느낌의 사진 한 장으로 표현돼 있다. 와... 정말 이렇게 진정 촌스러운데 레알 아름답기도 쉽지는 않을 듯.

스크롤을 내리면 브루어리의 역사와 특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무엘 스미스는 1758년 설립된 영국 요크셔에서 가장 오래된 브루어리다. 설립된 곳은 태드캐스터(Tadcaster)라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1847년 사무엘 스미스가 인수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고. 마이크로 브루어리를 지향하는 곳이지만 현재는 영국 전역에 맥주를 공급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영국 크래프트 브루어리 중에는 규모가 가장 크다는 듯. 하지만 1800년대부터 사용하던 효모를 유지하고, 홉 필렛이 아닌 영국산 홀 드라이 홉(whole dried hops)을 사용하며, 숙성에 사용하는 오크통을 직접 만드는 등 전통을 지키고 있다. 게다가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천연 재료들을 사용해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한다. 가히 전통과 자연을 존중하며 만드는 맥주라 할 만하다. 심지어 태드캐스터 내에 배달도 영국산 말로 한다고...

 

어쨌거나 저녁을 위한 맥주는 세 가지 중 '딸기'로 골랐다. 저녁 메뉴가 풀밭(?!)이다 보니 딸기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왠지 비틀즈의 <Strawberry Field forever>가 떠오른다. 가사는 아무 상관 없지만... ㅋㅋㅋㅋ

 

저녁 메뉴의 정체는 매실청과 오미자 식초를 넣은 간장 양념장을 곁들인 세발나물 우삼겹 샐러드와 올리브유와 화이트 발사믹, 페코리노 치즈와 소금 후추로 맛을 낸 로메인 닭가슴살 샐러드. 샐러드니까 살 안 찜.

 

크라운 캡엔 브루어리의 로고가 인쇄돼 있다. 로고만 보면 꼭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의 문장 같기도.

 

그보다 병목의 딸기가 인상적. 로고도 그렇고 브런치 카페에서 팔아도 반응이 좋을 것 같은데.

 

알코올 5.1%,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 맥아, 밀 맥아, 사탕수수, 딸기 농축액 4%, 딸기 추출물 2%, 홉, 이스트. 앞의 와이너리 설명에서 본 대로 사용된 재료들이 모두 유기농이다. 유기농 인증 번호도 있음. 과연 맛은 어떨까?

 

Samuel Smith, Organic Strawberry Fruit Beer / 사무엘 스미스 오가닉 스트로베리 프루트 비어

뭔가 갈변한 딸기즙 같이 오묘하게 탁하고 죽은 붉은빛이 도는 앰버 컬러. 헤드도 성글고 거칠어서 비주얼은 영 아니긴 한데, 캡을 열어 맥주를 따를 때부터 피어나는 향긋하고 달콤한 딸기향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코를 대면 완연한 딸기 주스. 거기에 시원한 홉 향이 살짝 섞여 있다. 입에 넣으면 달콤한 딸기맛에 혀가 녹아내린다. 이렇게 달콤한데 베이스가 되는 에일과 별다른 충돌 없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게 놀랍다. 게다가 술술 넘기다 보면 약간 쌉쌀한 여운이 남는데, 이게 달아서 물리는 느낌을 막아준다. 

샐러드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딱 한 잔으로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긴 듯. 

 

레이블이 귀여워서 한 번 맛이나 보자 하고 산 거였는데 예상외의 보물을 발견한 느낌. 아주 만족스럽다. 사무엘 스미스의 다른 맥주들도 다 마셔보고 싶을 정도로. 찐팬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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