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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02. 에브리데이 와인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제라르 베르트랑(Gerard Bertrand)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2. 3.

진정 훌륭한 생산자는 어마어마한 와인을 소량 생산하는 부띠끄 와이너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엔트리급 와인조차 감탄스럽게 만드는 생산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제라르 베르트랑은 엄지 척을 할 수밖에 없는 생산자다. 이날도 주인공이었던 샤토 호스피탈레 외에 초반에 소개된 오렌지 골드(Orange Gold)가 내 맘을 사로잡았다. 오렌지 와인이고 자시고 따질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맛있는 와인이다. WINE25+ 앱에서 3만 원이면 살 수 있는 가격까지 매력적인 와인. 이런 와인이 많아져야 와인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 아닐지. 손바닥만 한 포도밭 앞에 돈다발 싸들고 줄 설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에브리데이 와인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제라르 베르트랑(Gerard Bertrand)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전역에서 와인을 만든다.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렴한 와인부터 애호가의 추앙을 받는 고가의 프리미엄 와인까지 정말 다양하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많은 와인들을 하나같이 다 제대로 잘 만든다는 점이다. 제라르 베르트랑의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얀 비써(Jan Visser) 세일즈 디렉터가 한국을 찾았다. 방한 기념으로 서울 청담동 레스토랑 살롱 뒤 부케에서 진행된 디너에서는 제라르 베르트랑의 대중적인 와인들과 프리미엄 와인들을 고루 만나볼 수 있었다.

 

[ 제라르 베르트랑의 세일즈 디렉터 얀 비써 ]

제라르 베르트랑은 저가 와인 생산지로 알려져 있던 랑그독 루시옹에서도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생산자 중 하나다. 그는 1975년부터 아버지와 일하며 와인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1987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업을 물려받았고, 5년 후에는 남프랑스 전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회사를 설립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그의 와인은 저가든 고가든 기본적으로 맛이 있다. 제라르 베르트랑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가 맛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와인이 주는 감동과 와인에 담긴 메시지와 영감 또한 중시한다. 때문에 남프랑스의 지역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며, 테루아가 잘 표현되도록 유기농 혹은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하는 경우도 많다. 

[ 제라르 베르트랑 로고 ]

제라르 베르트랑의 로고에는 긴 타원 안에 남프랑스의 전형적인 십자가 문양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나눔과 평화를 상징하는 두 마리의 새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얀 비써 세일즈 디렉터는 “와인은 둘이 나눠 마셔야 맛있다”는 의미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십자가 양쪽으로 처음을 뜻하는 알파(Α)와 마지막을 뜻하는 오메가(ω)가 매달려 있는데, 이는 자연의 순환을 의미한다. 제라르 베르트랑이 추구하는 철학이나 오가닉, 바이오다이내믹 같은 자연친화적 농법과 잘 어울리는 로고라고 할 수 있다.

 

[ 샤토 로스피탈레 ]

특히 이날 메인 와인으로 등장한 샤토 로스피탈레(Chateau L'Hospitalet)는 2015년 랑그독(Languedoc) 지역에 신설된 라 클라프(La Clape)   AOP에서 생산하는 와인이다. 나르본 바로 동쪽에 위치한 라 클라프는 10km 거리에 있는 지중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얀 비써 세일즈 매니저는 “프랑스에서 가장 바람이 강한 곳 중 하나로, 250일은 강풍이 분다”라고 소개했다. 바람 덕분에 병충해가 적어 포도나무에는 최적이지만, 재배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환경이라고 한다. 해발 고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배수가 잘 되고 미네랄이 풍부한 점토와 모래, 사암 등이 섞인 토양이다. 레드와 화이트 와인 모두 훌륭하며, 앞으로 랑그독 지역을 견인해 갈 AOC로 각광받고 있다. 

이날 만난 제라르 베르트랑의 와인들을 소개한다.

 

제라르 베르트랑, 꼬뜨 데 로즈 Gerard Bertrand, Cote des Roses 2022

향긋한 꽃향기와 달콤한 백도, 서양배, 딸기 같은 붉은 베리, 자몽 같은 시트러스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신선하고 편안하며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 또한 일품. 예쁜 병, 아름다운 컬러, 맛과 품질, 가격에 이르기까지 모두 만족할 수밖에 없는 와인이다. 웰컴 드링크로 제공됐는데 신맛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기 딱 좋다. 그르나슈(Grenache), 시라(Syrah), 생소(Cinsault) 품종을 적절한 시기에 각각 수확해 양조한다. 침용 및 발효는 적절한 컬러와 풍미를 뽑아내기 위해 15일에서 30일 정도 진행한다. 가볍게 여과한 후 빠르게 병입해 신선한 과일 풍미가 잘 살아있다.

 

제라르 베르트랑, 오렌지 골드 Gerard Bertrand, Orange Gold 2020

이름처럼 반짝이는 오렌지 골드 컬러. 향긋한 꽃, 루이보스 티, 은은한 스파이스, 오렌지 크림 같은 우아한 향기가 감돈다. 입에 넣으면 신선한 신맛, 미묘한 타닌감과 함께 살구, 복숭아, 자두 같은 핵과 풍미가 매끈한 질감을 타고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오렌지 와인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다양한 치즈와 햄을 사용한 치즈 플레이트, 샤퀴테리 보드 등에 곁들이기에 완벽한 스타일이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비오니에(Viognier), 마르산느(Marsanne), 모작(Mauzac), 뮈스카(Muscat), 클레레트(Clairette) 등 다양한 청포도 품종을 사용했다. 레드 와인을 만들듯 줄기와 껍질 등을 함께 사용해 24시간 이상 침용 및 발효하며, 이를 통해 오렌지 와인 특유의 풍미와 컬러를 얻었다. 양조는 품종에 따라 암포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유리 탱크를 모두 사용하며, 나중에 블렌딩해 품질과 일관성을 지킨다.

얀 비써 세일즈 디렉터는 “오렌지 골드는 조지아의 오렌지 와인에 대한 경의를 담은 동시에, 오렌지 와인은 펑키하고 탁하며 일관성이 없다는 인식을 깨기 위한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오렌지 와인만 생산하는 양조장을 가진 생산자는 유럽에서 제라르 베르트랑이 유일할 것이라며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중해의 석양을 떠올리게 만드는 컬러로, 일몰을 보며 느긋하게 마시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라르 베르트랑, 샤토 로스피탈레 그랑 뱅 블랑 Gerard Bertrand, Chateau L'Hospitalet Grand Vin Blanc 2020

옅은 옐로 골드 컬러. 화사한 흰 꽃향기, 은은한 바닐라 오크 뉘앙스, 은은한 견과 힌트가 살구, 서양배, 사과 콤포트 같은 완숙 과일 풍미와 함께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이며 깔끔한 신맛과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길게 이어지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여운 또한 훌륭하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의 표본으로, 함께 제공된 대구 요리와도 환상적인 궁합을 보였다. 포도밭의 최상급 구획에서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해 손 수확한 루산느, 그르나슈 블랑, 비오니에, 부르블렁(Bourboulenc), 프랑스에서는 롤(Rolle)이라고 부르는 베르멘티노(Vermentino)를 빈티지에 따라 다른 비율로 사용해 양조한다. 100%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발효 후 효모 잔여물(lees)과 함께 오크 배럴에서 7~8개월 정도 숙성한다. 

 

제라르 베르트랑, 샤토 로스피탈레 그랑 뱅 루즈 Gerard Bertrand, Chateau L'Hospitalet Grand Vin Rouge 2020

짙은 루비 레드 컬러. 고혹적인 정향, 시나몬 캔디, 초콜릿 뉘앙스가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신선한 검은 베리 풍미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입에서는 실키한 타닌과 깔끔한 신맛이 온화한 인상을 선사한다. 가벼운 약재 힌트와 은은한 오크 뉘앙스가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밸런스를 갖춘 레드 와인이다. 포도밭의 최상급 구획에서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해 손 수확한 시라, 그르나슈, 무르베드르(Mourvèdre)를 개별적으로 양조한다. 20일에서 25일 정도 침용 및 발효하며, 225리터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2-16개월 숙성한다. 테이스팅을 통해 고품질의 배럴만 골라 블렌딩 후 최종 병입한다. 샤토 로스피탈레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국빈 만찬에 사용됐을 정도로 그 품격을 인정받았다.

 

제라르 베르트랑, 로스피탈리타스 Gerard Bertrand, L'Hospitalitas 2019

선명한 루비 레드 컬러. 검은 베리 풍미와 함께 감초, 아니스, 남불 허브, 화한 민트, 담뱃잎, 가죽 힌트 등 복합적인 풍미가 다층적으로 피어난다. 입에 넣으면 스모키 미네랄이 마른 허브 힌트와 함께 명확하게 드러나며, 벨벳 같은 타닌과 강한 신맛,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모카 피니시가 긴 여운을 선사하는 제라르 베르트랑의 아이콘 와인이다. 2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갖춘 와인으로 여러 병 구매해 변화를 즐겨도 좋을 것 같다. 레이블에는 생산량과 함께 고유 넘버가 기재돼 있다. 샤토 로스피탈레의 중심에 위치한 3헥타르의 싱글 빈야드에서 재배한 시라와 무르베드르를 세심하게 손 수확해 양조한다.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8개월, 병입 후 12개월 숙성한다. 

 

 

에브리데이 와인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제라르 베르트랑(Gerard Bertrand) - 와인21닷컴

제라르 베르트랑은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전역에서 와인을 만든다.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렴한 와인부터 애호가의 추앙을 받는 고가의 프리미엄 와인까지 정말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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