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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가성비 가심비를 모두 잡은 제주 면세점 코냑, 카뮤 보르데리 VSOP(Camus Cognac Borderies VSOP)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4. 18.

제주 면세점에서 사 온 가성비 코냑(Cognac) 두 병. 두 병 모두 1L 용량의 VSOP 등급으로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먼저 소개할 것은 카뮤 코냑 보르데리 VSOP(Camus Cognac Borderies VSOP).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할 때의 그 카뮈와 같기 때문에 까뮈라고 부르는 게 원어에 더 가깝겠지만, 영어식에 가까운 발음으로 카뮤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판매처에서도 그렇게 표기하고 있고. 카뮈, 카뮤, 까뮈, 까뮤... 코냑, 꼬냑... 어렵다^^;;

 

박스 전면에 싱글 에스테이트(Single Estate)와 스몰 배치 코냑(Small Batch Cognac)이라는 문구, 그 아래에는 에스테이트 매니저와 소유주의 사인이 있다. 스몰 배치는 적은 수량의 제품을 고품질로 제작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주류 쪽에서는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ey) 쪽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다.

 

보틀 전면 레이블에는 (보틀) 넘버와 Lot 넘버가 적혀 있다. 비교적 저렴이지만 나름 갖출 건 다 갖춘(?) 코냑이다.

 

카뮤에 대해 소개하기 앞서 코냑에 대한 기본 상식부터 정리해 보자.

첫째, 코냑은 브랜디(Brandy)의 일종이다. 브랜디는 과일로 만든 발효주를 증류해 만든 술의 총칭인데, 코냑은 코냑 지방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을 증류해 만든 브랜디라고 할 수 있다. 즉, 코냑 지방에서 기준에 맞추어 와인을 증류해 만든 술이라는 것. 와인 중에도 생산 지역 및 방식에 따라 보르도(Bordeaux), 부르고뉴(Bourgogne), 샹파뉴(Champagne) 등 지리적 보호를 받는 명칭이 있듯이, 코냑 또한 원산지통제명칭(AOC / PDO)의 보호를 받는다. 그러니 코냑 이외의 지역에서 만든 브랜디는 절대 코냑이라고 부를 수 없다. 코냑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아르마냑(Armagnca) 또한 비슷한 경우. 의외로 코냑을 싱글 몰트(Single Malt)처럼 위스키(Whisky)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재료부터 완전히 다른 술이다. 

참고로 코냑의 베이스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품종은 위니 블랑(Ugni Blanc), 콜롱바르(Colombard)와 폴 블랑슈(Folle Blanche) 등이다. 과거에는 콜롱바르와 폴 블랑슈를 많이 재배했으나, 19세기 필록세라 창궐 이후 대목 사용에 더 적합한 위니 블랑이 대세로 자리잡아 현재 재배 면적은 90%에 달한다. 이외에도 몇 가지 허용된 품종이 있으나, 규정에 따라 사용해야 하며 재배 면적 또한 넓지 않다. 

 

둘째, VS(또는 ★), VSOP(또는 Reserve), Napoleon(나폴레옹), XO코냑의 숙성 기준에 따른 등급이다. 쉽게 얘기하면 블렌딩에 사용한 원액(Eau de Vie) 중 가장 짧게 숙성한 원액의 숙성기간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방법다.

  • VS(Very Special) 또는 ★: 2년 이상 숙성
  • VSOP(Very Superior Old Pale) 또는 Reserve : 4년 이상 숙성
  • Napoleon : 6년 이상 숙성
  • XO(Extra Old) :10년 이상 숙성. 원래는 6년 이상이었으나 2018년 4월 변경되었다.

이외에 오르 다주(Hors d'Age)라는 것도 있는데 규정은 XO와 유사하지만 주요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극상위 코냑에 이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코냑의 숙성 년도를 따지는 용어는 꼼뜨(Compte)인데, 매년 4월 1일이 기준이다. 주의할 점은 증류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식 나이가 아니라 만 나이로 카운트한다는 것.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출처 : http://cognac.fr

코냑의 원액이 되는 오드비는 포도를 수확한 해(=빈티지)를 기준으로 다음 해 3월 31일까지 증류해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포도를 수확한 년도에 와인을 양조해 다음 해 3월까지 증류가 완료돼야 한다. 증류된 오드비는 그해 4월 1일 꼼뜨 0이 된다. 그리고 다음 해 4월 1일이 되면 꼼뜨 1, 그다음 해에는 꼼뜨 2가 된다. 그러니 포도를 수확한 해가 아닌 다음 해 4월 1일을 기준으로 만 나이로 계산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출처: wine21.com

셋째, 코냑 생산 지역. 프랑스 서남쪽, 보르도의 바로 위인 지롱드(Gironde) 강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6개의 세부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중요한 곳은 그랑드 샹파뉴(Grande Champagne)와 쁘띠뜨 샹파뉴(Petite Champagne), 그리고 보르데리(Borderies) 세 지역이다.

그랑드 샹파뉴와 쁘띠뜨 샹파뉴의 토양은 백악질과 점토질 표토 아래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물 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다. 향긋하고 섬세하며 부드러운 코냑을 생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두 지역을 묶어 핀 샹파뉴(Fine Champagne)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데, 반드시 그랑드 샹퍄뉴 함량이 50%를 넘어야 한다. 카뮤가 대대적으로 내세우는 보르데리의 경우, 6개 지역 중 가장 크기가 작다. 포도밭 면적이 4천 ha 정도로, 합계 4만 ha에 이르는 그랑드 & 쁘띠뜨 샹파뉴의 10% 정도밖에 안 된다. 점토와 부싯돌, 석회암 토양이며 다른 지역에 비해 포도가 빨리 익는 편이다. 섬세하고 우아하면서도 바이올렛 향기가 풍성한 코냑을 만드는데, 생산량은 적고 평가는 높아 주로 고급 코냑에 블렌딩해 사용한다. 카뮤의 경우엔 단독으로도 활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브랜드의 명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이외에 팡 부아(Fins Bois)는 세 지역을 직접 둘러싸고 있는 넓은 지역으로, 점토와, 백악질, 석회석이 섞여 있는데 위의 세 지역보다 단단하다. 봉 부아(Bons Bois)는 팡 부아를 둘러싸고 있으며 토양은 모래와 진흙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도밭이 다른 작물들과 섞여 있으며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부아 오르디네르(Bois Ordinaires)는 바다에 면해 있어 해양성 기후이며 주로 모래 토양이다. 세 지역 모두 빨리 숙성되며 다소 거친 풍미의 오드비를 만들기 때문에 주로 블렌딩 용으로 사용한다.

 

 

꼬냑 완전 정복하기

프랑스 와인 명산지로 알려진 보르도 북쪽에 위치한 꼬냑 지방, 그곳에서 화이트 와인을 증류시켜 만든 브랜디를 우리는 꼬냑이라 부른다. 지난 4월 3일, 보르도에 위치한 유명한 바 ‘르 쁘앙

www.wine21.com

위 링크는 와인21 오동환 객원기자가 프랑스 현지 코냑 클래스에 참석한 후 정리한 기사인데, 코냑의 역사부터 규정 등이 개략적으로 잘 정리돼 있다. 참고용으로 굿. 

 

카뮤(Camus)는 1863년 설립한 코냑 하우스로, 현재까지 5대에 걸쳐 가족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 5대 코냑이라고 하면 카뮤를 포함해 헤네시(Hennessy), 레미 마르탱(Remy Martin), 쿠르부아지에(Courvoisier), 마르텔(Martell) 등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헤네시는 최근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사실은 중국인 사재기가 많다고;;; 가격이 많이 올랐고, 카뮤와 레미 마르탱이 그 다음 자리를 차지하는 듯.

홈페이지의 설명에 의하면 '특허 받은' 증류법으로 가장 향긋한 코냑을 생산한다고 한다. 두 번째 증류에서 가장 에스테르(esters)를 많이 함유해 향기의 밀도가 부분을 따로 분리한 후, 최종 증류액과 블렌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코냑에 비해 최대 7배나 많은 향기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 실제로 카뮤가 5대 코냑 중 가장 향긋한 편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물론 향의 밀도가 품질로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향이 코냑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 사실이고, 카뮤는 대형 퀄리티 생산자이기도 하니 분명 강점으로 작용할 것 같긴 하다.

 

기존에 구매한 카뮤 엘레강스 VSOP(Camus Cognac Elegance VSOP)와 함께. 역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6만 원대 중후반에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코냑이다.

 

위 생산 지역 관련 정보를 알고 나면 두 코냑의 차이는 쉽게 알 수 있다. 보르데리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코냑으로만 만든 것. 엘레강스는 보르데리에서 생산한 코냑과 함께 다른 지역(아마도 주로 마이너 세 지역)의 코냑을 섞은 것. 보르도의 예를 들면 마고(Margaux)와 보르도(Bordeaux)의 차이랄까.

 

코냑 라인업이 늘었으니 사 두었던 리델 소믈리에 코냑 XO(Riedel Sommelier Cognac XO) 글라스도 꺼내 보았다. 정작 코냑은 VSOP 등급인데 글라스만 XO...ㅠㅠ 하지만 다음 제주행에서는 XO 코냑을 사올 예정이니 기대하시라.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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