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을 이용한 고오급 칵테일, 샴페인 보울러(Champagne Bowler).
만들 때마다 느끼지만 칵테일도 재료빨이다. 똑같은 기술이라면 좋은 재료를 써야 맛있는 건 당연한 사실. 하지만, 그렇다고 나 같은 소시민이 칵테일 만들자고 고오급 샴페인을 열 수는 없다. 그러니 내가 이런 칵테일을 만들게 되는 상황은 샴페인 혹은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다 한 잔 정도 남았거나, 도저히 맛없어서 못 먹겠는 스파클링 와인을 처리할 때가 될 듯.
참고로 샴페인 혹은 스파클링 와인을 사용해 만드는 대표적인 칵테일은 키르 로얄(Kir Royal), 미모사(Mimosa)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맛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칵테일 재료로 사용할 것 같진 않지만. 18년 급의 싱글 몰트를 칵테일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달까.
암튼 오늘은 집에 신선한 딸기가 있길래, 남은 스파클링 와인을 활용해 만들어봤다.
레시피는 위 사이트를 참고.
- 재료: 샴페인 4oz (120ml), 코냑 1/2oz(15ml), 화이트 와인 1oz (3ml), 심플 시럽 1/2oz (1ml), 딸기 3개
- 가니시: 딸기 1개
- 제조법: 셰이크 & 빌드(build,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들을 직접 글라스에 넣어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셰이커에 슬라이스 한 딸기 3개와 심플 시럽을 넣고 찧어준 후 얼음과 코냑, 화이트 와인을 추가한 다음 셰이킹 한다. 와인 잔에 얼음과 함께 따른 후 샴페인으로 풀 업. 딸기로 장식하면 완성이다.
집에 심플 시럽이 없어서 설탕을 한 스푼 넣어줬다. 잘 빻은 후 코냑을 넣고 셰이킹. 화이트 와인은 생략했다. 스파클링 와인을 그만큼 더 넣어도 무방할 것 같아서.
글라스도 와인 글라스 대신 하이볼 글라스 사용했다. 이 쪽이 훨씬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사실은 닦기 편하니까. 보통 칵테일은 셰이킹 한 얼음을 함께 따르지 않는데 이 칵테일은 함께 사용한다. 대용량 펀치(punch) 스타일을 1인용으로 만들기 위해 셰이킹 스타일로 변형한 느낌이랄까. 샴페인 대신 마시다 남은 크레망(Cremant, 샴페인과 유사한 방식으로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사용해서 풀 업.
아래쪽에 고형분이 가라앉기 때문에 아래서 위로 밀어올리듯 가볍게 스터 해 준다. 딸기 가니시도 내용물에 많이 들어있으니 생략 ㅋㅋㅋㅋ
맛을 보니 딸기와 스파클링 와인이 따로 노는 기분. 코냑의 뉘앙스가 살짝 더해지지만 알코올 부즈도 함께 더해지는 게 문제;;; 못 마실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딸기, 샴페인, 코냑을 따로 먹는 게 훨씬 즐거울 것 같다^^;;
하지만 코냑의 용량을 조금 줄이고 설탕을 조금 더 넣으면 밸런스가 잘 맛을 것 같기도 하다. 담에도 한 잔쯤 남으면, 그리고 적당한 과일이 있으면 다시 시도해 봐야지. 새로운 시도와 생소한 경험은 언제나 즐거우니까ㅋㅋ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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