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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R de Rieussec 2016 / 알 드 리외섹 2016 (feat. 육회 & 전복 버터구이)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4. 25.

소테른을 대표하는 생산자 중 하나인 샤토 리외섹(Chateau Rieussec)에서 생산하는 드라이 와인, 알 드 리외섹(R de Rieussec). 프랑스어다 보니 발음은 '에흐 드 히유섹'에 가까운 것 같지만 한국에서 주로 통용되는 한국식 발음으로 적었다.

 

아침목장의 화식한우 육회와 궁합이 넘나 좋다고 해서 시도해 봤는데 레알 감동했음. 질 좋은 고기의 향긋한 육향과 어우러지는 부드럽고 우아한 풍미... 레알 다음에도 꼭 하고 싶은 페어링이다. 

 

그런데 소테른에서 왠 드라이 화이트 와인일까? 리외섹은 현재 샤토 라피트(Chateau Lafite)를 소유한 도멘 바론 드 로칠드(Domaines Barons de Rothschild)에서 소유한 샤토로, 넘사벽인 샤토 디켐(Chateau d'Yquem) 다음의 2 인자 군을 형성하는 생산자 중 하나다. 1855년 보르도의 등급 분류에서도 11개의 1등급(Premier Cru) 샤토 중 하나다. 물론 샤토 디켐은 메독 & 그라브 레드 와인에는 없었던 특 1등급(Premier Cru Superieur)이었고. (2등급은 14개)

귀부화된 포도로 만드는 스위트 와인으로 유명한 샤토에서 굳이 드라이 와인을 생산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귀부화된 포도를 얻는 것은 원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날씨 등 환경의 영향에 많이 좌우된다. 따라서 리스크가 크고 어떤 해엔 원하는 결과를 충분히 얻지 못할 수 있다. 귀부화 없이 만들 수 있고 빨리 양조할 수 있는 드라이 와인 생산은 이런 리스크를 줄이고 현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의 소비자들은 단맛 와인보다 드라이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원래  이 와인도 로칠드 가문에서 소비하던 이른바 내부용이었는데, 품질이 올라가고 소비자의 드라이 와인 선호가 뚜렷해지자 시장에 내놓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바로 그 포도밭의 일부를 사용해 와인을 만든다.

참고로 샤토 디켐에서도 드라이 와인 이그렉(Y, Ygrec)을 만들고 있다. 이 역시 원래는 스위트 와인용 포도를 수확하고 남은 송이들을 이삭 줍기 식으로 모아 간헐적으로 만들던 것인데, 시장의 드라이 와인 선호 추세에 맞추어 생산방식을 변경한 후 2004년부터는 매년 만들고 있다. 과거의 남은 포도를 사용해 만들던 것에서 벗어나 포도가 빨리 익는 지정된 구획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먼저 수확해 양조하고, 나중에 보트리티스(Botrytis, 귀부 균)의 영향을 받기 전 완숙된 세미용(Semillon)을 수확해 블렌딩 한다고. 이그렉 또한 수준급 화이트 와인으로 평가되며 웬만한 그라브 & 페삭 레오냥(Graves & Pessac Leognan)의 그랑 크뤼 화이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육회와 함께 마시다가 일부러 한 잔 정도 남겨서 다음날 전복 버터구이에 곁들여 보았다.

 

냉동이지만 살아서 배송된 주먹만한 완도산 전복을 그대로 얼려 놓은 거라 손질해 놓으니 제법 상태가 좋다. 

 

마늘을 먼저 굽다가 손질해 칼집을 낸 전복을 나중에 올린 후,

 

버터 3 큰 술과 다진 마늘 한 큰 술, 그리고 소금 후추 약간 뿌려서 노릇하게 구우면 완성.

 

남은 버터에 브로컬리까지 가볍게 볶아서 곁들이니 일요일 오후의 고급진 한 끼 식사 완성. 

 

Chateau Rieussec, R de Rieussec 2016 Bordeaux / 샤토 히외섹 에흐 드 히유섹 2016 보르도 

맑게 반짝이는 골드 컬러. 코를 대면 향긋하게 톡 쏘는 시트러스 필 아로마와 완숙한 노란 핵과와 열대 과일 풍미에 우아한 바닐라 뉘앙스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세련되고 고급진 화이트 와인이다. 가벼운 유질감으로 인한 둥근 미감이 편안한 인상을, 적절한 신맛은 산뜻한 여운을 남긴다.

홈페이지에도 생산방식은 명확히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신선함과 과일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숙성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수확한 포도의 20%만 오크에서 발효한 후 오크 숙성을 한다고(기간은 명기되지 않음). 블렌딩 비율은 세비용 57%, 소비뇽 블랑 43%. 다시 나오면 꼭 다시 사고 싶은 와인이지만, 연간 2-3000 상자 밖에 생산하지 않는다니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겠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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