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화이트 와인, 파조 데 세오아네 로살(Pazo de Seoane Rosal). 구매 포인트는 두 가지.
첫째는 리아스 바이사스(Riax Baixas)라는 지역. 스페인 북서쪽, 포르투갈 위쪽의 해안 지역인데 알바리뇨(Albarino) 품종을 중심으로 깔끔한 신맛과 미네랄리티 넘치는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해산물과 환상의 짝꿍.
두 번째는 라 리오하 알타(La Rioja Alta, S.A.)라는 생산자. '90+ Club'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생산하는 모든 와인의 평가가 좋다. 게다가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혁신을 위한 장비와 기술 도입을 꺼리지 않는 중용의 미덕을 갖춘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리오하 본진의 와인과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의 와인을 마셔봤는데 둘 다 넘나 훌륭했다.
라 리오하 알타 홈페이지에 있는 지도. 왼쪽 상단에 크게 표시되어 있는 지역이 바로 리아스 바이사스다. 라 리오하 알타는 1988년 이곳에 라가르 데 세르베라(Lagar de Cervera)라는 와이너리를 세웠는데, 리아스 바이사스에서 가장 넓은 77ha의 알바리뇨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라가르 데 세르베라가 보유한 포도밭은 미세기후(microclimate)의 영향으로 빨리 익어 신맛과 알코올, 풍미의 밸런스가 훌륭하다고. 2013년엔 최신 장비를 갖춘 새로운 시설을 오픈했다.
레이블 또한 제법 예쁘다. 갈리아 지역의 전통적 문양인 것 같기도... 스페인 특유의 기독교+이슬람 느낌.
싱싱한 제주산 은갈치 구이와 함께하니 더욱 예쁨 ㅋㅋㅋㅋ
코르크에는 라가르 데 포르넬로스(Lagar de Fornelos, S.A.)라는 다른 이름이 적혀 있다. 검색해 보니 정확히는 라가르 데 포르넬로스에서 '라가르 데 세르베라'와 '파조 데 세오아네 로살'이라는 두 와인을 만들고 있는 듯. 라 리오하 알타에서는 상징성 때문에 라가르 데 세르베라를 리아스 바이사스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밀고 있는 것 같다.
Lagar de Cervera(La Rioja Alta S.A.), Pazo de Seoane Rosal 2018 Rias Baixas
라가르 데 세르베라(라 리오하 알타) 파조 데 세오아네 로살 2018 리아스 바이사스
생각보다 제법 짙은, 밝게 빛나는 골드 컬러에 연둣빛이 가볍게 감도는 것 같다. 코를 대면 감귤류 시트러스와 잘 익은 후지 사과같이 밝고 달콤하며 싱그러운 향기가 풍성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 둥근 질감. 가벼운 핵과와 은근한 열대과일 풍미와 함께 깔끔한 신맛과 미네랄이 느껴진다. 파삭하고 날카로움이 살아있는 리아스 바이사스가 아닌, 좀 더 둥글고 원만하며 편안한 느낌의 와인이다. 편안하게 즐기는 데일리 와인으로 안성맞춤.
알바리뇨 62%와 함께 토착 품종인 카이뇨(Caiño) 17%, 루레이로(Loureiro) 트레이사두라(Treixadura) 10%를 블렌딩해 복합적인 풍미를 살렸다. 손 수확한 포도를 냉장한 후 소팅 테이블에서 좋은 것만 골라 가지를 제거한 후 섭씨 10도에서 10시간 침용한다. 산화를 막기 위해 불활성 환경(inert atmosphere)에서 가볍게 압착한 후, 맑은 포도즙만 15도에서 발효한다. 각 품종은 개별적으로 발효하며, 병입 전까지 효모 찌꺼기(lees)를 주기적으로 저어준다. 신선한 맛을 유지하고 품종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유산 발효는 하지 않는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라 리오하 알타. 예상하던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성비 좋고 맛있는 와인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