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양고기 집에서 와인 한 잔.
한 병은 지난번 다른 양고기 집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카바이(Kabaj Luisa) 루이자.
그리고 다른 한 병은 이 날따라 심하게 당겼던 부르고뉴 와인으로.
도멘 뱅상 르구(Domaine Vincent Legou)는 이마트에서 비교적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부르고뉴 와인이다. 뱅상 르구는 DRC에서 와인메이커로 일했던 엄청난 이력의 소유자. 그런 생산자의 와인이 마트에서 가성비 와인으로 팔리고 있다. 심지어 너무 흔하다 보니 사람들이 아니 나부터도;;; 잘 안 사는 것 같기도... 포도밭에는 제초제 등 일체의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2014년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부르고뉴 와인 치고는 백 레이블에 상세한 정보가 나와있는 편이다. 최상단에는 와이너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이고, 하단은 와인에 대한 소개. 홈페이지의 설명과 적당히 섞어서 구글 번역을 돌려 보니 대략 아래와 같은 내용이다.
완숙한 포도를 손 수확해 세심히 선별한 후 줄기를 제거한 후 1주의 저온 침용(cold maceration)을 거쳐 이스트 첨가 없이 4-6주 정도 발효한다. 이후 12-14개월 정도 프렌치 바리크(30% new)에서 숙성. 권장 음용 온도는 섭씨 16-18도, 권장 음용 기간은 3-10년.
양갈비 + 양등심 + 양토시살 세트.
불판 세팅하고,
갈비부터 구워서,
양념장 찍어서 냠냠... 제법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토시살이 가장 맛있었던 듯. 강남 부근에서 콜키지 프리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고깃집을 찾는다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하다. 고기 가볍게 먹고 짬뽕시켜서 더 마셔도 괜찮고.
Domaine Vincent Legou, Beaune 2015 / 도멘 뱅상 르구 본 2015
조명 상황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영롱한 루비 컬러에 오렌지 림이 제법 디벨롭된 것 같다. 따를 때부터 느껴지는 작은 붉은 베리 향기. 코를 대면 감초, 약간의 스파이스와 허브. 아직 숙성 부케는 그리 디벨롭되지 않았다. 고기 굽는 집이라 확실히 와인 풍미를 즐기는 덴 한계가 좀 있으니... 입에서는 강하지 않은 신맛, 약간의 투박한 타닌이 느껴지지만 고기랑 먹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맛과 품질이라면 보통 1-2만 원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같은 생산자의 오뜨 꼬뜨 드 뉘(Hautes-Cotes de Nuits)를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혹은 그레이드를 높여 본 로마네(Vosne-Romanee)를 사거나. 이 와인은 3년 전쯤 구매해서 조금 더 숙성하려고 했던 건데, 이 날따라 넘나 부르고뉴가 당겨서 오픈해버리고 말았다;;;
논현동 양고기 목장은 콜키지 프리다. 단, 금요일만 병당 1만 원을 받는다. 우리가 방문한 날... ㅠㅠ
20210514 @ 북해도 목장(논현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