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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X Pichler, Gruner Veltliner Ried Libenberg Smaragd 2017 Wachau / FX 피흘러 그뤼너 펠트리너 리드 리벤베르크 스마라그드 2017 바하우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6. 4.

처음 마셔보는 바인굿 FX 피흘러(Weingut FX Pichler)의 와인. 7년 이상 셀러링 하려고 했는데, 즉흥적으로 오픈해 버렸다-_-;;; 결과적으로는 잘한 것 같음.

바인굿 FX 피흘러는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화이트 와인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와이너리다. 1898년 로렌도르프(Rohrendorf)에서 뒤른슈타인(Dürnstein) 마을로 이주한  피흘러 가문이 설립해 7대째 이어 오고 있다. 바인굿 FX 피흘러를 세계적인 와이너리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프란츠 자베르 피흘러(Franz Xaver Pichler)다. 포도 재배학(viticulture)을 전공하고 독일과 알자스에서 인턴십을 거쳐 1976년 와이너리를 물려받은 후 처음부터 고품질 와인에 뜻을 두고 빼어난 포도밭들을 사들였다. 그뤼너 펠트리너와 리슬링에 집중하며, 소량이지만 고품질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도 생산한다. 현재는 아들 루카스 프란츠(Lucas Franz) 부부와 함께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FX Pichler, Grüner Veltliner Ried Libenberg Smaragd 2017 Wachau 
FX 피흘러 그뤼너 펠트리너 리드 리벤베르크 스마라그드 2017 바하우

형광 그린 뉘앙스가 감도는 진한 옐로 컬러. 잔잔한 미네랄이 잠시 스치는가 싶더니 달콤한 열대과일과 잘 익은 샤인 머스캣, 자두 사탕 같은 달콤한 과일 풍미가 폭발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볼륨감 넘치는 바디와 부드러운 질감 뒤로 또렷한 산미와 과일 풍미, 알코올이 환상적인 밸런스를 이룬다. 알코올이 14%로 서늘한 지역 치고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전혀 튀는 느낌이 없다. 풍만함과 촘촘함, 강건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와인. 기대했던 스타일과 조금 달라서 놀랐지만, 퀄리티는 두 말할 필요 없이 좋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같은 독일어권 와인 레이블에 부담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정보도 많고, 문구도 길고 발음도 어려우니까.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아님) 일단 그뤼너 펠틀리너(Grüner Veltliner)는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 리슬링(Riesling)과 비슷한 느낌도 있는데, 좀 더 가볍고 상쾌하며 프루티한 인상이 강한 편이다. 잘 만든 와인은 오래 숙성되며 너티한 뉘앙스를 드러내기도 한다.

 

바하우(Wachau)는 빈(wien) 북서쪽, 니더외스터라이히(Niederösterreich) 서쪽 끝에 위치한 와인 산지다. 2020년 독립적인 DAC(프랑스의 AOC와 유사)가 되었는데, 그 명성에 비해서는 상당히 늦게 지정된 편이다.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극적인 경치를 드러내는 바하우는 다뉴브(Danube) 강을 따라 30km 정도 뻗어 있는데, 중간중간 테라스 형태로 조성된 가파른 포도밭들도 눈에 뜨인다. 강의 영향과 역동적인 바람의 흐름 덕에 다양한 미세 기후를 보이는 화이트 와인에 최적화된 와인 산지다. 특히 바하우의 그뤼너 펠트리너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스타일로, 감귤류 풍미와 백후추 힌트가 드러나는 밀도 높은 아로마와 하늘하늘한 질감으로 유명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돼 있다.

원래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유사한 와인 등급 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바하우는 다른 오스트리아 와인 산지와는 다른 자체적인 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바하우의 등급은 는 슈타인페더(Steinfeder)-페데슈피엘(Federspiel)-스마라그드(Smaragd) 3단계로 구성된다. 간단히 설명하면 슈타인페더는 알코올 11.5% 이하의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페데슈피엘은 알코올 함량 11.5%~12.5%, 잔당 4g/l 이하인 와인이다. 잠재 알코올 등을 보면 카비넷(kabinett)과 유사한 수준. 스마라그드는 알코올 함량 12.5% 이상, 잔당 9/g 이하의 와인으로, 반드시 빈티지 표시를 해야 하는 최고 등급의 와인이다.

 

리벤베르크(Ried Liebenberg)뒤른스타인 마을 서쪽에 위치한 남/남서향의 가파른 경사지에 위치한 포도밭이다. 위 지도의 5번 부근인데, 상단에는 준편마암(paragneiss) 각섬암(amphibolite)이, 하단에는 준편마암과 각성암 돌들 위를 양토(loam)와 실트(silt)가 섞인 석회질(calcareous) 토양이 덮고 있다. 때문에 대단히 우아한 미네랄 캐릭터가 발현되는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특별한 와인이 생산된다고. 

앞에 붙은 리드(Ried)는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를 의미하는데, 리슬링과 그뤼너 펠트리너만 사용할 수 있다. 빌라주 급은 오츠바인(Ortswein)으로 지정된 화이트 품종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레지오날 급은 게비츠바인(Gebietswein)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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