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와인

Clau de Nell, Cabernet Franc 2016 / 클로 드 넬 카베르네 프랑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7. 2.

레이블 아래 선명한 안 클로드 르플레브(Anne Claude Leflaive)의 이름.

 

부르고뉴, 아니 세계 최고의 화이트 와인 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그녀는 2015년 5월 5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90년 가업에 참여한 후 1994년 그녀의 아버지 뱅상(Vincent)이 사망하자 매니저가 되었다. 그녀는 부르고뉴에 비오디나미 농법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와인의 품질과 직결되는 포도밭과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었던 것. 그녀의 와인뿐만 아니라 그녀 또한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었다고 한다.

Decanter-Leflaive-Interview-2006.pdf
0.99MB

위 첨부 파일은 <디캔터(Decanter)> 2006년 7월호의 일부인데, 클리프 코츠(Cliff Coates) MV가 안 클로드 르플레브를 인터뷰한 기사. 15년 이상 된 기사지만 참고할 만하다.

 

클로 드 넬(Clau de Nell)은 안 클로드와 그녀의 남편 크리스티앙 자크(Christian Jacques)가 2008년 구입한 루아르(Loire) 지역의 와이너리. 2006년 처음 와이너리를 방문한 그들은 2000년부터 비오디나미로 관리된 평균 수령 60년 이상의 포도밭의 잠재력을 알아보았고, 2008년 파산 직전의 와이너리를 구입했다. 8ha의 포도밭은 점토(clay), 부싯돌(flint), 그리고 루아르 특유의 다공질 석회석인 (tuffeau) 등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그롤로(Grolleau)와 카베르네 프랑(Cabermet Franc),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등이 식재돼 있었다. 2009년에 칠레 등에서 비오디나미 3년 동안 비오디나미 농법을 경험한 실뱅 포탱(Sylvain Potin)이 주주 겸 매니저로, 2020년엔 앤 클로드와 크리스티앙의 딸 클레어(Claire)가 세일즈와 마케팅 담당자로 합류했다. 

 

Clau de Nell, Cabernet Franc 2016 Anjou / 클로 드 넬 카베르네 프랑 2016 앙주

카베르네 프랑 특유의 풋풋하고 매콤한 스파이스와 함께 라즈베리, 블랙베리, 검은 체리 등의 검붉은 과일 풍미가 강하진 않지만 명확하게 드러난다. 가죽, 감초 등과 함께 콤콤한 뉘앙스와 환원취가 조금 느껴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환원취가 걷히면서 고혹적인 붉은 꽃 향기와 영롱한 미네랄이 섬세하게 피어난다. 촘촘하면서도 섬세한 타닌은 실키함과 벨베티함 사이의 질감에서 줄타기를 하고, 적절한 신맛이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섬세한 향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디캔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중에 보니 홈페이지에도 '망설이지 말고 디캔팅하라'라고 적혀 있더라는;;;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딱 선호하는 스타일. 카베르네 프랑과 카베르네 소비뇽을 블렌딩 한 비올레트(Violette)도 샀는데 상당히 기대된다.

 

백 레이블 최상단에 선언적으로 적혀 있는 Vin Biodynamique. 그 아래의 Grès는 사암(sandstone), Silex는 부싯돌(flint)을 의미한다. 투포 위에 사암과 붉은 부싯돌이 덮인 테루아라는 의미.

45-55년 수령의 카베르네 프랑을 비오디나미 월력에 따라 재배해 파셀 별로 완숙한 포도만 골라 손 수확한다. 줄기를 제거한 후 이스트 첨가 없이 발효하며 30일 동안 침용하는데, 펀칭 다운은 부드럽게 진행하고(gentle punching down), 펌핑 오버는 제한적으로 진행한다(limited pumping over). 이후 서서히 부드럽게 압착해 5-7번 사용한 부르고뉴 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하고, 6개월 커다란 통(vats)에서 추가 숙성한다. 비오디나미 월력의 'fruit day'에 정제 및 여과 없이 병입한다.

2016년은 안 클로드 사후 빈티지이지만, 그녀의 정신은 와인 안에 살아있을 거라 믿으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