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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Au Bon Climat, Santa Barbara County Pinot Noir 2018 / 오 봉 클리마 산타 바바라 카운티 피노 누아 2018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7. 2.

얼마 전 와이니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났던 오 봉 클리마 피노 누아(Au Bon Climat Pinot Noir). 오 봉 클리마는 1982년 짐 클렌데넌(Jim Clendenen)이 애덤 톨마크(Adam Tolmach)와 함께 캘리포니아 중남부 산타 바바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미국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가 국제적인 명성을 쌓는 데 일조한  대표적인 생산자 중 하나. 

 

 

미국와인 탐구생활 5편 - 쏘 쿨~ 한 미국 와인!

캘리포니아에도 해안가를 따라 서늘한 기후를 드러내는 지역이 다수 존재한다. 태평양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캘리포니아 해류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안개가 땅의 열기를 식혀 주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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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아하는 생산자라서 미국 와인 특집 기사의 추천 와인 리스트에 오 봉 클리마가 없었음에도 본문에 오 봉 클리마를 굳이 언급했다ㅋㅋㅋ 산타 바바라는 캘리포니아에서도 남쪽에 속하는 지역이라 더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캘리포니아 한류의 영향을 받아 서늘한 기후를 보인다. 일례로 산타 마리아 밸리(Santa Maria Valley AVA)의 여름 기온은 부르고뉴의 코트 도르(Cote d’Or) 보다 낮고 강수량 또한 매우 적은 편. 부르고뉴 품종들이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와이너리의 소울과 같은 인물인 짐 클렌데넌이 지난 5월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모임 당시만 해도 그 사실을 몰라서 그냥 편하게 마셨는데...ㅠㅠ

오하이오 출신의 짐 클렌데넌은 원래 산타 바바라에서 법학을 전공했었는데,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갔다가 '미식적인'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 미식 쪽으로는 전혀 관심이 없던 부모 밑에서 자란 그로서는 천지개벽의 기분이었을 텐데, 졸업 후 1개월의 부르고뉴(Bourgogne), 샹파뉴(Champagne) 체류를 통해 자신의 진로는 로스쿨이 아니라 와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이후 1978년부터 3년간 캘리포니아의 자카 메사 와이너리(Zaca Mesa Winer)에서 어시스턴트로 경력을 쌓은 후, 1981년에는 호주와 프랑스를 오가며 1년에 3번의 수확을 경험한다. 이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1982년 애덤과 함께 오 봉 클리마를 설립했고, 1990년 애덤이 떠나며 단독 소유주로 남게 되었다. 그는 1980년대 말부터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 Jr.)로부터 최고의 와이너리로 언급되었으며, 오즈 클라크(Oz Clark) 등 유럽권 평론가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Au Bon Climat, Santa Barbara County Pinot Noir 2018 / 오 봉 클리마 산타 바바라 카운티 피노 누아 2018

체리와 딸기,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가 화사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매콤한 스파이스와 제법 화한 허브 뉘앙스, 감초 힌트 등이 은은하게 감돈다. 기본급 피노 누아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매끈하고 고급스러운 질감과 다층적인 풍미가 인상적. 5-7년 정도의 중기 숙성 후에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오 봉 클리마가 짐 사후에도 계속 좋은 와인을 생산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길 바라지만, 이제 그의 손길이 묻은 와인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서글프다... RIP, Jim.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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