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에 부모님 댁을 방문하면 그냥 정줄 놓고 먹고 마시게 된다. 이번 명절도 루틴대로. 기억용 포스팅.
간만에 한우 등심. 아궁이에 참숯 때서 구울 때는 등심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투뿔 등심의 위엄. 1.5cm 정도로 두껍게 썰어서 씹는 맛이 아주.....
불도 너무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은 딱 좋은 상태.
응? 그런데 갑자기 웬 소시지? 투뿔 등심은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찍지도 않았... 털썩. 하지만 이 소시지도 동네 샤퀴테리 전문점 도이칠란드 박에서 산 거라 상당히 맛있었다. 투뿔 다음에 먹는데도 맛이 밀리지 않았을 정도.
응, 근데 소세지가 왠지 야ㅎ.... ㅋㅋㅋㅋㅋ
술은 딱 마시기 좋게 숙성된 보르도 레드를 열었다. Chateau Cap Leon Veyrin 2015. 리스트락-메독(Listrac-Medoc) 지역의 와인인데 레이블의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명칭이 또렷하다. 최근 개정된 크뤼 부르주아 등급에서도 Cru Bourgeois Superieur 등급을 받았다.
2020년 개정된 크뤼 부르주아 등급 참고. 일반-쉬페리외(Superioeur)-엑셉시오넬(Exceptionnel) 세 등급으로 나뉜다. 5년마다 평가를 받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
레이블이 상당히 고전적이다. 살짝 촌스럽지만 좋아하는 스타일.
Vigneron Independant 멤버인 것도 마음에 든다.
메를로(Merlot) 57%,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40%,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3% 블렌딩. 12개월 동안 오크 숙성했다.
7년이나 숙성했는데 바닐라, 토스트 등의 진한 오크 뉘앙스가 확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검붉은 자두 등 완숙한 과일 풍미 또한 밀도 높게 드러나며 오크 풍미와 큰 틀에서의 균형을 이룬다. 시원한 민트 허브와 은근한 스파이스 또한 매력적. 타닌은 둥글고 질감은 부드러우며 바디는 풍만하다. 소고기는 물론 수제 소시지와도 아주 잘 어울렸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새 오크 비율이 60%나 되고 미셀 롤랑(Michel Rolland)이 컨설팅을 했다. 역시...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와인이다.
다음날은 부침개와 텃밭에서 나온 고추. 아삭이 고추 , 비타민 고추, 당저 고추, 가지 고추 등 고추 종류도 다양하다.
와인은 거품 든 녀석으로. Tissot-Marie Cremant du Jura Blanc de Blancs.
얼마 전에 마셨던 티소-마리 크레망 뒤 쥐라 블랑 드 누아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 녀석도 기대가 많았다.
오픈을 했는데 코르크와 주둥이에 주석산염이 상당히 많이 붙어 있다.
게다가 충격도 없었는데 웬 게거품을 이리...
그래도 맛은 상당히 좋았다. 크리미한 질감과 은은한 이스티함, 노란 과일 풍미. 산미는 강하게 도드라지지 않지만 딱 기분 좋을 정도로 상쾌한 인상. 블랑 드 누아보다 더 맛있게 마신 것 같다. 물론 오래 숙성하는 스파클러의 깊은 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편하게 마시기엔 딱 좋은 수준. 눈에 보이면 다시 사야 한다.
한 병으로 부족해서 화이트 한 병 더. Corte Giacobbe Soave 2018.
소아베는 베네토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레드는 발폴리첼라(Valpolicella), 화이트는 소아베.
개운한 신맛과 적당한 과일 풍미, 아몬드 힌트와 영롱한 미네랄이 매력적인 전형적인 소아베다. 요것도 가볍게 한 병을 다 비웠음. 윗급의 소아베가 있던데 상당히 궁금해졌다.
추석 당일엔 소라 & 새우구이와 함께 일엽편주(一葉片舟)를 마셨는데 그건 별도 포스팅으로. 고마운 분의 감사한 선물 덕분에 풍요로운 추석 연휴였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건 피노 누아(Oregon Pinot Noir) (0) | 2021.10.11 |
---|---|
Johanneshof Reinisch, St. Laurent 2016 / 요하네스호프 라이니시 생 로랑 2016 (0) | 2021.10.08 |
Xanadu, Exmoor Shiraz 2016 / 제너두 엑스무어 쉬라즈 2016 (0) | 2021.09.24 |
Tissot-Maire, Cremant du Jura Blanc de Noirs Brut NV / 티소 메르 크레망 뒤 쥐라 블랑 드 누아 브뤼 NV (0) | 2021.09.17 |
Torres, Waltraud Riesling 2019 / 토레스 발트라우드 리슬링 2019 (0) | 2021.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