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쯤 앙리오 줌 세미나를 곁다리로 참관하면서 시음했던 와인. 세미나 자체가 2012년 빈티지 샴페인 출시 기념으로 진행된 것이었으므로 와인은 당연히...
세미나의 내용은 안미영 기자님이 잘 정리해 주셨다.
내가 러프하게 막 들리는 대로 메모한 내용을 옮겨 적어 보면, 2012 빈티지는 한 마디로 '고통과 구원의 빈티지'라고. 초반엔
너무 추운 데다 습하기까지 해서 넘나 어려움을 겪었다고. 10일 넘게 야간 기온이 영하였고, 낮에는 영상 12도가 넘어서 일교차도 매우 컸다. 초봄엔 2주일 동안이나 눈이 왔는데, 이는 샹파뉴 지역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한다.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 정도가 꽃피는 시기에 집중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었고, 우박은 열매 맺는 시기에 집중돼 또다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반면 여름은 봄과 완전 반대지만 극단적인 건 마찬가지였다. 숨 막힐 정도로 작렬하는 태양은 메마른 사막을 연상시킬 정도. 기록적인 고온이어서 포도밭에서 일하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비도 너무 안 와서 포도가 성숙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포도가 타들어갈 정도였다고. 어쨌거나 이 시기를 잘 넘겨 포도는 강건해졌고 스파이시 아로마가 디벨롭되었으며, 입에서는 넉넉하고 유연하며 섬세하고 정교한 포도가 되었다.
수확 시기인 가을은 햇살, 기온 등 날씨가 완벽했다. 온화한 날씨로 인해 포도가 완벽하게 익을 수 있었다고.
결과적으로 2012년 빈티지는 상당히 훌륭한 샴페인이 되었는데, 이는 클래식 빈티지인 2008년과는 아주 다른 성격이라고 한다. 2008년은 극단적인 것이 없었고 모든 조건이 완벽했던 반면, 2012년은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훌륭하게 완성된 빈티지라는 것.
추가로 빈티지 샴페인은 앙리오의 정체성과 스타일을 변경하지 않고 떼루아를 더욱 정교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일반적인 멀티 빈티지 샴페인을 만들 때는 다양한 포도밭과 빈티지의 조합은 넉넉함과 복합미를 추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Champagne Henriot, Brut Millesime 2012 / 샴페인 앙리오 브뤼 밀레짐 2012
매우 섬세하고 꾸준한 거품. 깔끔하고 날카로운 산미와 은근한 이스티 뉘앙스, 완숙한 자두, 천도복숭아 등 아름다운 핵과 풍미. 짭조름한 미감이 산미를 타고 피니시까지 길게 남는다. 첫인상도 질감도 여운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훌륭한 샴페인. 테이스팅이었는데 더 마시고 싶었달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ateau Cheval Blanc 1989 / 샤토 슈발 블랑 1989 (0) | 2021.12.06 |
---|---|
모멘텀 테이스팅 세션(Momentum Tasting Session) 후기 (0) | 2021.11.27 |
Lanzaga 2015 / 란자가 2015 (0) | 2021.10.24 |
Jean Biecher & Fils, Alsace Grand Cru Sommerberg Riesling 2019 / 장 비셔 에 피스 알자스 그랑 크뤼 좀머베르크 리슬링 2019 (0) | 2021.10.24 |
와인들 @라카사(LA CASA) (0) | 2021.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