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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모멘텀 테이스팅 세션(Momentum Tasting Session) 후기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1. 27.

부띠끄 와인 수입사 모멘텀 와인 컴퍼니(Momentum Wine Company)의 직영샵인 딜리셔스 보틀 샵에서 진행한 와인 시음회에 다녀왔다. 

 

샵의 위치는 2호선 상왕십리역과 신당역 사이. 난 전기 자전거 타고 슝- 다녀왔지롱.

 

보틀샵 입구. 로고가 아쥬 매혹적이다 ㅋㅋㅋ

 

입구에 들어서면 아들 빈티지 무똥 로칠드 레이블이 똭! 이거 국내 론칭 행사 때 나눠준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구했는지 물어보니 지인한테 선물 받았다고. 아, 나도 지인한테 선물 받고 싶다ㅠㅠ

 

시음에 앞서 일단 샵 구경부터. 역시 와인 수입사가 직영하는 와인샵답게 좋은 와인들, 독특한 와인들이 즐비하다. 모멘텀 와인 컴퍼니의 직영샵이지만 모멘텀에서 수입하는 와인 외에도 좋은 와인들을 많이 구비해 놓았다.

훌륭한 리스트를 널찍한 공간에 예쁘게 DP 해 놓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 잡힌 네임택에는 가격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다. 가격 역시 상당히 리즈너블한 수준. 조만간 샵 한편에 테이블을 마련해 바 & 샵 형태로 변경할 예정이라니 더욱 기대된다.

 

요 진열대는 정말... 사장님 와인 보는 눈썰미 최고임. 린정.

 

작은 냉장고를 채운 맥주 라인업조차 훌륭하다. 내 사랑 베스트말레부터 설레임까지. 네이밍이 위트 있는 파 이스트 도쿄 화이트(Far Yeast Tokyo White)는 세종(Saison) 스타일인데 상당히 맛있다고. 이것도 한 병 사 온다는 걸 깜빡했네;;;

 

어쨌거나 오늘은 시음을 하러 온 거니까 시음에 집중했다. 상세한 노트를 남기기는 한계가 있어서, 첫인상을 중심으로 가볍게 메모만.

 

이번 시음에서 가장 초점을 맞췄던 와이너리는 바로 요기, 아데가 페드라롱가(Adega Pedralonga)!

얼마 전 모멘텀 인스타에서 본 레이블이 넘나 예뻐서 궁금해하던 차에 이번 시음회에 나온다길래 꼭 맛보려고 노리고 있었다. 게다가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지역의 화이트는 알바리뇨(Albarino), 레드는 멘시아(Mencia) 품종... 취향저격할 만한 요소는 다 갖추고 있다. 

 

페드라롱가(Adega Pedralonga)는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유명 와인 산지 리아스 바이사스 지역의 자연주의 와인 생산자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갈리시아 방언으로 큰 돌을 뜻하는데, 이름 어울리게 여러 가지 미네랄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깨끗하고 맑으며 적절한 산도가 매력적인 와인들을 만들고 있다. 특히 페드라롱가는 알바리뇨가 빠른 소비를 위한 와인이라는 인식에 반대하여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들을 생산하는데 그 방향성을 두고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비오디나미 농법(biodynamic farming)을 적용하며, 쟁기질마저도 최소한으로 줄여 생물학적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자연 효모(indigenous yeast)만으로 발효하며, 이산화황을 비롯한 첨가물을 넣지 않고 청징(fining), 여과(filtering)도 하지 않는다. 간섭을 최소화하여 와인을 만드는 셈. 그 결과로 페드라롱가는 이 지역의 떼루아와 토양의 특징을 매우 잘 보여주는 놀라운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페드라롱가의 포도밭은 대서양에서 20km 정도 거리에 있어 영향을 많이 받으며, 화강암과 양토(granite loam) 토양으로 와인에서 미네랄이 많이 드러난다. 알바리뇨, 멘시아 외에도 까이뇨(Caino), 에스파데이로(Espadeiro) 등 토착 품종을 사용해 와인을 만든다. 

 

Pedralonga, Terra de Godos 2019

흰 꽃, 백도, 우아한 청사과. 섬세하면서도 밀도 높은 미네랄과 깔끔한 신맛이 인상적인 와인.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스타일의 알바리뇨다. 레이블의 투구는 오래전 이 지역에서 살았던 고쓰(Goth) 족이 사용했던 투구로, 와인의 정체성과 함께 강철 같은 미네랄 풍미를 드러내는 거라고. 20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효모 첨가 없이 양조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간 리와 함께 숙성한 후 6개월 추가 숙성해 완성했다. 

 

Pedralonga, Albarino 2019

테레 데 고도스보다 좀 더 잘 익은 과일 풍미가 도드라진다. 사과, 살구 같은 핵과... 질감도 좀 더 둥글고 산미는 살짝 낮아 편안한 느낌이다. 역시나 좋은 알바리뇨. 35년 수령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를 효모 첨가 없이 양조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간 리와 함께 숙성한 후 6개월 추가 숙성해 완성했다.

 

Pedralonga, DoUmia 2018

매콤한 스파이스와 감초, 붉은 꽃 향기, 라즈베리, 체리 풍미와 토양 뉘앙스. 가볍고 단정한 스타일. 20년 수령 멘시아 60%, 카이뇨 30%, 에스파데이로 10%를  손 수확해 며칠간 안정화 한 후 매우 부드럽게 압착하여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자연 효모로 발효한다. 이후 12개월 동안 리와 함께 젖산 발효한 다음 6개월간 추가 숙성해 병입.

 

Pedralonga, DoUmia Barrica 2017

일반 도우미아보다 베리와 붉은 체리 풍미가 좀 더 달콤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시나몬과 정향 등 스위트 스파이스 또한 부드럽고 달콤한 인상을 강화하는 듯. 물론 맛 자체는 드라이하며, 무겁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도우미아와 동일한 양조 방식을 사용하지만 발효 및 숙성을 2500리터 알리에(Allier) 오크에서 진행한다.

 

아래는 함께 테이스팅 한 와인들.

Champagne Moutard, Cuvee des 6 Cepages Brut Champagne Gold Edition 2010

풍부한 이스트 뉘앙스와 치즈 같은 힌트, 섬세한 버블이 만들어내는 크리미한 질감 속에 날 선 시트러스 산미. 과숙하지 않은 핵과 풍미에 은근한 시트러스 필 같은 여운이 가볍게 더해진다. 시음회의 스타트로 맛 본 와인인데 품질이 상당하다. 아르망 드 브리냑 닮은 외관이 부끄럽지 않은 품질을 갖췄다. 

꼬뜨 데 바(Côte des Bar)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의 포도밭에서 선별 수확한 포도로 퓔리니 몽라셰 프리미에 크뤼(Puligny Montrachet Premier Cru) 숙성에 사용한 2년 차 오크통에서 발효한다. 병입 2차 발효 후 추가로 8~10년 추가 병입 숙성한다.

 

Field Recordings, Skins 2020 Central Coast

오렌지 앰버 골드 컬러. 생각보다 상당히 드라이하지만 산미는 낮게 느껴진다. 확연한 수렴성에 다양한 꽃향과 과일 풍미에 말린 약재 같은 뉘앙스가 오묘하게 감돈다. 대단히 독특한 인상의 미국 오렌지 와인.

슈냉 블랑(Chenin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 , 알바리뇨, 베르데호(Verdejo), 리슬링(Riesling) 등 다양한 품종을 각기 다른 아홉 포도밭에서 손 수확 후, 낮은 온도에서 안정화한다. 가지 제거 후 껍질과 함께 90일 동안 침용한 후 품종 별로 효모 첨가 없이 발효했다. 아카시아 배럴에서 6개월 숙성 후 모든 품종을 블렌딩해 최소량의 이산화황과 함께 병입했다.

 

Castell d'Age, 100% Miracle Orange 0% SO2 2020 Penedes

향긋한 꽃 향기와 상쾌한 오렌지 같은 신맛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며, 풍성하고 화사한 풍미와 함께 길게 이어지는 여운 또한 매력적인 와인. 아래 '오렌지'와 비교하자면 이 쪽이 취저.

비오디나미 용법으로 재배해 손 수확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100%로 양조한 오렌지 와인. 5일 동안 저온에서 침용하여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4일 간 발효한 다음 이산화황 첨가, 청징 및 여과 없이 병입한다. 

 

Castell d'Age, 100% Orange 0% SO2 2020 Penedes

오렌지 와인인데 수렴성이나 밀도 높은 과일 풍미보다는 날카로운 시트러스 산미와 미네랄리티가 가장 인상적으로 드러나는 느낌. 백도 같은 풍미와 함께 특이하게도 새콤한 작은 붉은 베리가 연상되기도.  

비오디나미 용법으로 재배해 손 수확한 가르나차 블랑카(Garnatxa Blanca) 100%로 양조한 오렌지 와인. 8일 동안 저온에서 침용하여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4일 간 발효한 다음 이산화황 첨가, 청징 및 여과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Borc Sandrigo Tocai Friulano 2017

약간의 복합미, '자연스러운' 느낌. 브렛이 살짝 느껴지는 것 같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매끈한 주질이 인상적인데, 이는 (RW/OW를 제외한) 데니스 몬타나의 모든 와인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풍미는 마치 견과 섞은 곡물 가루 마냥 구수한(?) 느낌 풍미인데 주질은 실크 같으니 살짝 당황스럽달까. 어쨌거나 흥미로운 와인임은 확실.

유기농법으로 키운 프리울라노를 손 수확해 가지를 제거하여 효모 첨가 없이 발효 후, 하루 동안 효모 앙금과 안정화한다. 이후 수직형 착즙기로 압착하여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8개월간 리와 함께 숙성, 약하게 여과 후 청징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OW Centottanta 2019 Friuli Venezia Giulia

모스카토 같이 달큼한 향과 꽃밭 같은 화사함이 매력적인 캐주얼한 와인이다. 자두 사탕이나 설탕 바른 오렌지 젤리 같은 달콤한 풍미가 지배적인데 맛은 드라이하며 상큼한 신맛이 물리지 않게 만들어 준다. 매그넘 사이즈에 트렌디한 레이블로 파티 같은 데서 편하게 마실 만한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 프리울라노, 트레비아노(Trebbiano), 모스카토(Moscato) 등을 줄기를 제거해 파쇄한 후, 시멘트 통에서 8일간 침용해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이후 수직형 착즙기로 압착한 후 시멘트 통에서 추가 숙성하여 약하게 여과 후 청징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RW Treottouno 2019 Friuli Venezia Giulia

매콤한 스파이스와 풋풋한 허브, 검붉은 베리 풍미가 가볍지만 확실하게 드러난다. 타닌은 가벼운 편으로 술술 넘어가는 편안한 와인. 화이트보다는 임팩트가 살짝 약하지만, 역시나 파티에서 흥을 돋우기엔 충분해 보인다.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레포스코(Refosco), 메를로(Merlot)를 줄기를 제거해 파쇄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8일간 침용해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이후 수직형 착즙기로 압착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6개월 리와 함께 숙성하여 약하게 여과 후 청징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Borc Dodon Uis Blancis 2017 Friuli Venezia Giulia

가벼운 꽃과 시트러스 필, 은근한 산화 뉘앙스 뒤로 서양배 백도 풍미가 아름답게 드러난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훌륭하며 특유의 매끈한 주질 또한 매력적인 오렌지 와인.

토카이 프리울라노(Tocai Friulano) 55%, 소비뇽 블랑 30%, 피노 블랑(Pinot Blanc) 10%, 베르두초 프리울라노(Verduzzo Friulano) 5% 블렌딩. 줄기 제거하지 않은 포도를 오픈 발효조에서 6일간 껍질, 과육과 함께 침용,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500리터 헝가리안 오크 배럴에서 약 30개월 숙성 후 여과 및 청징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Borc Dodon Merlot 2015 Friuli Venezia Giulia

잘 숙성돼 고혹적이고 복합적인 부케와 토양 뉘앙스, 곡물 가루 같은 특유의 미묘한 구수함과 쨍하게 이어지는 산미. 그리고 말끔한 주질. 오묘하게 매력적인 와인이다.

1999년 식재한 메를로 100%를 줄기 제거 및 파쇄 후 섬유 유리로 만든 통에서 6일간 침용 및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수직형 착즙기로 압착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리와 함께 16개월 숙성 후 약하게 여과하여 청징 없이 병입한다. 

 

Denis Montanar, Borc Scodovacca Verduzzo 2012 Friuli Venezia Giulia

많이 달지 않지만 디저트 와인 같은 말린 과일과 완숙 핵과, 조청 같은 풍미는 완벽하게 드러낸다. 강한 타닌과 진한 앰버 컬러가 오렌지 와인의 정체성 또한 확실히 갖추고 있다. 약간 왕겨 같은 느낌도 살짝 있어서 코르키(?)인가 싶었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향이 너무나 잘 피어서... 어쨌거나 한국인이 선호할 만한 과하지 않은 단맛(17.5g/l)을 갖춘 디저트 와인.

1987년 식재한 베르두쪼 프리울라노 100%를 줄기를 제거해 오픈 발효조에서 3일간 껍질, 과육과 함께 침용,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다. 수직형 착즙기로 압착해 500리터 오크 배럴에서 약 50~60개월 숙성 후 약하게 여과해 청징 없이 병입한다. 

 

Reia, Rebula 2017 Brda

복합적인 뉘앙스와 약간의 비누 같은 인상. 온도가 조금 낮았는데 시간이 지나 온도가 올라가면서 모과와 핵과 같은 풍미가 은은하게 드러난다. 살짝 어렵다는 인상이었는데, 온도를 조금 높여서 시음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다. 

비오디나미 농법으로 재배한 레불라(Ribolla Gialla)를 손 수확해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4시간 동안 느리게 압착하여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발효하여 2~3년 정도 숙성해 병입한다.  

 

Celler La Vinyeta, Sereno Solera NV Empordà

확연한 너티함과 이스티 뉘앙스. 심하게 드라이하지 않은 데다 질감이 부드럽고 알코올이 낮아 술술 넘어간다. 무게감이 살짝 아쉽지만 순수한 맛과 편안함에서 확실한 장점이 있는 페이크 주정 강화 스타일 와인.

척박한 엠포르다의 토양에 식재된 약 80년이 넘은 수령의 고목 가르나차 로하(Garnatxa Roja, 그르나슈 그리)를 손으로 선별 수확한 후 효모 첨가나 기타 첨가물 없이 양조한 와인이다. 발효 후 오래된 프렌치 오크통에서 2009년부터 솔레라 방식으로 생산하는 독특한 로제. 오크통에 와인을 넣어 밀봉한 후 어떠한 간섭도 없이 햇빛과 바람으로만 산화 숙성시킨다.

 

전반적으로 모든 라인업이 매력 뿜뿜이었다. 그중에서도 궁금했던 페드라롱가와 데니스 몬타나의 와인들을 시음해 볼 수 있어서 특히 보람찼던 시음회였음.

 

완전 내 스타일이었던 페드라롱가의 테라 데 고도스 한 병 구입. 겨울철의 해산물과 함께 즐길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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