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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책·영화·음악·여행

위스키 마스터클래스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1. 18.

위스키 마스터 클래스, 루 브라이슨 지음, 김노경 옮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책. 구성은 참 좋았는데 아마도 역자가 위스키를 잘 모르시는 듯. 오역이나 무리한 번역이 좀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내용이 특정 지역이나 증류소, 브랜드, 위스키가 아닌 위스키 제조 과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점은 상당히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해당 챕터와 관련 있는 특정 위스키에 대한 짤막한 소개글을 실어서 이해도 돕고 개별 위스키에 대한 흥미 또한 불러일으키는 점도 좋았고.

그래도 좋았던 점을 나열해 보면, 2장에서 주요 생산국 별 위스키 규정에 대해 소개한 부분은 상당히 유익했다. 캐나디안 위스키의 1/11은 다른 오크 숙성 증류주를 섞어도 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음. 9장에서 배럴을 만드는 참나무의 종류를 간략히 정리해 준 것도 좋았고, 10장에서는 그 배럴들을 숙성하는 다양한 형태의 창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준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최근에 블랜턴 버번을 사면서 알게 된 웨어하우스 H의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해당 챕터를 통해서 조금 더 견문을 넓힌 느낌이랄까. 이외에도 아는 내용에 대한 확인 및 복습도 하고 기타 소소한 상식들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위스키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이 번역한 것 같은 티가 너무 많이 났다. 이미 한국에서 통용되는 표현들을 무리하게 번역해서 이해가 더 어려운 경우도 많았고, 문체도 너무 번역체라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부지기수. 특정 단락은 아예 설명하는 대상(주어)을 빼먹어서 뭐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이해도 안 가고... 이런 문제들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챕터가 6장 단식 증류기, 7장 연속식 증류기가 아니었나 싶다. 심지어 아는 내용도 더 헷갈리게 만드는 느낌. 차라리 대표적인 증류기 타입들을 이미지로 보여주고 그걸 기반으로 설명했으면 이해가 훨씬 쉬웠을 텐데...

시중에 위스키 서적도 적은 상황인데, 부디 오류 수정해서 재판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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