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드디어 르 팽을 마셔보는구나... 가 아니라, 샤토 레 팽임 ㅇㅇ
샤토 레 팽(Chateau Les Pins). 프랑스 남쪽 스페인과 접경 지역 중 지중해 쪽에 면해 있는 루시옹(Roussillon) 지역의 와인이다.
힙한 성수로의 노포, 대성갈비에서 오랜만에 이 와인을 만났다.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거! 스프라이트 컵에 따라서 벌컥벌컥! 막잔에 따라 마셔도 풍미를 명확히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의 와인이다. 한 마디로 누가 어떻게 마셔도 맛있는 와인이랄까.
잘 구워진 참숯에다가,
신선한 목살, 달싹한 돼지갈비 구워서 함께 먹으니 음식 궁합도 넘나 좋은 것.
사실 이 와인은 대략 8년 전쯤 루시옹 현지에서 만난 적이 있다.
돔 브리알(Vignoble Dom Brial)이라는 루시옹을 대표하는 대형 생산자의 포트폴리오에 샤토 레 팽이 있었던 것.
다양한 와인들을 시음했었는데, 1969년 빈티지의 리브잘트와 함께 가장 명확한 기억을 남긴 와인들 중 하나다.
그 와인을 한국에서 다시 만나니 감개무량...
시간에 쫓겨 대성갈비에서 1/4 쯤 남긴 와인을 집에 들고 와서 가브리살과 함께 마셨다.
Château Les Pins 2014 Côtes du Roussillon Villages / 샤토 레 팽 2014 꼬뜨 뒤 루시옹 빌라주
검은빛 감도는 짙은 루비 레드 컬러. 코를 대면 진한 삼나무와 흑연, 토스티한 오크와 바닐라 뉘앙스가 블랙 커런트, 완숙한 자두, 블랙베리 풍미와 함께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풀 바디에 명확한 과일 풍미. 높은 알코올에 상응하는 적절한 신맛, 부드럽게 녹아들기 시작한 타닌이 균형을 이루며 좋은 구조를 형성한다. 오크 뉘앙스가 강한 편인데도 완숙한 과일 풍미가 전혀 눌리지 않기 때문에 거북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어찌 보면 남부 론 같은 느낌도 살짝 드는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허브 뉘앙스와 스파이시함은 적고 과일 풍미는 훨씬 도드라진다. 바디감 또한 좀 두꺼운 편. 빈티지로부터 7년이나 지났지만 아직 확연히 어린 느낌. 앞으로 10년 정도는 아름답게 변화해 갈 것 같은 와인이다.
시라(Syrah) 40%, 그르나슈(Grenache) 40%, 무르베드르(Mourvèdre) 20%를 블렌딩해 오크통(1/3 new)에서 12개월 숙성했다. 초 밸류 와인이니 레스토랑/비스트로에서 만난다면 메인 디시를 위해 선택할 만하다. 웬만한 론, 보르도는 찜 쪄먹는 와인이니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