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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네비올로의 또다른 명작, 네르비 가티나라 2015(Nervi Gattinara 2015)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 16.

홍대 보헴 비스트로 모임에 들고나간 와인들. 둘 다 작지만 알찬 수입사에서 들여온 훌륭한 와인들이다.

 

특히 네르비(Nervi)피에몬테 북부 가티나라(Gattinara)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2018년 바롤로 최고의 와이너리 자코모 콘테르노(Giacomo Coterno)가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와이너리다. 가티나라의 메인 품종은 바롤로(Barolo)와 같은 네비올로(Nebbiolo)로, 한 세기 전만 해도 바롤로,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던 곳이라고 한다.

 

자코모 콘테르노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로베르토 콘테르노

1906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네르비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네비올로의 거친 타닌과 높은 산미를 제어해 우아하고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드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아스트룹(Astrup) 패밀리의 소유가 되는데, 그때부터 그들을 도왔던 사람이 바로 자코모 콘테르노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 로베르토 콘테르노(Roberto Conterno). 그는 네르비와 가티나라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고, 결국 2018년 네르비를 인수했다. 중요한 점은 네르비에서 30년 이상 양조를 담당했던 엔리코 필리포(Enrico Fileppo) 등 기존 주요 담당자들이 여전히 함께 한다는 것이다. 가티나라에 대한 네르비의 노하우에 바롤로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지아코모 콘테르노의 손길이 더해지는 셈이다. 로베르토의 두 아들 니콜로(Niccolo) 가브리엘레(Gabriele)도 네르비의 운영에 참여해 가족 경영 기반 또한 갖췄다.

 

비냐 몰시노

네르비는 북부 피에몬테 알프스 산기슭 해발 300-420m 급경사 남향 언덕에 28.5ha의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랑 크뤼 급 포도밭인 몰시노(Molsino), 발페라나(Valferana) 등이 포함된다. 특히 몬테 로사(Monte Rosa) 산봉우리 아래 위치한 비냐 몰시노는 원형 극장(amphitheatre) 모양의 남향 포도밭으로 가티나라 최고의 크뤼로 꼽힌다. 돌이 많이 섞인 가티나라의 척박한 토양은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의 테루아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화산암이 더 많이 섞여 있어 배수가 우수하다. 포도밭 관리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DOCG 규정보다 훨씬 길게 숙성한다.

 

가티나라(Gattinara)는 바롤로(Barolo) 북쪽으로 120km 정도 떨어진 북부 피에몬테의 작은 와인 산지다. 1967DOC, 1990DOCG가 되었다. 이웃한 겜메(Ghemme)와 함께 현지 방언으로 스판나(Spanna)라고 부르는 네비올로(Nebbiolo) 품종으로 드라이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전체 포도밭 규모가 100ha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는 매우 작지만, 철분이 풍부한 자갈 섞인 화산토양과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네비올로 재배의 최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DOCG 규정 상 포도밭은 반드시 해발 300m 이상 550m 이하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포도밭은 알프스 산기슭 남향 언덕의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탄탄한 구조감과 고급스러운 아로마를 지닌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양질의 포도를 생산한다.

가타리나 와인은 네비올로를 최소 90% 이상 사용해야 하며, 우바 라라(Uva Rara)를 최대 10%, 베스폴리나(Vespolina)를 최대 4%까지 블렌딩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와인은 대부분 네비올로만 사용해 만든다. 네르비의 와인들도 물론 네비올로만 사용한다. 숙성 기준은 오크 숙성 24개월 포함 최소 35개월 이상이며, 리제르바(Riserva) 와인의 경우 오크 숙성 36개월 포함 최소 47개월 이상이다. 가타리나 와인의 타닌 함량과 산미는 일반적으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이상이라고 평가되며, 장기 숙성에 매우 적합하다.

 

Nervi, Gattinara 2015 / 네르비 가티나라 2015

코를 대면 구수한 밤 껍데기 같은 뉘앙스의 은은한 토스티 오크가 조금은 생소한 붉은 베리 아로마와 타르 같은 미네랄 힌트와 어우러진다. 대단히 매력적인 네비올로의 풍미를 첫인상에서부터 드러낸달까. 입에 넣으면 촘촘한 타닌과 생생한 산미, 밀도 높은 풍미가가 만들어내는 커다란 삼각형의 구조감. 묵직하기보다는 탄탄한 구조를 보이는 (미디엄) 풀 바디 와인이다. 아직 어린 느낌이지만 지나치게 까칠하지 않은 하늘하늘한 질감 또한 마음에 든다. 피니시에 더해지는 가벼운 허브와 향신료, 가죽 같은 동물성 힌트는 우아하고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5일간 발효 및 침용한 후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에서 36개월, 시멘트 탱크에서 6-12개월 숙성한다. 2015년 빈티지는 몰시노, 발페라나 같은 그들의 싱글 빈야드 와인들을 출시하지 않고 싱글 빈야드의 포도를 모두 일반 가티나라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하니, 그 품질을 능히 짐작할 만하다. 2015년 빈티지도 로베르토 콘테르노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이렇게 되면 온전히 로베르토의 생각대로 만들었을 2018년 빈티지가 매우 궁금해진다. 

 

 

Nervi Gattinara 2015 | Wine.com

A very floral and lilting nose with abundant rose perfume, as well as sweet cherry aromas and sweet, wild herbs. Very sweet florals here in 2015. The palate has precision and finely detailed acidity, as well as a deep-set, flavorful core of strawberries an

www.wine.com

2019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94점을 주며 100대 와인 중 36위로 꼽았다.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과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도 92점을 주었다.

와, 가티나라의 와인들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맛봐야 할 것 같다. 네르비와 함께 가티나라 삼대장이라고 하는 트라발라니(Travaglini)와 안토니올로(Antoniolo)의 와인도 구매해 두었는데 빨리 맛을 보고 싶어 현기증이 난다. 물론 네르비의 와인도 한 병 더 구해 두어야 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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