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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전지전능한 신께 바치는 최고의 리큐르, 베네딕틴 DOM(Benedictine D.O.M.)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 11.

수도원의 레시피에서 기원한 대표적인 리큐르 중 하나, 베네딕틴 DOM(Bénédictine D.O.M.). D.O.M.은 "Deo Optimo Maximo"의 이니셜로, "최고로 위대한 신에게" 정도의 의미다. 그만큼 완전무결한 리큐르라는 걸 강조하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다.

 

오래전부터 구하고 싶었던 건데 GS25의 주류 스마트오더인 와인25+에 들어왔길래 낼름 주문했다. 검색해 보면 남대문 시세는 보통 6.5만 원을 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비싼 편이긴 한데, 해피머니 등 이런저런 할인을 받고 남대문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과 교통비, 번거로움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그런데 박스에 담겨 있다. 보통 알병으로 구입하는 것 같던데... 게다가 법국랑주(法國廊酒)라니... 너무 중국 시장 타깃인 게 티 나잖아;;; 급 우리나라도 얼른 음주 강국(?)이 되어 한국용 패키지가 나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이름뿐만 아니라 허브와 약재 이름도 간체자로 적어놨다. 肉荳蔻, 沒藥, 番紅花, 肉桂, 當歸, 牛膝草, 白荳蔻, 杜松, 鼻血草... 차례로 넛멕(nutmeg), 몰약(myrrh), 샤프란(saffron), 알로에(Aloe), 계피(cinnamon), 당귀(angelica), 방아(hyssop), 화이트 카다멈(white cardamom), 주니퍼(Juniper), 꿀풀(melissa)이다.

 

어렵게 구글 번역 돌려서 찾아놨더니 박스 전면에 다 적어놨다. 순서만 다를 뿐... (털썩)

 

옆면의 설명도 프랑스어와 영어 외에 중국어와 말레이어가 적혀 있다. 우리나라는 말레이시아에도 지는 거냐ㅠㅠ ...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싱가포르 지사에서 출시한 제품이라 그런 듯. 

 

오리지널 레시피는 1510년 베네딕토회 수도사 베르나도 빈첼리(Dom Bernado Vincelli)가 노르망디에 있는 페캉 수도원(Abbey of Fécamp in Normandy)에서 완성했다. 안타깝게도 이 레시피는 프랑스 대혁명 시절에 유실되었지만, 1863년 와인 중개상 알렉상드르 르 그랑(Alexandre Le Grand)이 레시피를 복원해 베네딕틴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했다. 현재 레시피는 비밀에 부쳐져 있으며, 회사의 일부 임원들만 알고 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네딕틴 DOM은 27종의 약초와 허브, 스파이스를 기반으로 네 가지 배치를 만들어 각각 프렌치 오크에서 8개월 동안 따로 숙성한다. 이후 혼합하여 설탕과 꿀을 더해 단맛을 내고 샤프란으로 색을 더한 다음 4개월 추가 숙성해 완성한다. 

 

이제 박스를 열 차례.

 

일단 뚜껑부터 합격!

 

인장도!

 

레이블도!! 완전 취저다. 나 이런 거 왜 이리 좋아하지...

 

보틀의 모양도 완전 마음에 든다. 맛이 없어도 좋아할 것 같아~  날 가져요 엉엉엉.

 

병목도 간지다. 게다가 친절(?)하기까지...

 

우리나라 술들도 요렇게 예쁜 병에 담겨 나왔으면 좋겠다. 이 역시 경험의 일부인데, 아직 거기까지 신경 쓰는 생산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아무래도 아직은 거기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겠지. 원하는 형태로 커스터마이즈 해 줄 보틀 메이커도 없을 거고. 

 

이제 맛을 볼 차례.

 

반짝이는 오렌지 앰버 컬러가 마음에 든다. 따라 보니 생각보다 점도는 높지 않은 편. 향 또한 들큼하기보다는 풋풋하면서도 향긋하며 화한 뉘앙스가 매혹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니 과하지 않은 단맛과 함께 처음에는 화한 허브, 미드 팰럿 이후에는 계피, 넛맥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풍미가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향과 마찬가지로 단맛도, 끈적임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좋다. 식후에 소화제 대용으로 마셔도 괜찮을 듯. 

 

 

20 best Bénédictine cocktails

One of the truly classic liqueurs, Bénédictine contributes honeyed herbal notes to cocktails. All those below call for the original Bénédictine D.O.M., which is richer than the Bénédictine B&B version of this liqueur popular in countries such as the

www.diffordsguide.com

물론 메인은 칵테일이다. 디포즈가이드(diffordsguide)에 베네딕틴 DOM을 활용한 다양한 칵테일이 소개돼 있다. 대부분 칵테일 잔에 서빙하는 숏 칵테일들인데, 더보기를 누르면 일부 온 더 락 칵테일도 나온다. 예를 들면 바스티유(Bastille) 칵테일 같은 것. 하지만 일단 B&B나 뷰 카레(Vieux Carré) 같이 알고 있는 칵테일을 먼저 만들어 보고 싶다. 특히 뷰 카레는 기존에 드람뷔(Drambuie)로 대체해서 만들었던 것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지 궁금하다. 

 

내일 저녁엔 B&B를 온 더 락으로 한 잔 말아봐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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