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이마트 스마트 오더로 구매한 카바이 3종 세트. 두 병은 펫낫(Pet-Nat)이고 한 병은 레드 와인이다. 세 병 다 처음 보는 와인인데 레이블이 일반적인 카바이 와인이랑 좀 다르다.
보통 카바이(Kabaj)의 와인들은 요런 레이블인데, 펫낫들은 좀 트렌드에 맞게 그림을 추가한 듯. 가운데 레드 와인만 기존 레이블의 문법을 따랐다. 그런데 아직 카바이 홈페이지에도 소개되고 있지 않다. 어쨌거나 카바이는 믿고 마시는 생산자이므로, 처음 보는 와인이지만 모두 구매했다.
청기와 타운에서 드링킹. 신나게 마시느라 사진도 안 찍었다-_- 미리 찍어 두었던 백 레이블 사진뿐. 그래도 기억용으로 짤막하게나마 메모를 남기는 게 좋을 것 같아서.ㅋ
San Lurinz by Kabaj, "Hydra" Sparkling 2020 Goriška Brda
아무 생각 없이 병따개로 크라운 캡을 열었는데, 내용물이 폭발하며 쏟아져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이런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뻥!" 하는 소리가 넘나 크게 나면서 안에 있던 플라스틱 마개까지도 튀어나와버렸으니까. 향을 맡으니 시트러시한 향과 함께 제법 강한 알코올 뉘앙스가 드러난다. 아니, 이렇게 알코올 부즈가 드러나는 펫낫이라니... 상당히 낯선 느낌. 알코올 도수를 확인하니 무려 13.5%다-_-;;; 펫낫 치고는 상당히 높은 도수. 입에 넣으면 거친 버블, 무난한 신맛과 함께 시트러스, 자두, 백도 같은 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는데, 음식과 함께 마시니 역시 술술 넘어가는 느낌.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미묘한 뉘앙스를 드러내는 스타일은 아니다.
San Lurinz by Kabaj, "Corvus" Sparkling 2020 Goriška Brda
'코르부스'는 까마귀라는 뜻. 붉은 체리 컬러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데, 컬러와 어울리는 붉은 베리와 라즈베리 향이 힘찬 버블을 타고 화사하게 피어난다. 입에서는 역시나 거친 버블감. 과일 풍미와 함께 약간의 토양 힌트와 세이버리함이 드러나는 듯하다. 알코올 함량을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것도 도수가 제법 높을 것 같다.
피노 누아(Pinot Noir) 80%에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블렌딩.
이것도 화이트 펫낫처럼 폭발해서 상당히 많이 넘쳐버렸다...
그래도 뽀글거리는 거품을 보고 있자니 기부니가 좋다.
Kabaj, "Corpus" 2011 Goriška Brda
'코르푸스'는 'body'라는 뜻이라는데 이름이 코르부스와 비슷해서 헷갈리기 딱 좋다. 요건 산 루린즈가 아닌 카바이의 이름을 단 레드 와인인데, 무려 9년을 숙성했다. 메를로를 중심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을 사용한 보르도 블렌딩. 향을 맡으니 바닐라 & 캐러멜 오크 풍미가 진하게 뿜어져 나온다. 여기에 흑연, 가죽, 담배 등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부케를 형성. 붉은 과일 풍미 또한 크게 밀리지 않고 숙성 뉘앙스와 조화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양념 소갈비와 함께 제법 맛있게 마셨다. 모인 사람들 대다수가 매우 호평했던 와인. 다시 사진 않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