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맛집 톰스 다이닝에서 와이니 모임. 테마는 엔트리급(?!)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쎄였다.
그 전에 집(?)에서 식전주로 마신 알자스 크레망...
Anna Andre et Yann Durrmann, Cremant d'Alsace Cuvee Nature 2017
레이블의 설명들이 와인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Brut Nature sur Schistes'라니 포도를 편암 토양에서 재배한 듯 싶다. Cuvee Nature 아래의 문구들은 이산화황을 첨가도, 필터링이나 도자주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 나는 나중에 도착해서 1/3쯤 남아 있던 와인을 받았는데, 글라스에 술을 받는 순간 장향 같은 꼬릿함과 새콤함, 향긋한 꽃 향기, 달콤한 흰 과일 향이 동시에 몰려와서 깜짝 놀랐다. 멤버들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홍초 같은 신맛이 강했다고. 어쨌거나 매력적인 크레망이다. 레이블도 예쁘고. 눈에 띄면 재구매 각.
비스트로에 도착해서 다시 식전주... 오랜만에 다시 마시는 페리에 주에 그랑 브뤼. 바뀐 병 모양과 레이블이 아주 마음에 든다. 하지만 먹느라 바빠서 사진은 안 찍는 센스-_-;;;;
Champagne Perrier-Jouet, Grand Brut NV
이스티, 가볍게 볶은 커피 같은 스모키 뉘앙스, 너티 힌트. 청사과와 라임 같은 상쾌한 과일 풍미가 잔잔하게 드러나며 은은한 꽃향기 또한 매력적으로 감돈다. 특히 꽃향기는 마실 수록 살살 피어나는 게 상당히 매력적. 과하지 않은 신맛과 부드러운 미감 또한 마음에 든다. 음식과 함께 할 때 더욱 맛있었던 것도 포인트.
5년 전에 참석했던 페리에 주에 멘토링 클래스. 벨 에포크는 하이 엔드 샴페인 중에는 아직 가격이 좋은 것 같다. 화려한 아르누보 스타일의 보틀 때문에 외려 정당한 평가를 못 받는 비운의 샴페인이랄까.
Chateau Fontenil 2016 Fronsac
매끈한(?) 붉은 꽃 향기와 진한 붉은 자두, 붉은 베리, 블랙커런트 풍미. 입에 넣으면 드라이하지만 세련되고 편안한 인상이다. 나이에 비해서 타닌도 부드러운 느낌. 실키한 질감에 술술 넘어가는 미디엄 풀바디 와인. 시간이 지날수록 토스티 오크와 토양 같은 미네랄이 드러나면서 약간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강해진다. 어쨌거나 지금 마시기엔 제일 좋았달까. 역시 미셀 롤랑... 누가 뭐래도 맛있는 와인이다.
전면의 미셀 롤랑(Michel Rolland) 싸인도 모자라 하단에다 이름을 떡하니 박아놓았다. 현재 활동하는 와인 컨설턴트 중 자타공인 최고의 평가를 받는 컨설턴트 미셀 롤랑.
프롱삭(Fronsac)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선호하는 지역이다. 마셔 본 대부분의 와인들의 품질이 좋았고, 가격 또한 상당히 리즈너블 했기 때문. 백 레이블의 설명은 프랑스어이긴 해도 상당히 상세한 편이다.
홈페이지는 더욱 잘 되어 있어서 웬만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다. 역시 프랑스어이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구글 번역이 있으니까. 점토질 석회 토양에 식재된 평균 45년 수령의 메를로만 100%로 사용해 양조했다. 손으로 수확해 100% 줄기 제거 전후로 두 번의 선별을 거쳤다. 발효는 작은 나무 vats와 스테인리스 스틸 vats, 그리고 배럴에서, 젖산 발효는 새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진행한다. 이후 15-18개월 정도 프렌치 오크 배럴(40% new)에서 숙성.
세 번째 선수... Chateau Cos Labory 2014 Saint-Esteph.
퐁트닐에 비해서는 확실히 블랙베리, 블루베리 같은 검은 베리 풍미가 도드라진다. 더해지는 흑연과 삼나무, 그리고 향긋하게 감도는 붉은 꽃 향기와 시원한 민트 허브 힌트, 토스티 뉘앙스. 처음에는 단단한 구조감에 타닌이 뻣뻣한 인상이라 좀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아하고 세련되게 피어나는 느낌이다. 결국 마지막엔 코스 라보리가 나의 원픽이 되었음.
샤토 코스 라보리는 1855년 보르도 등급 분류에서 5등급을 받았다. 이름은 샤토가 위치한 코스 언덕(Cos hill)과 1845년 이 샤토를 소유했던 라보리(Labory) 가문에서 따왔다. 포도밭 면적은 18ha로 이회질-석회토양의 심토 위에 자갈이 섞여 있다.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0%, 메를로 35%,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5%가 식재돼 있으며, 평균 수령은 35년이다. 양조는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은 오크 배럴(50% new)에서 진행한다.
마지막 와인... Chateau Belgrave 2014 Haut-Medoc.
은은한 유산향과 함께 잘 익은 자두, 흑연, 삼나무, 화한 민트 향이 밀도 높게 뿜어 나온다. 입에서는 까끌한 타닌과 균형을 이루는 적절한 신맛, 검붉은 베리 풍미와 감초 뉘앙스. 라보리보다 덜 열린 느낌으로 숙성이 더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세한 차이지만 평론가들도 대략 그렇게 생각하는 듯.
샤토 벨그라브 역시 1855년 등급 분류에서 5등급을 받았던 샤토다. 아펠라시옹은 오메독(Haut-Medoc)이지만, 작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생 쥘리앙(Saint-Julien) 서쪽에 인접한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포도밭 면적은 59ha이며, 점토질 토양에 자갈이 섞인 토양에 메를로 50%, 카베르네 소비뇽 46%,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4%가 식재돼 있다. 숙성은 프렌치 오크 배럴(35-45% new)에서 12-14개월 숙성한다. 2014년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66% 블렌딩 되었다고.
맛있었던 음식들은 먹느라 바빠 제대로 찍지도 못했다.
올리브와 방울토마토.
감바스.
토마토 홍합찜. 요기에 파스타도 말아먹었는데...
볼로네제 리가토니.
오일 새우 파스타. 엄청 먹었는데 인당 3만 원도 안 나와서, 비스트로에 미안했다. 다음에 가면 더 가열차게 먹어줘야지...
20220216 @ 톰스 비스트로(노량진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