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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Chateau d'Agassac 2012 / 샤토 다가삭 2012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3. 8.

정말 오래전에 마시는 샤토 다가삭(Château d’Agassac).

한 15년 전쯤인가, 모 와인 카페를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와인이다. 그랑 크뤼 급은 아니지만, 가성비 좋은 밸류 와인으로 고가 와인 애호가들로부터도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 레이블엔 비네롱 앙디팡당(Vigneron Indipendant) 로고가 붙어 있다. 예전에도 독립 생산자 협회 멤버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언제부터 가입했을까.

이보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등급. 다가삭은 초기부터 크뤼 부르주아에 지속적으로 선정돼왔는데, 2020년에는 크뤼 부르주아 중 최고 등급인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에 선정된 9개 와인 중 하나가 되었다.

 

 

새로운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등급 체계, 어떻게 바뀌었나? - 와인21닷컴

‘프랑스에는 가성비를 기준으로 한 등급 체계가 있다.’ 바로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등급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랑 크뤼(Grands Crus) 등급에 비해 크게 유명세를 떨치지는 못하지만 비교적 작

www.wine21.com

2020년 새롭게 공표된 크뤼 부르주아 등급 체계에 대해 잘 정리한 기사. 새로운 크뤼 부르주아는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크뤼 부르주아 쉬페리외르(Cru Bourgeois Supérieur),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Cru Bourgeois Exceptionnel) 등 3개로 구분되며, 크뤼 부르주아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와인의 품질(블라인드 테이스팅), 환경에 대한 존중, 상위 등급 지원에 필요한 서류, 지속적인 품질 평가의 4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크뤼 부르주아는 15세기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공식 문서에 등장한 것은 18세기 중반 무렵이다. 1855년 보르도 좌안 그랑 크뤼 등급 제정 이후에는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샤토들 중 고품질 샤토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는데, 1858년 248개의 크뤼 부르주아를 3개의 등급으로 구분해 비공식적인 등급이 시작됐다. 그 뒤 1932년에는 보르도 상공 회의소와 지롱드 농무부에 의해 444개의 메독 크뤼 부르주아 등급이 발표됐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인가를 받지 못한 채 수십 년이 흘렀다. 1962년 비로소 메독 크뤼 부르주아 조합(Syndicat des Crus Bourgeois du Médoc)이 탄생했고, 1979년 드디어 공식적으로 라벨에 크뤼 부르주아 명칭을 기재할 수 있게 되었다. 

2003년엔 정부에 의해 처음으로 247개 메독 크뤼 부르주아 등급이 지정되었다. 크뤼 부르주아는 다시 3개 등급으로 나뉘어 151개의 크뤼 부르주아, 87개의 크뤼 부르주아 쉬페리외르(Cru Bourgeois Supérieur), 9개의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 와이너리가 발표되었다. 하지만 당시 등급에 포함되지 못한 와이너리들이 공정성과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등급에 불복하는 소를 제기했고, 결국 2007년 보르도 행정 재판소는 최종적으로 2003년 공표한 등급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조합은 2009년 정부의 품질 프로토콜 발표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매년 크뤼 부르주아 단일 등급으로 샤토를 발표했다. 사실상 유명무실한 등급이 된 것.

이후 2016년에 조합원의 78%가 찬성한 2020년 신규 등급이 통과되었다. 2018년 빈티지부터 새로운 등급 체계가 적용되며, 매 5년마다 등급이 재산정된다. 다음 등급 발표는 2017년부터 2021 빈티지까지 품질 평가를 한 뒤 2025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샤토 다가삭은 2003년 크뤼 부르주아 쉬페리외로 시작해 2020년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이 되었다. 크뤼 부르주아 등급 산정에 최상급 샤토들이 상당수 빠졌다는 것을 감안해도, 보르도 좌완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샤토라는 방증인 셈. 

샤토의 역사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때부터 와인이 만들어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어쨌거나 당시의 건물들이 아직도 사용되는 듯. 43ha의 포도밭은 크게 자갈과 모래질 자갈 토양(gravely outcrops and an area of sandy gravel)으로 구성된다. 품종은 메를로(Merlot) 50%,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47% 로 거의 절반씩이며,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이 3% 정도 식재돼 있다. 평균 수령은 25년.

 

Chateau d'Agassac 2012 Haut Medoc / 샤토 다가삭 2012 오메독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침전물이 상당하다. 글라스 사진을 못 찍었는데, 와인 컬러 또한 가넷 빛이 주도하는 바랜 루비 컬러에 페일 림이 상당히 보이는 듯했다. 코를 대면 부엽토 같은 숙성 부케의 느낌을 강하게 선사한다. 하지만 검은 체리와 완숙한 자두, 검붉은 베리의 풍미 또한 적절히 살아있으며, 후추, 감초, 타임 같은 허브가 적절히 어우러진다. 드라이한 미감에 깔끔한 신맛,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까지 적절히 숙성한 보르도 와인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미디엄 풀 바디 와인. 비록, 이날 동행인들의 선호를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카베르네 소비뇽 55%, 메를로 45% 블렌딩. 포도는 손으로 수확해 포도밭과 샤토에서 2번의 선별을 거치며,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4주 정도 침용 및 발효한다. 이후 60%는 뉴 배럴에서, 나머지 4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2-15개월 숙성한다. 과일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명확한 오크 뉘앙스를 입히려는 전략인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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