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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가티나라(Gattinara) 최고의 생산자, 네르비(Cantine Nervi) 7종 시음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3. 14.

가티나라를 대표하는 생산자 네르비(Cantine Nervi)의 와인을 버티컬로 드링킹 했다. 네르비는 원래도 가티나라에서 손꼽히는 와이너리였지만, 2018년 바롤로 최고의 생산자 자코모 콘테르노(Giacomo Conterno)가 인수하면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 좋은 와인을 푸에고의 환상적인 음식들과 드링킹 하다니... 정말 말도 못 하게 좋은 자리였다.

네르비 안토니올로(Antoniolo), 트라발라니(Travaglini) 등과 함께 피에몬테 북부에 위치한 가티나라(Gattinara)에서 손꼽히는 생산자다. 1906년부터 와인을 생산해 왔으며 가티나라에 현존하는 와이너리 중 가장 오래됐다. 네르비는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네비올로의 거친 타닌과 높은 산미를 제어해 우아하고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드는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네르비는 아스트룹(Astrup) 패밀리의 소유가 되는데, 그때부터 그들을 도왔던 사람이 바로 로베르토 콘테르노(Roberto Conterno). 그는 네르비와 가티나라의 잠재력을 꿰뚫어 보았고, 2018네르비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포인트는 네르비에서 30년 이상 양조를 담당했던 엔리코 필리포(Enrico Fileppo) 등 기존 주요 담당자들이 여전히 함께 한다는 것이다. 가티나라에 대한 네르비의 노하우에 바롤로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지아코모 콘테르노의 손길이 더해지는 셈이다. 로베르토의 두 아들 니콜로(Niccolo)  가브리엘레(Gabriele)네르비에 참여하는 중이다.

 

출처: 구글 검색

가티나라(Gattinara)바롤로에서 북쪽으로 120km 정도 떨어진 북부 피에몬테의 작은 와인 산지다. 1967DOC, 1990DOCG가 되었다. 이웃한 겜메(Ghemme)와 함께 현지 방언으로 스판나(Spanna)라고 부르는 네비올로 품종을 중심으로 드라이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과거에는 바롤로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누렸다고. 

전체 포도밭 규모가 100ha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는 매우 작지만, 철분이 풍부한 자갈 섞인 화산토양과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네비올로 재배의 최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DOCG 규정 상 포도밭은 반드시 해발 300m 이상 550m 이하에 위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포도밭은 알프스 산기슭 남향 언덕의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 자리 잡아 탄탄한 구조감과 고급스러운 아로마를 지닌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네르비가 소유한 포도밭의 면적은 28.5ha로 알프스 산기슭 해발 300-420m 급경사 남향 언덕에 위치하며, 여기에는 그랑 크뤼 급 포도밭인 몰시노(Molsino), 발페라나(Valferana) 등도 포함된다. 돌이 많이 섞인 척박한 토양은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테루아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화산암이 더 많이 섞여 있어 배수가 우수하. 포도밭 관리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 DOCG 규정보다 훨씬 길게 숙성한다.

가타리나 와인은 네비올로를 최소 90% 이상 사용해야 하며, 우바 라라(Uva Rara)를 최대 10%, 베스폴리나(Vespolina)는 최대 4%까지 블렌딩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최고의 와인은 네비올로만 사용해 만든다. 숙성 기준은 오크 숙성 24개월 포함 최소 35개월 이상이며, 리제르바(Riserva) 와인의 경우 오크 숙성 36개월 포함 최소 47개월 이상이다. 가타리나 와인의 타닌 함량과 산미는 일반적으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이상이라고 평가되며, 장기 숙성에 매우 적합하다. 네르비의 와인들 역시 네비올로만 사용한다. 네르비의 와인을 맛보면 위대한 네비올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Barbaresco)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먼저 일단 로제부터 시음. 2020년부터 레이블이 바뀌었는데, 바뀐 레이블이 훨씬 마음에 든다.  

 

사용한 글라스는 지아코모 콘테르노와 즈비젤(Zwiesel)이 함께 만든 센소리(Sensory).

 

글라스의 모양이 향을 피워내는 동시에 밀도 높게 모아 전달하기 좋은 형태로 되어 있다. 네비올로는 물론 화이트 와인이나 빈티지 샴페인 용으로 사용하기도 괜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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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ine Nervi(Conterno), Il Rosado 2019 IGT
구릿빛 살몬 핑크. 붉은 자두 풍미와 가벼운 타닌감, 적절한 산미. 향긋한 꽃향기 대신에 약간의 숙성 뉘앙스가 느껴진다. 충분히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지만, 3년 정도 시간이 지났다고 확실히 티가 나는 느낌. 그 느낌은 2020년 빈티지를 마시니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Cantine Nervi(Conterno), Il Rosado 2020 IGT
은은하고 섬세한 꽃 향기와 싱싱한 그린 허브, 붉은 베리 풍미. 입에 넣으면 세이버리한 뉘앙스와 함께 쨍한 인상이 느껴지며, 정향과 시나몬 캔디 같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스파이스가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19 빈도 맛있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어리고 싱그러운 느낌의 20 빈이 더욱 매력적이다.

로사도는 네비올로 100%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 4개월 동안 효모 찌꺼기와 함께 숙성한다.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2018 DOCG
쨍한 검은 체리와 붉은 자두, 예쁜 딸기향이 향긋하고 매력적으로 드러나는데, 탑 노트만 맡으면 부르고뉴 와인 같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며 약간의 동물성 뉘앙스가 더해지며, 입에 넣으면 정향, 시나몬 캔디 캐릭터가 편안하다. 타닌은 부드럽고 산미 또한 잘 절제되어 있어 구조감이 탄탄하면서도 섬세한 인상을 남긴다. 역시... 대가가 만들면 다르다.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2017 DOCG
부케 까지는 아니지만 숙성으로 인한 토양 뉘앙스가 슬쩍 고개를 내민다. 하지만 서양 자두와 라즈베리 등의 과일 풍미에 시나몬과 정향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가 알싸하게 더해진다. 타닌은 18 빈에 비해 살짝 깔깔한 편이지만 초콜릿 같은 친근한 풍미가 더해지며 편안한 피니시를 만든다. 역시 맛있다.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2016 DOCG
신선한 허브와 밝은 미네랄, 앵두 같은 영롱한 베리 풍미에 스파이스가 가볍게 더해지며 숙성 뉘앙스 또한 은은하게 감돈다. 촘촘한 타닌은 살짝 둥글둥글해졌지만 생생한 산미와 함께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바디도 구조도 확실하지만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이상하게 무겁지 않고 가뿐한 인상을 남긴다. 2018 빈티지 다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와인.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2015 DOCG

 

네비올로의 또다른 명작, 네르비 가티나라 2015(Nervi Gattinara 2015)

홍대 보헴 비스트로 모임에 들고나간 와인들. 둘 다 작지만 알찬 수입사에서 들여온 훌륭한 와인들이다. 특히 네르비(Nervi)는 피에몬테 북부 가티나라(Gattinara)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2018

wineys.tistory.com

요건 지난번에 마셨던 포스팅으로 대체.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과일 자체보다는 토양 뉘앙스와 스파이스, 허브 풍미를 강하게 느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좋은 와인. 마시기는 가장 편했다.

네르비의 기본급 가티나라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5일간 발효 및 침용한 후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에서 36개월시멘트 탱크에서 6-12개월 숙성한다

 

마지막 두 병은 싱글 빈야드인 비냐 몰시노(Vigna Molsino). 몬테 로사(Monte Rosa) 산봉우리 아래 펼쳐진 원형 극장(amphitheatre) 모양의 남향 포도밭으로 가티나라 최고의 크뤼로 꼽힌다.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Vigna Molsino 2016 DOCG
허브와 감초, 인삼, (서양)자두,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진한 토스티 오크 뉘앙스와 함께 거대한 바디감을 형성한다. 타닌은 더욱 풍부하고 단단하며, 아직 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일반 가티나라 2016 빈티지와 비교하면 확실히 열리지 않는다는 느낌. 최소 10년 이상의 숙성이 필요해 보인다. 

가티나라 비냐 몰시노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0일 이상 발효 및 침용한 후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에서 48개월시멘트 탱크에서 12개월 숙성한다2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지닌 와인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Cantine Nervi(Conterno), Gattinara Vigna Molsino 2014 DOCG

가벼운 코르키... 라서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검은 베리 풍미와 감초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드러나 제법 먹을만했다. 그래서 사실은 이런 와인이 더 위험하다. 고객은 정상이 아닌 와인을 맛보면서, 이 와인은 그저 이 정도의 와인이라고 판단해 버릴 수 있으므로.  

 

시음 장소였던 푸에고. 한남동 유엔빌리지 바로 앞이다. 와인앤모어 한남점 바로 옆.

 

사실 주는 대로 받아먹어서 디시 별로 이름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모든 게 다 맛있었다.

 

다음에 반드시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게 될 정도.

 

이게 바로 우드 파이어의 묘미이련가. 

 

총알 오징어 감동.

 

중간에 입 씻기용 시저 샐러드는 입 씻기용이 아니라 레알 맛있음... 말잇못.

 

병어구이.

 

뱃살 쪽과 꼬리 쪽 맛이 완전 달라... 부드럽고 향긋하면서 비린맛 없고... 감동.

 

시그니처라는 닭고기. 우드 파이어로 구운 닭고기가 이렇게 부드러울 일인가.

 

쪽파를 비롯한 가니시들은 도대체...

 

양갈비.

 

소고기... 앞의 디시가 훌륭해서 고기들이 밀리... 기는 개뿔. 폭풍 흡입함.

 

트러플 감튀. 순삭.

 

직접 만드셨다는 샤퀴테리. 오리 가슴살이 특이 인상적이다. 소시송도 맛있었지만 마늘이 많이 들어간 초리조는 한국인 입맛을 완전히 저격하는 듯. 

 

막잔으로 마신 Chateau Partarrieu 2011 Sauternes. 딱 마시기 좋은 상태의 소테른이다. 단맛 사이로 풍미의 레이어들이 하늘하늘 피어나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넘나 귀중한 자리. 초대해 주셔서 감사할 뿐.

 

20220309 @푸에고(한남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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