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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음식점

단골하고 싶은 프렌치 퓨전 비스트로 & 와인바, 정띠(Gentil)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4. 23.

잠실새내 부근에 위치한 프렌치 기반 유러피언 비스트로 & 와인바, 정띠(Gentil). 정띠는 친절한, 상냥한, 관대한 등의 뜻이라고. 

 

정확히는 2호선 잠실새내역과 9호선 삼전역의 중간쯤에 있다. 어느 역에서도 걸어서 7분 정도 거리.

 

작은 동네 공원 맞은편에 있는데, 유러피안 비스트로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숨어있다. 동네 주민의 아지트가 될 만한 분위기인데, 실상은 이미 유명세를 많이 탄 덕에 예약이 쉽지 않은 곳이다. 내가 방문한 날도 족히 2회전 이상 돌아가고 있더라는. 예약은 캐치테이블 앱으로만 가능하다. 인스타그램(@gentil_seoul) 참고.

 

메뉴판. 음식 종류는 많지 않지만 메인부터 스몰 디시, 디저트까지 구성이 촘촘하다. 모두 먹어보고 싶지만 음식 양도 적지 않기 때문에 둘이 가면 3~4종 정도가 맥스. 스페셜 메뉴인 비프 웰링턴은 최소 하루 전에 미리 주문해야 한다. 

와인 리스트는 사진을 안 찍었는데 상당히 알차게 구성돼 있다. 가격대는 대략 7만~20만 원대 정도. 비스트로답게 리즈너블 한 가격대에서 시작하고 10만 원 전후에서 고를 와인이 많다. 스파클링, 레드, 화이트의 전통적인 구분 외에 내추럴 와인 섹션이 별도로 구성돼 있다. 콜키지는 병당 3만 원인데, 와인을 1병 주문하면 1병은 콜키지 프리다. 상당히 합리적인 정책인 듯.  

 

기본 세팅. 라귀올 나이프와 클래식한 포크, 스푼이 상당히 맘에 든다.

 

처음 고른 와인은 St. Rupert Frelih, Sivi Pinot. 내추럴 방식으로 만든 슬로베니아 오렌지 와인이다. 감성적인 일러스트 레이블은 그림비(@grim_b) 작가가 그린 것이다. 인스타그램의 설명에 의하면 프렐리 시비 피노는 흔들었을 때와 흔들지 않았을 때의 색감이 다르고 맛도 달라지는 내추럴 와인인데, 빛에 따라 변하는 와인의 색을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나는 별 생각 없이 마셨...

시비 피노는 슬로베니아에서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를 부르는 이름이다. 은은한 붉은 베리 풍미와 어우러지는 짭조름한 미네랄과 약간의 자연스러운 뉘앙스가 딱 원하는 스타일이다. 상큼한 신맛이 입맛을 돋워 주고 주문한 음식들과도 잘 어울렸다. 

 

글라스는 리델 퍼포먼스, 칠러는 비닐로 된 아이스 백을 쓰신다. 가게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탁월한 선택이다. 

 

식전 빵이 상당히 귀엽다. 식감도 상당히 좋고.

 

랜치 드레싱을 곁들인 미니 콥스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재료가 떨어졌다고 해서 다시 주문한 브리오슈와 푸아그라 무스, 크랜베리 잼. 주린 배를 가볍게 채우기도, 와인 안주로도 딱 적당하다.

 

푸아그라 무스의 밸런스도 딱 좋았고.

 

브리오슈를 푸아그라 무스와 크랜베리 잼이 가볍게 감싸 안아주는 느낌. 편안한 백허그의 느낌이다.

 

라따뚜이를 곁들인 해산물 구이. 완도산 전복과 관자, 자연산 농어, 새우로 구성돼 있고 바닥에 라따뚜이가 깔려 있다. 요소 하나하나가 정말 맛있었음. 다음에 또 시키고 싶은 메뉴다.

 

해산물 구이와 함께 프렐리 시비 피노를 거의 다 비우고 새로 오픈한 와인. Domaine Barolet-Pernot, Auxey-Duresses 'Les Clous' 2018. 올 초에 17빈을 마셨을 때는 상당히 하늘하늘하고 방순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날은 붉은 자두와 블랙커런트 같은 과일 코어가 단단하게 드러나고, 구조감과 바디감이 상당히 강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의 그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이 드러나서 마지막 잔은 상당히 즐겁게 마셨다는. 

 

때마침 등장한 비프 웰링턴. 쇠고기와 퍼프 사이를 버섯과 프로슈토로 감싸 놓아서 식감도 풍미도 아주 작살이다. 여기에 포트 와인 소스를 곁들이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 방문할 때마다 꼭 주문해야 할 메뉴. 

 

디저트 크림 브륄레도 아주 훌륭하다.

 

설탕 깨지는 모습만 봐도 뭐... ㅎㅎㅎ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넘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조만간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을 맛볼 듯^^;;

 

220422 @ 정띠(잠실새내)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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