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드링크 칵테일을 만들고 어중간하게 조금 남은 진저 에일. 그냥 얼음 넣어 마실까 하다가 적당한 칵테일이 하나 떠올랐다.
위스키와 베네딕틴 돔(Benedictin D.O.M)에 진저 에일을 사용하는 칵테일, 오 헨리(Oh Henry).
만화 <바텐더>에 등장했던 칵테일, 오 헨리(Oh Henry). 만화에서는 <마지막 잎새>로 유명한 작가 오 헨리(O Henry)의 에피소드와 엮어서 소개했는데 사실 요 칵테일과 작가 오 헨리는 별 연관이 없는 듯하다. 칵테일 이름도 'O. Henry'가 아닌 Oh Henry 혹은 O'Henry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레시피를 검색해 보니, 스터(stir)해서 칵테일 글라스에 서빙하는 게 아니라 하이볼 글라스에 빌드로 만드는 롱 드링크 스타일인 경우가 더 많다. 스터로 만드는 레시피가 더 적게 검색될 정도로 롱 드링크가 대세다. <바텐더>에서는 진저 에일의 거품을 스터로 죽이고 풍미만 살려서 쓴다는 식으로 썼는데, 결국 개소리였던 셈. 위스키도 스카치 뿐만 아니라 버번을 쓰는 경우도 많다.
나는 일단 <바텐더>의 방식대로 믹싱 글라스에 스터 해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사실은 롱 드링크로 만들기엔 진저 에일이 부족하기도 했고. 대신 스카치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를 절반씩 사용했다.
최종 레시피는 스카치 위스키 10ml, 버번 위스키 10ml, 베네딕틴 돔 20ml, 진저 에일 20ml를 스터. 스터를 할 때부터 달콤한 스파이스와 향긋한 오크 뉘앙스가 솔솔 올라온다.
시원하게 칠링해 둔 사워 글라스에 따랐다.
맛을 보니 복합적인 풍미가 과하지 않은 단맛과 함께 우아하게 드러난다. 마시기 편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칵테일. 물론 롱 드링크로 마시거나 온 더 락으로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재료만 봐도 맛없기 힘든 칵테일.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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