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사르도 체리를 사용하는 칵테일을 검색하다가 예전에 만든 롭 로이(Rob Roy)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그 포스팅 덕에 잊고 있었던 칵테일을 기억해냈다.
바비 번스(Bobby Burns). 롭 로이와 유사한 칵테일이지만 그냥 트위스트는 아니다. 20세기 초반에 이미 기록된 레시피가 존재하는 나름 유서 깊은 클래식 칵테일이다.
레시피는 리커닷컴(liquor.com)을 참고했다. 스카치 위스키 30ml, 스위트 베르무트 30ml에 베네딕틴 돔(Benedictine D.O.M.) 15ml을 스터. 롭 로이는 보통 스카치와 스위트 베르무트의 비율을 2:1로 사용하고 앙고스투라 비터스 1~2대시를 추가하지만, 바비 번스는 1:1이 기본이고 비터스 대신 베네딕틴 돔을 추가한다.
완성.
가니시는 레몬 필 대신 룩사르도 체리를 썼다. 레몬 필 가니시를 쓰는 칵테일을 만들 때마다 항상 아쉽다. 싱싱한 레몬을 사면 안 쓰고 버릴 때가 많아 사기는 그렇고, 정작 만들 땐 없어서 아쉽고... ㅠㅠ
향을 맡으면 달콤한 캐러멜 풍미가 가벼운 오크 뉘앙스와 어우러져 고혹적인 첫인상을 남긴다. 입에 넣으면 일단 알코올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스카치가 구조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베르무트가 바닐라 등 향신료와 가벼운 산화 힌트를 더하며, 베네딕틴이 적절한 단맛과 시원한 허브 뉘앙스로 뒤를 받친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웠던 칵테일.
찾아보니 변형된 레시피들도 존재한다. 주로 베네딕틴 대신 어떤 재료를 쓰느냐에 따른 트위스트. 참고로 내가 만든 레시피는 <사보이 칵테일 북(Savoy Cocktail Book)>으로 유명한 해리 크래독의 레시피(Craddock's recipe)다.
엠버리 레시피(Embury's Recipe)는 베네딕틴 대신 드람뷔(Drambuie)와 페이쇼드 비터(Peychaud's bitters)를 사용한다.
크로켓 레시피(Crockett's Recipe)는 베네딕틴 대신 오렌지 비터와 압생트다. 또한 스카치의 비율을 2로 높이는 대신 올드 패션드 잔에 온 더 락으로 서빙한다.
디포즈가이드(diffordsguide.com)의 레시피는 엠버리와 크로켓 레시피를 적절히 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크래독의 레시피에 페이쇼드 비터 2대시와 압생트 1대시를 추가한다. 요렇게 하면 풍미가 확실히 복합적이 될 것 같긴 한데, 다른 향들을 잡아먹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살짝 있다. 만약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정말 엄청난 칵테일이 될 듯.
일단 크래독 레시피가 마음에 들었으니 나머지도 다 만들어 볼 예정. 뭘 먼저 만들어야 할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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