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크래독(Harry Craddock)의 레시피가 넘나 마음에 들어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바비 번스(Booby Burns). 이번에 시도하는 엠버리의 레시피(Embury's Recipe)가 내가 시도하려고 찾아놓은 레시피 중 재료 구성이 가장 독특하다.
위스키, 베르무트 로쏘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같지만, 베네딕틴 돔(Benedictine D.O.M.) 대신 드람뷔(Drambuie)와 페이쇼드 비터스(Peychaud's bitter's)를 쓴다. 레시피의 원작자인 데이비드 엠버리(David Embury)는 스카치 위스키에는 앙고스투라보다는 페이쇼드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한 드람뷔 '대신' 베네딕틴을 쓸 수도 있지만, 스카치 위스키로 만드는 리큐르인 드람뷔를 더 선호한다는 말도 남겼다고.
레시피는 스카치 위스키 40ml, 베르무트 로쏘 20ml, 드람뷔 5ml, 페이쇼드 비터스 2대시를 스터. 가니시는 레몬 필.
일단 스카치와 베르무트를 2:1로 쓰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리큐르의 사용량이 상당히 적다. 보통 스카치 대비 절반 정도를 사용하는데, 이 레시피는 1/4도 아닌 1/8이다. 비터스까지 합쳐도 1/4이 채 안될 것 같은 용량. 상당히 드라이하고 스카치의 풍미가 제대로 드러나는 버전일 것 같다는 느낌.
그런데 스터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달콤한 꿀의 풍미와 은은한 허브향이 솔솔 올라온다. 오, 역시 드람뷔....
마지막으로 레몬 필을 가볍게 트위스트 해서 완성.
맛을 보니 확실히 드라이한 미감. 스카치의 날 선 구조감과 함께 베르무트의 복합적인 풍미와 산화 뉘앙스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피니시에서 약간의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꿀 풍미와 정향 & 시나몬 같은 스파이스가 드러나며 초콜릿 같은 여운이 진하게 드러난다. 목 넘김 후 살짝 남는 단맛 또한 편안하다. 드라이한 맛으로 시작해 달콤한 피니시로 끝나는 칵테일이랄까.
요 레시피 역시 마음에 든다.
해리 크래독의 레시피와 함께 자주 애용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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