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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칵테일·홈텐딩

알쓰를 위한 마티니, 50:50 마티니(50:50 Martini)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6. 18.

아마 칵테일 하면 가장 먼저 마티니(Martini)를 떠올리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 같다. 칵테일 바에 처음 가면 왠지 마티니를 시켜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 내가 바로 그랬음... 막상 시키고 나면 너무 드라이하고 샤프해서 한 모금 마시기조차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제법 많다고 한다. 이것도 나...ㅠㅠ  그래서 만화 <바텐더>에서는 뭣도 모르는 초심자가 마티니를 주문하자, 글라스에 얼음을 넣어 주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나도 그런 바텐더를 만났어야...

 

 

Martin Miller's Gin / 마틴 밀러 진 (feat. Martini)

마티니를 만드는 도중 맛도 보기 전에 확실히 느꼈다. 아, 이 진(Gin)은 찐이구나... 마틴 밀러스 진(Martin Miller's Gin). 영국에서 증류한 원액을 아이슬랜드로 가져가 청정수와 블렌딩 할 정도로 궁

wineys.tistory.com

어쨌거나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칵테일이 바로 마티니다. 칵테일을 즐긴다면 왠지 마티니는 마셔야 할 것 같은 의무감과 자존심 사이 어딘가의 느낌이랄까. 마틴 밀러 진(Martin Miller's Gin)을 사용해 만든 마티니는 제법 맛있게 마신 적도 있다 ㅎㅎ

하긴, 마티니에도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하니까 내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마티니도 어딘가엔 있을 거다. 일단 셰이킹으로 만들거나 진 대신 보드카 등 다른 기주를 사용하는 마티니는 차치하더라도, 진과 드라이 베르무트의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알쓰도 충분히 마실 수 있는 마티니를 만들 수 있다. 조주기능사 시험과 IBA(International Bartender Association)의 레시피는 진과 베르무트 비율이 6:1. 이외에 3:1이나 2:1 등 베르무트의 비율을 높이는 레시피도 많이 쓰이는 편이다. 

물론 그 대척점에는 극단적인 드라이함을 추구하는 레시피도 있다. 베르무트는 잔을 린스하고 버린다던가, 심지어는 진만 스터해서 칵테일 글라스에 따른 후 베르무트 병을 보며 마신다던가 하는... 그건 그냥 진이잖아;;;;

 

어쨌거나 알쓰인 내 마음을 사로잡은 마티니 레시피는 노일리 프랏(Noilly Prat)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1:1 비율이다. 딱 봐도 베르무트를 듬뿍 사용하고 빨리 또 사라는 얘기ㅋㅋㅋㅋㅋ

 

진은 봄베이 사파이어(Bombay Saphire)를 추천하길래 'Hoxy 이건...' 싶어 검색해봤더니 역시나. 노일리 프랏도 봄베이 사파이어와 같은 바카디 소유 브랜드였다.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

 

어쨌거나 시키는 대로 해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냉동실에 처박아 둔 봄베이 사파이어도 쓸 겸 해서.

 

믹싱 글라스에 드라이 베르무트와 진을 각 30ml씩 넣고 스터. 칵테일 글라스에 따른 후 레몬 필 트위스트. 레몬 필을 대충 잘랐더니 모양이...ㅠㅠ

 

완성. 일단 컬러부터 일반적인 마티니의 투명함과는 좀 다르다. 연한 노란색이 감도는 게 베르무트의 영향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미지가 사이트랑 왜 이리 다르지... 기름이 둥둥 뜬 게 영 기분이... -_-;;;

 

맛을 보니 베르무트의 꽃향과 은은한 과일 향, 그리고 고혹적인 산화향이 봄베이 사파이어 진의 톡 쏘는 스파이스 풍미와 어우러진다. 확실히 베르무트가 진의 날카로움을 어느 정도 잡아주는 듯. 하지만 진의 타격감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음, 나름 마실 만은 한데, 뭔가 어중간하다. 마티니에서 기대하는 깔끔함이 부족하달까. 그렇다고 뭔가 아주 순하고 편안한 느낌도 아니다. 어쨌거나 마티니가 마시고 싶을 때 이 레시피가 생각날 것 같지 않을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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